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神의 후예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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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세월은 흘러 1만 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이때가 BC 30100년이었다. 불가침조약 이후 레무리아와 애틀랜티스 간에는 민간인 차원에서는 교류가 있었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단 한번도 왕래가 없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백인들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져 뭉개졌던 과거의 기억 때문에 백인들 스스로가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불가침조약 이후 백인들이 흑인들을 공격하지 못한 이유는 이때까지도 모든 분야가 흑인 쪽이 더 우세하고 앞섰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승리할 확률이 적을뿐더러, 인구수에 있어서도 판이한 차이가 나 있었다. 흑인들의 수는 3억 5천이었고, 백인들의 수는 1억 3천이었다. 나라숫자만 하여도 레무리아는 11개국이었지만 애틀란티스인들은 3개국에 불과하였다. 또한 애틀랜티스의 군부에서는 레무리아인들이 갖고 있는 비밀병기의 위력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으니 공격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핵무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애틀랜티스인들도 마침내 핵무기 개발에 성공을 거두데 되었다. 일단 핵무기를 손에 넣게 되자 백인들은 지체없이 레무리아의 흑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무리아에서도 곧 반격이 시작되었다. 양측은 재래식 무기와 핵병기를 동원하여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무승부로 끝이 나고 말았다. 그러나 굳이 말한다면 레무리아의 판정승이었다. 사망자 수에 있어서 애틀랜니스인들이 더 많이 죽었고, 애틀랜티스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을 받았던 것이다.
양측은 또다시 원시인 아닌 원시인의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다. 각 분야의 학자들은 모두 죽었고 군인들마저도 죽어갔다. 그러나 문명상태에 있던 존재들이었기에 옛 문명을 찾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것이 전쟁의 허무함과 무서움을 양측 모두가 깊이 깨닫는 역사의 순간이었다. 양측 모두가 10분의 1 정도만 살아남은 채 전쟁의 아픔을 잊기 위하여 삶과 싸워 나갔다. 이로써 흑백 인종의 1주기가 끝이 나고 2주기가 시작되었다.

그 무렵, 뮤대륙 인들은 더 깊은 정신세계로 도약하고 있었다. 육체의 옷을 버리고 유체#1)인으로서 탈바꿈하여 또다시 정진해 가니 뮤대륙 인들은 4주기의 세월이었다.

주; #1) 유체: 내면의 체. 육체가 공간적 의미의 물질이라면, 유체란 시간적 의미의 물질. 그래서 인간의 영혼은 공간적인 육체와 시간적인 유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육체와 유체, 상념체, 신체라는 옷을 입고 있다. 양파껍질 벗기듯 욕망의 옷을 벗을 때 진아(眞我)를 발견할 수 있다.

흑백 양측이 모두 폐허가 된 이후 옛 문명을 되찾기까지는 2천 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이때부터 애틀랜티스인들은 무서운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첨단과학으로 지구의 지각과 지층의 모양을 정밀하게 조사한 후 간단한 방법을 동원하여 드넓고 기름진 레무리아 대륙과 함께 흑인들을 순식간에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만드는 계획이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 또다시 2천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레무리아 침몰계획이 완성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지질을 조사하여 지층의 압력과 방향, 그리고 핵폭탄이 터질 경우 그 진동의 위력 등을 연구한 뒤 그 힘을 이용하여 거대한 레무리아 대륙을 수몰시키는 무시무시한 계획이었다.

계획이 완성된 직후 애석하게도 정작 버튼을 눌러야 할 당시의 아틀란티스 통치자 '마스트'대왕이 원인 모르게 죽고 말았다. 버튼의 번호는 암호로 되어 있었고, 그 암호를 아는 자는 마스트 대왕뿐이었다.
아틀란티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오랜 세월 준비해 온 계획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자 아틀란티스인들은 급기야 사분오열되었고, 분열된 상태에서 다시금 레무리아를 침공하였다. 그리고 또다시 양측은 상처만 남긴 채 원시적 생활로 돌아갔다. 이때가 BC25000년경이었으니, 흑백 인류는 증오가 거듭되는 역사 속에서 2주기의 세월을 보내고 3주기의 삶이 시작되었다. 바로 이 무렵, 그 옛날 무우인의 역사를 뒤집어버렸던 푸레데아드의 혁명가들이 다시 찾아왔다. 푸레데아드인들은 참으로 뛰어나고 위대한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삶의 전문가였기에 끝없이 싸움만 반복하는 흑백의 인류가 전쟁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흑인으로 백인으로 태어나 그 흐름을 이끌어 나갔다.
흑인과 백인의 문명이 모두 물질 만능주의였기 때문에 이 두 문명은 언제나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래서 흑백의 삶의 방향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유도했다.

