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와 놀기

in stimcity •  3 years ago  (edited)


Anomalie - Velours LIVE at Nexus ICA


Sunset Rollercoaster - My Jinji | Audiotree Live


Felbm - When It Rains (Live at Paradiso-Noord, Amsterdam)


예전에 봤던 라이브 영상들을 보면서 이것도 노드였어?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 그전까지는 신디사이저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음악이나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모습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요즘은 라이브 영상을 보면 노드인지 아닌지를 제일 먼저 살피게 된다.

위에 올린 영상 세 개는 내가 좋아하는 곡들인데 모두 노드를 쓴다.


노드가 온 후로 노드를 다루는 방법이 늘었나 하고 보면 거의 그대로인 것 같다. 눈에 띄는 발전은 없지만, 요즘은 딱딱하게 느껴졌던 노드의 피아노 사운드에 꽤 많이 적응한 기분이 든다. 노드의 소리를 낯설어했던 것은 노드의 음원이 별로라서가 아니라, 자연 음향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내 고집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을 요즘엔 종종 한다.


부산에 가는 일을 고민한 이유는 며칠 노드를 치지 못한다는 이유가 가장 컸는데, 심하게는 몇 달씩 피아노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내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떠나기 전날인 어제는 20세기 소년에서 열심히 노드를 쳤다. 어제는 노드를 많이 치는 것이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중간엔 사람들과 왕창 놀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치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나는 Jordan Rakei의 Wind Parade와 Sunset Rollercoaster의 My Jinji 두 곡을 연습하고 있다. My Jinji를 모티브로 습작을 해보려고 했지만, 아직 20세기 소년에서 곡을 쓸 만큼의 집중은 되지 않아 맘껏 치고 싶은 대로 치다가 돌아왔다.


며칠 전 만난 이와 대화를 하다 노드 이야기가 나왔는데, "노드는 꿈의 키보드잖아요"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노드를 사기 전엔 나도 그런 생각을 했고, 20세기 소년에서도 그런 뉘앙스의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꿈의 키보드. 꿈의 키보드. 꿈의 키보드를 마련해준 킴리님, 공간을 기꺼이 내어준 사람들, 그리고 노드를 칠 수 있는 지금의 내 상황에 다시 큰 감사함을 느꼈다.

지난 내 모습을 돌아보면 배움이 느렸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라고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당분간은 나를 재촉하지 않기로 했다. 돌아오는 금요일 저녁에는 피아노를 전공한 후배를 20세기 소년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와 놀면서 이것저것 물어볼 생각인데, 동료를 20세기 소년에서, 노드 앞에서 만날 생각을 하니 무척 기대된다. 상황을 봐서 다음 주나 다다음 주부터는 미디-신스 레슨을 짧게라도 받을 생각이다. 노드와 친해지려면 노드를 더 잘 알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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