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님이 히터를 과하게 돌려놓고 졸고 계신지 날씨가 무척 덥다. 덥다수준이 아니라 짜증이 난다. 휴가철인데 해외사업부는 바쁘다. 동네마다 휴가가 다르다보니 전 국민 휴가철에 일을 한다. 자율휴가제도를 이용해서 지역별로 다른 일정에 맞춰서 휴가를 쓰기로 했다. 당장 나는 휴가대신 출장을 가야하고, 다음달에는 추석하고 겹친 전시회도 해야한다. 금년은 다사다난 하다.
외부환경으로보면 국내경기는 살짝 꺾인듯한 모습이다. 3월부터 시작된 트선생과 시선생의 치고받는 무역전쟁의 향방이 영향이 있다. 7월부터 지작된 340억, 곧 시작되는 160억, 엎어쓰기로 진행되는 2000억에 대한 관세 25%는 분명 중국의 기세를 꺾는 수준이 아니다. 4~5년전 미국, 중국 학자들의 경제분석, 패권분석의 결과대로 단기전에서 중국은 미국을 이기기 힘들다. 금리와 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힘의 규모는 다르다. 나는 트럼프와 같은 독특한 사람이 아니라 승부사와 같은 그의 모습에 눈길이 간다. 선거가 아니라 선거이후까지라고 보면, 분명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은 차곡차곡 중국의 핵심을 찌르며 성장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합쳐서 미국이란 국가와 목표중심으로 운영하는 정신이라는 생각을 한다.
Made-in-China없이 생활은 쉽지 않다. 이미 중국부품, 제품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현재까지 삶에 지장을 많이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25%의 관세면 20%정도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하고, 경쟁산업, 연관산업은 활로가 열린다. 잠시 숨을 돌리고, 그간 방만했던 과거를 미래의 방향으로 돌리기에 좋은 여건이 되었다. 특히 대부분의 산업들이 시장에서 재고를 3개월정도 보편적으로 유지한다면 4분기에는 법률과 제도의 힘을 시장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6개월뒤에는 이 힘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외에도 미국 UTSR, 상무부의 조치를 보면 재미있다. 안보와 안정이라는 포장이 마치 생존처럼 들린다. EU에서는 GDPR로 Facebook을 제재했다. 제도와 법률이 기술적인 발전과 활용방안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다. 이 또한 큰 축에서 유럽과 미국의 협력적 관계를 알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해외시장을 접근하는 중이다. 기술변화의 속도를 쫒아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설계개념과 본질에 대한 기술요구사항과 응용기술중심으로 살아오던 현실의 차이만큼 어렵다. 다들 열심히 하지만 열심히 하는 방법이 시대의 변화에 부합하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부합하지 못하면 도퇴된다는 불안감을 모두 갖고 있다. 이렇게 21세기 병자호란(중국의 성장)과 아편전쟁급의 미중충돌은 위기에서 위험에 집중하고 기회를 봐야한다는 변화의 안목을 요구한다.
날도 더워서 사무실을 나와서 회사의 business center에 다들 모였다. 다들 나름의 재능과 역량을 갖고 기업에 기여를 하고, 또 나름의 부족함으로 어려움을 갖고 있다. 오랜 시간을 갖고 읽고 있는 책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시키면 결국 성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라는 의미가 씌여있다. 우리가 장점으로 살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하고 싶은 방향으로 역량과 재능을 계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당연한 것이 기업에서는 '어떤 것이 부족하니 이를 보완하고'와 같은 부정적인 형태와 동기부여도 이루어 진다. 자기도 못하는 것을 등떠민다고 느끼고, 이런 스트레스는 불안감이 된다.
오래 같이 일을 하고, 해외사업부를 맡으면 돌아보면 나도 누군가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성과도 내고 발전을 하길 기대한다. 생존의 방향이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가 항상 옳은가?에 대한 자문자답을 많이 해왔다. 둘째 극단적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계환경을 통해서 사람도 연결된다. 인간의 수리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연결과 연산작업을 보면 사람들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돌아보게 한다. 그 협력에서 우리는 내가 필요한 것을 타인을 통해서 이루려는 의도를 갖고 협력을 한다. 그러나 협력이 잘 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타인이 필요한 것이 되는 형태로 협력이 되어야 성과가 도출된다.
문득 우리 사업본부 사람들이 서로의 장점을 잘 아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와 오랜 시간을 같은 장소에 있으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것을 잘 이루어 간다면 서로의 협력을 통한 성과는 더욱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점과 개선점을 지적하는 것은 틀을 부수는 가장 쉬운 방법이고, 친밀도가 없다면 감성소비 대비 성과가 미진한 방법이다.
아침부터 가볍에 A4 한 장씩을 나눠주고, 내가 생각하는 본부 구성원들의 장점을 써 보라고 했다. 익명성을 위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도 써 보라고 했다. 막상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업무적으로 함께 하는 부분이 적으면 쉽지않다. 직무적인 장점은 특히 그렇다. 각각의 장점들을 취합해서 개인별로 나눠줬다. 그것을 통해서 서로의 대화시간이 늘어난다. 또 타인들이 보는 자신의 장점과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의 차이도 알아볼 수 있다. 이렇게 사무실을 잠시 벗어나 가벼운 이야기와 우리가 처한 환경과 대책들을 가볍게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Mission Impossible-Fallout을 예약했는데 오늘 분위기와도 맞물려 더위도 해소하고, 함께 맥주도 한잔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물론 나는 개인들의 직무과 팀, 본부, 기업의 목표가 잘 alignment가 되도록 지원해야한다. 상황과 장점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더 많은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상황은 필요한 역량과 기능을 설명하고, 장점은 채울 수 있는 것을 알려준다. 이 합을 통해서 채워야 할 기능, 역할,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다시 동기부여할 수 있고, 또 내가 공헌해야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보는 관점이다. 사람의 위대함이란 이렇게 서로를 알아감으로 협력의 토대를 만들고 기대하지 못한 시너지를 낸다. 그것도 조금씩 기대해 본다. 딱딱한 업무를 떠나 사람냄새사는 시간을 보낸 것도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