백인들이 살아가는 아틀란티스에는 물질문명을 고수시켰고, 레무리아인들은 예술과 신비주의 방향으로 역사를 유도시켰다. 서로가 도움을 받고 두움을 주어야 하는 새로운 인종의 역사를 이끌어 나간 것이다. 이때에 찾아온 푸레데아드인들의 목적은 흑백 인종에게 평화적인 삶을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었지 이들을 자재신의 길로 유도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무우인들처럼 북두칠성에서부터 도를 닦은 수행인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푸레데아드인들이 흑인으로 백인으로 끝없이 다시 태어나는 과정에서 두 대륙의 삶의 방향은 점차 뚜렷이 구분되어 갔다. 마침내 한쪽은 물질사회, 다른 한쪽은 예술과 신비주의사회로 그 색깔이 구분되어지자, 그에 따라서 흑백간의 전쟁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다. 푸레데아드인들은 또다시 그들의 계획을 성공리에 끝내고 지구성을 떠났다. 세월이 흐르면서 예술사회는 분열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레무리아 대륙에 머물렀던 많은 수의 흑인들이 아프리카로 이주했다. 백인들도 분열하여 많은 수가 뮤대륙으로 이주를 했다. 이때가 BC13000년이 조금 못되는 시기 였다. 레무리아의 흑인들 사회에서는 예술과 신비주의가 극치에 이르렀던 때였고, 아틀란티스의 백인사회에서는 물질만능주의가 극을 치닫고 있는 때였다.

흑인과 백인간의 싸움이 사라지자 이제는 레무리아와 아프리카로 이주한 흑인들끼리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흑인과 백인 사이에 태어난 미색의 여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은 참담하기 이를데 없었다. 결국 레무리아 흑인들의 승리로 돌아갔지만, 그 감정의 대립은 오랜 세월을 지속시켰다. 그 사건 이후 아프리카 흑인과 레무리아 흑인은 서로 대립국이 되어 버렸다. 흑인들끼리의 대립이 시작되던 시기에 뮤대륙에서도 크나큰 전쟁과 불운을 예고하는 씨앗이 돋아나고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무우인과 백인여성 사이에 태어난 반신반인들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뮤대륙에서는 무우인과 반신반인들, 그리고 백인 사이에 점차 갈등이 심화되어 갔다. 이 갈등은 보통인간인 백인들 쪽에서 생각할 때에 자신들이 몇십 년만 살다보면 죽어야 하는 육체인간이며 초능력이 전혀 없는데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반신반인들의 입장이 더욱더 애매모호한 상태였던 것이다.
신통자재한 신체를 지니고 있던 반신반인들은 백인보다는 우월하였으나 무우인들처럼 신선의 차원에 도달할 수가 없었다. 반신반인들은 신통자재함 속에서 무우인처럼 죽지 않는 신선이 되고 싶었다. 결국 반신반인들은 백인도 될 수 없었고 무우인도 될 수 없다는 비애를 느끼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반신반인들의 갈등은 심화되고 결국엔 백인들에 대한 행패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무우의 초인들은 왜 백인여성과 성접촉을 하였던가? 이미 성 초월상태에 있던 무우인들이 무엇이 답답하여 백인여성과 접촉하여, 그 결과 튀기를 태어나게 하였을까?

무우인들은 이때에 벌써 깨달음을 향하여 가고 있었고, 마음의 눈으로 머나먼 미래까지 예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성숙한 마음의 눈으로 바라볼 때 백인과 흑인 모두가 자신들 같은 상태가 되기까지는 수없는 나날의 삶을 필요로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는 윤회를 돌아야 했다. 그리하여 허구한날 전쟁과 미움의 갈림길에서 살아가야 할 존재들을 위하여 무우인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그들과 동반자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무우인들만이 해탈이 아닌 전인류가 똑같이 해탈하고자 알면서도 뿌려야 했던 씨앗이었다.

