1번, 천억과 혼자 사는 삶
2번, 좀 가난해도 우리랑 함께 사는 삶둘 중 어떤 걸 선택하시겠어요?
마법사는 물었다. 모두들 정답처럼 당연히 2번이라고 말했다. 물론 살짜쿵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모두의 앞이니 누구나 2번을 말할 것이다. 1번을 말해도 농반진반일 테고.
마법사는 당당히 1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천억으로 그대들을 모두 사버리겠다고 했다. 그건 진심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천억이 현금이 아니라 증명을 할 수 없을 뿐이지.
돈으로 그대들을 사고 있다. 그 돈에는 페이 되어야 할 마법이 포함되어 있으니 천억? 천억이 대수랴. 그러나 그건 분명 산 거다. 천억짜리 마법으로 그대들의 마음을 사고 한군데 모으고 누군가의 입에서 행복하다는 말이 연신 흘러나오게 만들고 모두에게서 '우리'라고 심지어 천억도 아깝지 않다고 (말일지언정) 고백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마법사는 그 마법을 우주에서 사 오는 데 천억 이상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니 모두들 어쩔 셈인가? 마법사는 충동구매를 했단 말인가?
가끔은 심사가 뒤틀려서 '이번 생은 여기까지' 마법을 비싼 돈 주고 지불하기도 한다. (물론 직관이 하라는데 거부할 재주도 없다) 이놈의 마법 도매상은 부르는 게 값이라 때로는 팬티까지 벗어주어야 한다. 덕분에 누군가 들은 싼값에 마법을 구매할 기회를 얻었고 누군가 들은 3년 전에 누렸을 복을 이제야 되찾게 되었다. 밀려버린 우주에 짜증이 나지만 여직 이 시공간에 남아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대들도 마법사를 사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그대들에게 팔려 가고 싶다.
열정페이, 그런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너에게 천억이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 마법사를 살 수 있다. 그걸로 딴 걸 사도 된다. 혼자 잘 먹고 잘살아도 된다. 그런 모습도 흐뭇할 거다. 그러나 너에게 천억이 있다. 그걸 넌 모른다. 바보다. 멍청이다. 그래서 다음 생에 보자는 거다. 그걸 다음 생에는 깨달을까?
마법사에게도 천억이 있다. 아니 더 많다. 그리고 그걸로다가 연신 그대 인생의 답을 사 오느라 흥청망청 써대고 있다. 차라리 바닥나 버리면 좋을 텐데 마법사의 지갑은 화수분이라 쓰면 생겨나고 또 생겨난다. 주지 말라고 지갑을 닫아버려도 에어드랍을 쏟아버리니 이놈의 돈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그 돈으로 장충동 20세기소년, 20세기의 여름을 열었다. 화수분이라고 공짜는 아니다. 아침 10시에 나와 밤 10시에 들어가는 중노동을 계속해야 한다. 게다가 하지 않기로 한 감정노동까지.
돈이 없으면 하지 않을 일을 돈이 생겨나는 바람에 하고 있다. 그건 당연한 이치다. 그대들도 그러고 있지 않은가. 돈이 없었으면 하지 않았을 투자를 돈이 있는 바람에 하고 있다. 멤버십에 가입하고 있지 않은가. 그 바람에 그대들은 행복하다. 심지어 천억도 아깝지 않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20세기소년은 빈말을 싫어한다. 그래서 이 공간의 빈말은 가차 없이 잘려 나간다. 그러니 그대들의 저 말이 빈말이 아니려면 그대들 역시 천억을 벌어야 한다. 뭘로 벌 셈인가? 코인으로? 주식으로? 알바로? 재난지원금으로??
천억원 어치의 그것. 그것을 그대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스팀시티]는 춘자는 작가들에게 그것을 지불하고 있으니 그대들은 그것으로 보상하면 된다. 못하겠으면 몸으로 때우든지.
어쨌든 이것으로 이 장충동 20세기소년의 시공간은 인당 천억짜리 밸류에이션을 획득했다. 다 합치면 이게 얼마냐? 누가 우리를 살 텐가? 얼마면 되겠니?
우리라는 말의 가치가 이 정도다.
이만큼 어려운 거다.
그걸 우리는 해내고 있다.
그래서 마법사의 <20세기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천억의 밸류에이션을 획득한 이들은 계속읽기☞
성투를 바란다.
천억을 주어도 마법사를 살 순 없을 테니,
일억부터 가져와라.
아니다.
백만원짜리 멤버십부터 가입해야지.
그리고 샀으면
Hold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