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순간] 그때는 우리 모두 필름 사진을 찍었다.

in stimcity •  4 years ago 

000008.jpg

000009.jpg

000010.jpg

000012.jpg

000019.jpg

000024.jpg

000026.jpg

000028.jpg

디지컬 카메라가 보급되고 다들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때인데도 필름 카메라 열풍이 불었었다. 모두가 장농에서 꺼낸 카메라나 중고로 산 카메라를 끼고 여행을 다녔다. 나도 장농을 뒤져 카메라 한 대를 찾았다. 나는 늘 가방에 동그란 필름통 대여섯개를 챙겨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려고 늘 애썼다. 그리고 대부분의 순간은 인도였다. 2007년, 2008년에 길 위를 떠다니며 라다크와 고아, 뭄바이, 함피, 파키스탄을 찍었다. 그리고 카메라에 치명적이라는 모래 바람을 심하게 쐬고 점점 골골 거리던 카메라는 그 이듬해 완전히 고장나서 쓸 수 없었다. 필름을 스캔하는 건 가격도 비싸거니와 직접가서 맡기고 찾아와야 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스캔을 제일 싸게 해주는 압구정의 사진관에서 다섯통의 필름을 스캔하고 늘 손을 부들거리며 돈을 지불했다. 인화된 필름과 씨디, 결과물을 작게 모두 담긴 미리보기 사진 한 장이 종이 봉투에 담겨있었다. 어떤 장면을 찍었는지도 기억도 나지 않을 때 내게 필름 사진은 늘 선물같았다. 바랜듯하지만 묘하게 더 현실적인 필름의 느낌이 좋아 자꾸만 들여보게 된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  4 years ago (edited)

술에 진심인 젠젠님 인도에선 뭔술이 맛있나요? ㅎㅎ
저는 딱히 인도에서 뭘 먹었나 기억이 안 나네요

인도는 사실 술이 맛없어요 ㅠㅜ 그나마 맛있게 먹었던 건 올드몽크 럼을 콜라에 타먹는 럼콕, 포트와인, 매직모먼트 보드카? 정도였어요!

저는 (아직도) 필름도 씁니다. 요즘엔 필름스캐너도 상당히 편하고 저렴해져서,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네요. (물론 현상값이 비싸진 건 안 비밀.)

필름의 계조를 어떤 디지털카메라가 따라올 수 있을까요ㅎㅎ 아날로그엔 경계가 없죠.

그 때 제 주변에 모두가 필름을 썼지만 지금은 아무도 안써요. 최근에 친구가 중고로 필름스캐너를 샀대서 빌려와놓고는 방치해두고 있네요. 아날로그 감성이 유독 더 그리워져서인지 한 번 시도해보고 좋으면 저도 다시 필름을 찍어볼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귀찮기도 하고... ㅎㅎ

"어떤 장면을 찍었는지도 기억도 나지 않을 때 내게 필름 사진은 늘 선물", 아 멋진 표현입니다. 그때 그시절 인화된 사진을 보는 것은 선물이었죠^^

맞아요. 늘 두근두근. 기대했던 사진이 별로이기도 하고, 찍은 것도 기억 안나는데 그럴싸한 한장의 사진으로 나왔을 때의 쾌감이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