그때 이미 무우인들 스스로는 눈에 보이는 영혼의 스승없이도 진리의 세계에 도달하리 만큼 무르익어 있었다. 그러나 진리의 세계로 훌쩍 가버릴 수가 없었다. 방황하고 미워하고 싸우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들을 두고서 어찌 해탈을 할 수 있었겠는가.
본래 북두칠성의 계획은 지구성에서의 올바른 수행으로 해탈에 이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우인들 스스로가 깊고 깊은 정신세계에 이르게 되자 흑백인들과 함께 진리의 세계로 가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행위의 씨앗을 뿌린 것이고 죄업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그 행위의 씨앗이 반신반인으로 나타나 오늘에 이르른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무우인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깊고 깊은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이때에 무우인들이 뿌렸던 씨앗은 분명 자비의 행위였다. 무우인들로 인하여 태어난 반신반인들, 그리고 그들과 백인들과의 싸움, 서로간에 당해야 했던 고통은 수억 겁의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서 처러야 할 고통을 가볍게 치를 수 있는 매우 지혜로운 업장소멸의 길이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경거망동하는 반신반인들을 바라보며 책임감을 느끼던 어느 날, 무우인들은 반신반인들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무우 대륙 내의 백인국가인 '울카 제국'에 귀속하든가, 아니면 반신반인만의 나라를 세우든가 결정을 내리라고 압력을 가한 것이다. 그러나 반신반인들은 무우인의 말을 한마디로 일축해 버리고는 난동만을 일삼으며 살아갔다. 무우인들은 마지막으로 다시 같은 말을 남긴 채 서부지역으로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이것은 무우의 백인제국 '울카'가 생긴 지 1천 년이 지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 일이었으니. 이때가 BC 11060년 이었다. 무우인이 자취를 감추어버리자 드디어 세상은 반신반인들의 것이 되었다. 반신반인들은 비교적 평화를 유지하며 민주적으로 살아가고 있던 본국 아틀란티스로 넘어가 정권을 가로채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울카 제국의 정권도 자연 반신반인들의 것이 되어버렸다.

그로부터 2천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동안 백인 남녀들은 곤욕속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이때에 반신반인들은 레무리아와 아프리카의 흑인들과는 몇 번에 걸쳐서 불편한 관계로 까지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신비주의와 예술지향적인 흑인과는 제법 주거니받거니 죽이 잘 맞았다. 그것이 반신반인과 흑인들이 마찰없이 지낸 간접적인 이유였고, 반신반인들을 탄생시킨 존재가 흑인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2천 년의 세월 동안 백인들은 온갖 곤욕속에서 레무리아와 아프리카 흑인들에게 반신반인들을 몰아내는 일을 도와달라고 수도 없이 간청하였다. 그러나 그때마다 흑인들은 백인들의 간곡한 청을 거절하였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 였지만,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흑인들조차도 반신반인들의 신통력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고 무조건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백인남녀들, 특히 여인들의 곤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2천 년의 세월은 백인남녀들을 최면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반신반인들에게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고, 특히 금발의 여인들은 창녀 취급을 받으며 사는 것이 곧 백인들 본래의 삶인 양 체념하고 사는 깊은 최면의 삶으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백인들에게 무지개빛을 던져주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머나먼 안드로메다에서 온 '사파엘라'였다. 그녀는 반신반인들을 몰아내고 여인제국을 세웠으니 백인들을 해방시켜주었다. 바로 이 무렵, 여인제국과 백인남성들이 하나의 나라로 합쳐지던 BC9766년, 무우대륙의 서부지역에 살고 있던 무우인들은 정든 대륙을 등지고 떠나가고 있었다. 나반과 아만이 머물렀던 그 옛거리로 가는 것이었다.
무우인은 알고 있었다. 얼마 후면 지독한 싸움이 벌어져 대지는 바다에 가라앉고 산더미 같은 물기둥이 자연을 휩쓸어버릴 것이며, 하늘마저 먹구름으로 뒤덮이리라는 것을 예지한 것이었다.

