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수레바퀴는 어떻게 굴러갈까?
라라 언니가 20세기 소년을 부탁한다며 주고 간 기프티콘으로 커피를 사서 돌아가는 길, 여러 생각의 마지막 지점에서 저 문장이 번뜩 떠올랐다. 운명의 수레바퀴. 왜 그간 전혀 쓰지 않던 말이 떠올랐을까?
이 말을 너무 많이 반복해 지겨울 정도지만, 고작 석 달 남짓한 시간 만에 이런 변화를 겪어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나는 또, 엄청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아직 모든 게 조심스럽지만, 조심스럽다는 것은 그만큼 커다란 행운이기도 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20세기 소년을 처음 다녀온 날도 감당하기 큰 행복을 경험했고, 그것이 사라질까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가까운 친구들을 몽땅 데려온 지난 한 달. 이제 올 사람은 거의 다 왔다는 생각과 진짜 초대는 시작도 안 했다는 두 개의 생각이 강렬하게 내 안에서 대립했다. 그것은 어디까지가 내 사람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었을 텐데, 나라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나와 아주 작은 감정 교류, 상호작용(그것이 고작 댓글 하나라 할지라도)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사람의 범위에 들어온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맥락이라면 당연하게도 20세기 소년에 초대할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계속 의문이 들었다. 그것이 과연 옳을까? 그리고, 내가 그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을까?
가까운 사람 중에 초대하지 못했던 사람이 몇 있었는데, 그들은 내가 모셔왔던 분들이었다. 나이로도, 사회에서 맺은 소통 방식으로도 내 윗사람인 분들을 내가 있는 곳으로 초대한다는 게 발칙하게도 느껴졌고, 그것까진 괜찮으나 바쁜 시간을 쪼개 이곳에 와달라 할 정도로 내가 준비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문득, 이제 그분들을 초대해야 하나 싶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하면서 까맣게 잊고 있던 새로운 이름이 떠올랐다. 아마도, 운명의 수레바퀴라는 말이 떠오른 것은 생각의 끝에 다다른 그 이름 때문이었을 것이다.
걱정과 생각이 너무 많은 걸까? 그냥 사람들을 초대할 뿐이고, 원한다면 오게 될 것이고, 원치 않는다면, 혹은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오지 않겠지. 나는 여러 생각 사이에서 나아갈 방향의 갈피를 잡으려 노력 중이지만, 오늘은 문득 내 운명의 수레바퀴가 어떤 방향으로 굴러갈지 정말로 궁금해졌다.
그 무엇 하나 단언할 수 없는 와중에도, 어디서든 음악과 함께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흔들리지 않는 목적지가 있다면, 어떤 길로 가든 큰 상관은 없다. 결국 그곳을 향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