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음표노트입니다.
부산에 온지 2주차,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나름대로 서울촌놈이 로컬 맛집이라는 곳들을 다녀보고 있어요. 오늘은 그 중에서 '믿기지 않는 가격과 깊은 맛'으로 명성이 자자한 서면시장의 티파니돈까스라는 곳에 대해서 소개드릴까 합니다.
보고도 먹어도 믿기지 않았던
부산진구 서면시장의 티파니돈까스를 털어봤습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부산맛집을 찾아내는데 한계를 느꼈던 제가 나름대로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면서 맛집 적중률이 많이 높아졌는데요. 나름 여기저기 수소문하기도 했고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어쨌든 이제 저도 부산시민이니까요. 왠만한 곳은 지도로 찾아갈 수 있는 영험한 능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뭐.. 큰 문제가 있다면 부산서면 외에는 못 찾아요. 2주차가 됐지만 아직 벗어나 본 적도 없고 말이죠... 하하하하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티파니 돈까스라는 매장은 서면시장이라는 곳에 있어요. 사실상 초행이신 분들은 '왠 던전같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지만.. 외형이 전부는 아닙니다. 해당 섹터에 맛집들이 정말 많아요. 제가 정말 최애하는 '할매집'이 이곳 근처에 있기두 하구요. 할매식당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닷!
서면시장은 알기 쉽게 설명드리자면.. 서울에서 상당히 익숙한 푸드코트 같은 느낌인데요. 신림동 순대타운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딱 그 느낌이실 것이고.. 모르신다면.. 으음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건물에 식당이 즐비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요.. 여러분 원래 맛집은 다른 거 신경 안 쓰는 거 아시죠? 여러분이 찾는 거 맛집이잖아요? 맛으로 승부를 보는 곳을 가세요. 사진 찍기 좋은 곳이 아니라. 음식은 부모님께 건실하게 물려받은 건실한 치아로 열심히 턱을 놀려 저작을 하면서 미각을 통해 느끼고.. 식도를 통해 위장을 채워 포만감을 얻는 일련의 활동입니다. 눈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흠흠..
사설이 또 길었네요. 누가 절 말려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맺고 끊는 것을 이렇게 못 해요 제가.. 어쨌든 티파니 돈까스를 찾았습니다.
'내가 뭘 본거지?!'
헛것을 봤나 싶어서 눈을 팔을 이용해 좌우로 부비적거리며 다시 간판과 가격을 살펴 봅니다.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돈까스, 오무라이스, 떡만두국을 셋트로 해서 판매하는데 자그마치 5,000원입니다. 이런 거 보신 적 있으세요? 아마 제 부모님의 청소년기에나 실현 가능했을 가격입니다. 그래도 가격이 맛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밑반찬은 기대할 것이 없어요. 보시는 그대로고 특별히 뭘 언급할 소재가 전혀 없죠. 5,000원짜리 셋트를 먹는데 반찬까지 기대하시는 것은 너무 도둑놈 심보 아닐까요? 딱 제 청소년기에 자주 갔었던 김밥천국의 밑반찬입니다.
뒷통수를 야구배트로 쌔게 한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한 번도 그렇게 맞아보진 않았지만...) 이게 도대체 뭘까요? 서울 한강에 괴물이 있다면 부산서면에는 티파니 돈까스가 있는 것일까요? 도저히 상식적인 범주의 퀄리티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이상하잖아요. 이렇게 나올리가 없는데 말이죠. 일단 메뉴를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특징만 빠르게 정리해 드릴게요.
만두국입니다.
뽀얀 국물에 계란이 풀어져 있어요. 만두의 양은 그리 많지는 않아요.
오무라이스와 돈까스입니다.
포토샵이라던지 카메라어플을 통해서 맛깔스럽게 찍어낸 것 같지만 제겐 그런 능력이 없어요. 마찬가지로 카메라 기능이 좋지 않다는 저의 핸드폰 G6도 그런 재주가 없죠. 못 믿으시겠으면 직접 현장에 가서 보세요. 아마 훨씬 맛깔나게 찍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무라이스의 내용물이 궁금하실 것 같아서 아래에 보여드릴게요. 원래는 동영상으로 찍어놨는데 테이스팀은 동영상을 올릴 수가 없네요? 흠흠.. 기대 되시죠? 아마 아이돌 그룹의 신곡발표보다 더한 쾌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맛이 어땠는지 궁금하시죠?
이걸 표현해 드리기에 앞서 이 포스팅을 보시는 많은 분들께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이해하시려면 긴 글이지만 보셔야 합니다.