무우인들이 자리를 옮겨 정착한 곳은 바로 지금의 만주, 백두산이 바라다보이는 곳이었다. 제 아무리 대지가 요동칠지라도 이곳 만큼은 안전했기 때문이었다. 무우인들이 만주에 머물게 되자 백인사회와 흑인사회에서, 그리고 소수의 반신반인들이 무우인들 겉으로 찾아왔다. 이들은 무우인의 정신세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무우인들을 존경하던 자들이었다.

바로 이 무렵부터 무우인들의 인구는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12성좌의 별자리에서 무우인들 못지않게 깊은 정신세계를 향해 가고 있던 수행인들이 무우인과 합류하여 역사를 이끌어가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무우인들의 몸을 빌려 태어나는 것이었다. 무우인들이 미래의 역사를 꾸미려고 만주대륙에 머물며 인구를 늘려가고 있을 무렵, 아틀란티스 대륙에서는 백인들이 울카 제국의 반신반인들을 죽여 없애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미 울카 제국에 머물러 있던 소수의 백인들마저도 본국으로 귀환하였던 터라 무우대륙에는 이제 반신반인들 뿐이었고, 그 인구도 상당수에 이르러 있었다.

울카 제국은 12개국이었고, 또한 매우 강력하였다. 풍부한 지하자원이 울카 제국의 반신반인들을 더욱 강성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따라서 아틀란티스의 백인들은 반신반인들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백인들은 이미 반신반인들의 최면에서 깨어났고, 여인들의 과학의 힘에 의해 고도의 첨단무기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할 수 가 없었다. 여인 과학자들에 의해 오래 전에 개발된 진동핵 폭탄을 사용하여 반신반인들을 완전 멸절시켜버리려고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백인들도 그 피해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아틀란티스의 백인들은 연일 데모를 하면서 정부를 향하여 울카 제국을 멸절시켜버리자고 외쳐댔다. 그리고 우유부단한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하여 대규모 군중이 동원되고 닥치는 대로 부수어버리는 둥 난동을 부렸다.

그런데 아틀란티스 정부와 군 수뇌부들이 울카 제국에 대한 공격을 망설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백인 통치자 모두가 반신반인이라면 이를 갈고 있었고, 또한 국민들의 분노를 모르는바 아니었지만, 자칫 핵공격을 감행할 경우 지반이 약한 아틀란티스 대륙이 가라앉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틀란티스 정부는 지질학자들을 동원하여 지구성 전역을 대상으로 지질과 지층 모두를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연일 수많은 군중의 데모와 집회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지질학자들은 면밀히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지질과 지층을 조사했다. 그리하여 지진에 강한 가장 안전하다고 판정난 곳이 지금의 북아프리카였다.

