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

in stimcity •  3 years ago  (edited)

오늘 피곤하고 허리가 아프다. 어제 감독님에게 술을 많이 얻어 마시고 한 입 소맥을 연달아 두잔 먹은 탓에 피곤도 했고 몸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느지막히 가게로 나갔다. 저녁 바의 문을 연건 좀 취하신 중년 남성 둘이었다. 바 개시부터 맥캘란 바틀을 시키신 건 좋았지만 6월 30일에 문을 닫는 거랑 프랑스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마음에 안든다며 구시렁거리시고 치즈 플래터를 싸달라하고, 현금으로 계산하시며 안주는 외상으로 하시겠다는 등 우리를 피곤하게 했다. 외상은 안된다하니 인심이 안좋다는 식의 말을 덧붙이시고 화룡정점은 화장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화단에서 볼일을....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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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산 나무 도마로 처음 완성한 치즈 플래터

첫 손님이 들어오자 마자 바로 뒤따라 들어온 두 번째 손님은 광희 작가님을 팔로우하시는 분이셨고 초창기에 가게에 놀러오셨다고도 했다.

"20세기소년 인스타는 누가 관리하세요?"

대뜸 물으셔서 연유를 물으니 20세기소년 인스타가 자신의 계정을 좋아요를 가끔 누르셔서 궁금하셨다고. 더 자주 좋아요를 눌러드려야 겠다. 지하에는 대학생 셋이 앉아 남학생 둘은 맥주를 시켰고 귀욤귀욤한 여학생이 술맛 안나는 술 먹고 싶대서 최근에 만들어봤던 피치트리 하이볼을 해주었다. 집에 갈 때 괜찮았냐 물으니 맛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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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도 오셨던 부부도 오늘 또 방문했다. 오늘 손님이 많아 바빠 대화를 거의 못나누었더니 많이 아쉬워해서 서비스로 술 한잔 드리고 택슨의 한 입 소맥도 선보여드렸다. 한 입 소맥을 외부인에게 판 건 처음이었다. 남편분께서 맥주가 부족하다고 더 넣었으면 좋겠다하니 택슨님이 장난으로 그럴거면 집에 가서 타 드시라고 버럭했고 부인분께서 화내는 모습이 장동민 닮았다고 좋아하셨다ㅋㅋ

마지막으로 오신 손님은 지난 번 아무도 없는 1층 바에서 노래를 부르셨는데 잘불러서 기억에 남아있던 여성 두 분이었다. 그 때 쇼비뇽블랑을 시키셨는데 없어서 대신 장발몽 샤도네이를 드셨고 오늘 다시 오셔서 그 때 못먹은 술을 다시 시켜 드시며 굉장히 만족해 하셨다. 한 분이 취하셔 자는 바람에 다른 분과 이야기를 좀 했는데 두 분 다 신라호텔에서 일하신다고. 자꾸 술을 사신다하셔서 택슨님과 나는 한 입 소맥과 하이볼을 한 잔씩 마셨다. 저녁 근무가 끝나고 종종 놀러오겠다 하셨다. 단골이 늘어간다.

나루님 동생 진님도 방문하여 마법사님과 택슨님과 나에게 술 한잔씩 돌렸다. 그녀는 마법사님에게 사주를 보고 술을 두 잔 먹고 나와 같이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밤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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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다운 금요일을 보내셨네요. 진상 손냠은 펍의 부작용이죠. 11월 영업제한 풀리면 더 심해질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