저와 제 동생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투박하고 표현도 서툴면서 꽉 막히고 매사에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계시지 않았어요. 제가 말을 하고 기억을 할 나이부터 계시지 않았거든요. 아버지는 혼자서 저희 형제들을 키우시기 위해서 매일 새벽 일찍 시장을 나서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대단하셨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꼬맹이 둘을 먹여 살려 보겠다고 나서셨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아침은 장남인 제가 어떻게든 차려서 동생을 챙겨야 했습니다. 어머니가 계셨다면 따뜻한 국물에 고기반찬 같은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었겠지만.. 어린 나이에 시장에서 장을 보고 반찬 하나 만들 수 없었던 제가 동생한테 해줄 수 있는 것은 뭐 없었어요. 그렇다고 돈이 많아서 맛있는 것을 맨날 시켜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구요. 이웃 중에 친절한 아주머니와 할머니가 챙겨주시는 것이 아니면.. 매일 라면을 먹었던 것 같아요. 나이를 먹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종종 '키가 꽤 크네요? 어렸을 때 잘 먹었나 봐요~?' 라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그때마다 전 정색을 하면서 '저는 라면을 먹고 키가 컸어요' 라고 말을 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 가급적 면 음식을 피해왔던 이유는 유년 시절의 트라우마 같은 것입니다. 물론, 아버지가 저희를 마냥 방치하셨던 것은 아니었어요. 어떻게든 저녁에는 가족이 모여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철칙이 있으셨기 때문에 저희 형제들과 자리를 갖을려고 노력하셨죠. 제가 치킨을 정말 환장해서 먹는데.. 이건 아버지께서 그날 장사가 잘 되셨을 때, 거나하게 취하셔서 시장에서 통닭을 사오시기 때문인데요. 저의 행복과 치킨이 동일선상에 있는 것은 그 이유 때문입니다. 근데 맨날 장사가 잘 되서 치킨을 먹을 순 없잖아요? 그래서 매일 저녁 요리에 소질이 없던 아버지께서 각고의 노력을 끝에 개발한 것이 오무라이스와 돈까스 그리고 사골 육수였습니다. 매일 오무라이스냐며 투정하던 동생이 생각나네요. 저도 속으론 그렇게 투정하고 싶었지만 어릴 때부터 그런 얘기를 겉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남자 셋이서 도란도란 앉아서 음식을 먹는 그 시간이 어릴 땐 참 별로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다시 먹을 수 없겠지만... 이 오무라이스와 돈까스 그리고 그와 함께 곁들여진 만두국은 어린 유년 시절의 저를 떠올리게 만드네요.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라는 한편의 소설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은 맛입니다. 감정이입해서 보셨을지도 모르는데요. 저희 부모님은 서울에서 반려동물인 까망이라는 강아지와 매일매일 행복한 하루를 보내며 지내고 계세요. 근데 아마 위와 같은 사연이 있는 누군가가 먹었다면 한 조각 한 조각에 그리고 한 숟갈 한 숟갈에 눈물이 와락 쏟아질 것 같은 맛이었어요.
확실히 투박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익숙한 일본식 돈까스 같은 퀄리티도 없어요. 만두국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메인 메뉴로 나오기에 부족한 맛입니다. 근데 뭔지 모를 엄청 깊은 맛이 나요.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워요. 오무라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정갈된 느낌이 아니라 마초같습니다. 근데 모순적이게도 부드러워요.
따지고 보면 뭔가 하나씩 다 부족한 느낌인데.. 이게 합쳐지니 위와 같은 이야기가 떠오를 정도의 감동이 있습니다. 정말 따뜻한 맛이 납니다. 이 가게의 사장님이 남자분이신데요. 사장님께 그런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런 음식은 당연히 남길 수 없죠.
제가 떡을 좋아하지 않아서 떡이 좀 남았는데.. 이 마저도 저의 과거 편식하는 버릇을 꾸짖으시는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느낌이네요. 휴 이렇게 적다 보니 부모님께 전화 한통 넣어야겠어요. 갑작스레 시작하게 된 타지생활에서 정말 따뜻한 경험이었습니다.
해당 음식점은 사는데 쓸쓸하고 외로움이 사무칠 때..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그냥 엄마, 아빠한테 칭얼대고 싶은데 나이가 먹어서 그러지 못 하거나 불가능할 때.. 가보시면 많은 위로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분들이 지출하게 될 5천원이 전혀 아깝지 않으실 것 같아요. 리뷰 마치겠습니다.
맛집정보
티파니돈까스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3주차 보상글추천, 1,2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3-1-2
3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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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uksteem 전국 맛지도 등록 알림봇입니다. 본문에 있는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서면로 56]로 본 글이 먹스팀 전국 맛집 지도에 등록되었습니다. (혹시 주소가 틀리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확인하러가기먹스팀 맛집 지도는 https://muksteem.com에서 이용가능하며, 새롭게 업데이트 됐습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약소하지만 보팅 하고 갑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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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을 해보려고 했는데.. 자꾸 길을 잃어다고 하네요 ㅇ_ㅇ;? 다음 포스팅부터는 음식점 주소와 먹스팀 태그를 꼭 삽입하도록 하겠스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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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 콘테스트에 응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upstairs님의 포스팅으로 테이스팀이 더 매력적인 곳이 되고 있어요. 콘테스트에서 우승하길 바라며, 보팅을 남기고 갈게요. 행운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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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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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침넘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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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진짜 부산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에요. 로컬 주민분들도 극찬하는 곳이구요. 매일매일 재료를 사고.. 다 팔면 문을 닫으세요! 안전하게 드시러 가시려면.. 못 해도 4시 전에는 가셔야 드셔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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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부산 맛집인가봐요~~ 나중에 방문하면 꼭 가보고싶네요ㅠ 배고프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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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분들한테 정말정말 유명한 곳이에요!
늦게 가면 구경도 못 한다는.. 전설의... 맛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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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고 사기인 줄 ㅇㅅㅇ...
부산 너무 가고싶네요 ㅠㅠ
너무 더워져서 부산은 얼마나 더 더울까 걱정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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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낮 시간에 지상으로 돌아다닐 수가 없어요.. 많은 시민들이 지하 생활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19일차인데.. 적응하기 너무 힘들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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