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사자성어 #1] 운칠기삼(運七技三)

in stroy •  4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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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한 선비가 살았습니다. 선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하며 보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던 선비였지만 번번이 과거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1년이 가고 2년이 가고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선비는 과거에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자신보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도 버젓이 과거에 합격하는데 자신은 계속 낙방만 하니 화가 났습니다. 어느 날 독주를 마시고 잔뜩 취해 다리 위에 걸터 앉자 하늘을 향해 욕을 해댔습니다. 그러다 그만 까마득한 강물 위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선비가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는 이승에서 마시던 술병이 들려있었고, 자신의 앞에는 옥황상제가 앉아있었습니다. 선비는 덜컥 겁이 났지만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합격하지 못한 것도 억울했는데 일찍 죽어버리기까지 했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요. 선비는 무서운 마음도 잊고 옥황상제에게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선비의 이야기를 들은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을 불렀습니다. 옥황상제는 두 신에게 술내기를 시켜 결과에 따라 선비의 죄를 묻기로 하였습니다.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고, 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선비의 불운을 불평하지 않고 담담이 죄값을 받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선비는 정의의 신에게 먼저 술을 따라 주었습니다. 호기롭게 술을 마시던 정의의 신은 고작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골아 떨어졌습니다. 선비는 운명의 신에게도 술을 따라 주었습니다. 술병이 동 날 때까지 일곱 잔을 마신 운명의 신은 흡족해 하며 돌아갔습니다. 그 결과를 보고 옥황상제가 말했습니다.
"세상 일이란 운명의 장난과 같다. 그럴지라도 3할은 이치에 따라 이뤄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네가 비록 내기에서 졌지만 살아 생전 죄업을 쌓지 않았으니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
선비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선비가 살아나는 것은 천운이라며 기뻐해주었습니다. '천운이라......' 자리를 털고 일어난 선비는 그 길로 집으로 돌아가 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였습니다. 훗날 선비는 과거에 급제하였고 벼슬을 마친 후에는 서당을 지어 후학 양성에 힘썼습니다. 선비는 제자들에게 늘 이렇게 일렀습니다.
"세상 모든 일은 운칠기삼이다. 자신의 역량을 다 발휘하여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지만, 자신의 역량을 갈고 닦지 않으면 그 운마저 잡을 수 없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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