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컬 카메라가 보급되고 다들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때인데도 필름 카메라 열풍이 불었었다. 모두가 장농에서 꺼낸 카메라나 중고로 산 카메라를 끼고 여행을 다녔다. 나도 장농을 뒤져 카메라 한 대를 찾았다. 나는 늘 가방에 동그란 필름통 대여섯개를 챙겨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려고 늘 애썼다. 그리고 대부분의 순간은 인도였다. 2007년, 2008년에 길 위를 떠다니며 라다크와 고아, 뭄바이, 함피, 파키스탄을 찍었다. 그리고 카메라에 치명적이라는 모래 바람을 심하게 쐬고 점점 골골 거리던 카메라는 그 이듬해 완전히 고장나서 쓸 수 없었다. 필름을 스캔하는 건 가격도 비싸거니와 직접가서 맡기고 찾아와야 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스캔을 제일 싸게 해주는 압구정의 사진관에서 다섯통의 필름을 스캔하고 늘 손을 부들거리며 돈을 지불했다. 인화된 필름과 씨디, 결과물을 작게 모두 담긴 미리보기 사진 한 장이 종이 봉투에 담겨있었다. 어떤 장면을 찍었는지도 기억도 나지 않을 때 내게 필름 사진은 늘 선물같았다. 바랜듯하지만 묘하게 더 현실적인 필름의 느낌이 좋아 자꾸만 들여보게 된다.
[어떤 순간] 그때는 우리 모두 필름 사진을 찍었다.
4 years ago by zenzen25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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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진심인 젠젠님 인도에선 뭔술이 맛있나요? ㅎㅎ
저는 딱히 인도에서 뭘 먹었나 기억이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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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사실 술이 맛없어요 ㅠㅜ 그나마 맛있게 먹었던 건 올드몽크 럼을 콜라에 타먹는 럼콕, 포트와인, 매직모먼트 보드카?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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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도) 필름도 씁니다. 요즘엔 필름스캐너도 상당히 편하고 저렴해져서,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네요. (물론 현상값이 비싸진 건 안 비밀.)
필름의 계조를 어떤 디지털카메라가 따라올 수 있을까요ㅎㅎ 아날로그엔 경계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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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제 주변에 모두가 필름을 썼지만 지금은 아무도 안써요. 최근에 친구가 중고로 필름스캐너를 샀대서 빌려와놓고는 방치해두고 있네요. 아날로그 감성이 유독 더 그리워져서인지 한 번 시도해보고 좋으면 저도 다시 필름을 찍어볼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귀찮기도 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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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면을 찍었는지도 기억도 나지 않을 때 내게 필름 사진은 늘 선물", 아 멋진 표현입니다. 그때 그시절 인화된 사진을 보는 것은 선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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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늘 두근두근. 기대했던 사진이 별로이기도 하고, 찍은 것도 기억 안나는데 그럴싸한 한장의 사진으로 나왔을 때의 쾌감이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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