아틀란티스 정부는 일단 지진에 가장 안전한 장소를 알게 되자 백성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하여 울카 제국에 선전 포고도 없이 재래식 무기들 동원하여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하늘에는 싸쿠(전투기)가 날아다니고 지상에는 아단(전차)이 움직였다. 대규모의 아틀란티스 육·해·공군이 무우의 울카 제국을 향하여 진격했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격정 속에서 보복을 감행한 것이다.
핵전쟁 만큼은 그들 스스로도 억제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만약 울카 제국을 없애기 위하여 핵으로 공격한다면 결과적으로 아틀란티스마저도 자멸이 길로 들어서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최고의 재래식 무기로써 단시일 내에 무너뜨리기 위한 공격을 가한 것이었다.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또 하나의 이유는, 핵공격을 감행한다면 무궁무진한 무우 대륙의 지하자원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리기 때문이었다.
울카 제국은 분노한 아틀란티스 군대에 대항했지만, 이들은 아틀란티스 백인들처럼 두뇌집단이 아니었다. 신통력은 구사할 수 있었어도 치밀한 작전이라든가 선제공격에서는 백인들을 따라갈 수 없었다. 전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아틀란티스의 승리일 수 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울카 제국은 무조건 항복을 하는 동시에 협상을 제의해 왔다. 그리고 그 협상과정에서 울카 제국의 반신반인들은 무력침공의 이유가 무엇이냐고 아틀란티스 제국에게 물었다. 이에 아틀란티스 제국에서는 그 옛날 백인들을 2천 년간이나 통치했던 반신반인들을 향한 분노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백인들의 잘못이었다. 백인들을 통치했던 반신반인들은 소수였고, 울카 제국의 탄생때 부터 골머리를 않던 소수의 집단이었다. 그들 소수의 집단이 반신반인들 전부일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들 소수의 반신반인의 후예들은 울카 제국 내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었다. 더욱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아틀란티스 제국의 백인들을 괴롭혔던 반신반인들은 안드로메다에서 온 사파엘라에게 쫓겨난 후 울카 제국으로 숨어들어 작은 집단을 이룬 채 모여 살고 있었던 것이다. 울카라는 거대한 반신반인들의 제국에서도 이들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쫓아버리자니 같은 반신반인의 입장이었고, 그냥 두자니 언젠가는 아틀란티스 정부로부터 좋지 않은 일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틀란티스 정부에서 그 옛날 2천 년 동안을 통치했던 반신반인들의 후예들(션밀족: 울카 제국인들이 부르던 이름)을 아틀란티스 제국으로 넘겨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무의 울카제국에서는 정식으로 거절을 했는데, 그로부터 몇 년 후에 공격을 당하게 된 것이다. 울카 제국으로 들어온 션밀족은 같은 반신반인들 사이에서도 멸시를 당하였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 어디를 가도 말썽이었고 사고를 내는 민족으로 전략되었다.
울카 제국의 입장에서 봐도 션밀족은 분명 눈에 굴러다니는 모래알과 같은 존재였다. 백인들의 무차별 공격에 의해 무조건 항복하고 전쟁을 끝낸 후 울카 제국에서는 션밀족을 한곳에 집결시켰다. 이미 무우 전역이 초토화된 뒤였고, 울카인들은 더 이상 션밀족을 보호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울카 정부에서는 션밀족에게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는 아틀란티스인들의 요구대로 백인들에게 끌려가 지난날의 죄과를 씻는 길, 두 번째는 옛 무우인들이 이주한 북방대륙으로 도망치든가 하는 두 가지 방법이었다. 두 가지 방법 모두가 결국은 울카 제국을 떠나는 것이었고, 반신반인 사회에서는 영원한 이별이었다. 이에 션밀족도 더 이상 어쩔 수 없음을 알고 울카 제국을 떠나겠다고 하였다. 이때 울카 제국의 대사제는 떠나는 션밀족에게 아틀란티스로 가기보다는 북방의 옛 무우인을 찾아가 정신적 길을 걷으라고 충고했다.
울카 제국이 션밀족으로 인하여 흘린 피는 참으로 컸다. 같은 반신반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른 것이다.
울카 제국은 이때부터 아틀란티스 백인들에게 증오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우 대륙의 지하자원을 갈취해 가다시피하였고, 울카인들을 아예 인간으로도 취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착취의 세월을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아틀란티스인들이 2천 년 동안 당해왔던 앙갚음을 울카인들에게 철저하게 되돌려 갚아주는 격이 되었다.

BC 9550년경, 아틀란티스 제국은 크게 둘로 분열되기 시작하였다. 분열된 2개의 제국 중 하나는 아틀란티스 본국을 차지하게 되었고, 또 하나는 무우 대륙의 서북쪽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 옛날 무우인을 찾아와 반신반인들을 낳게 하였던 백인들의 이주와 비슷한 현상이었던 것이다.
무우 대륙의 북서쪽을 차지한 백인들의 신제국의 이름은 '첸틴놋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첸틴놋스란 '정복'이라는 의미이며 모든 존재들을 정복한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신제국의 백인들은 세계정복을 꿈꾸며 힘을 축적해 나갔다. 그 힘은 날로 성장하여 울카 제국을 위협하기에 이르렀고, 본국 아틀란티스 제국에게도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어갔다. 신제국 쳇틴놋스는 힘이 날로 커져 본국에 힘을 과시하는 단계에 이르자 우선적으로 울카 제국에 부터 무력을 사용하였다. 그때 울카인들은 신제국의 위협을 아틀란티스 제국에 알리며 도와줄 것을 청하였다. 이에 본국 아틀란티스 정부에서는 울카 제국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울카 제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그 이면에는 음흉한 속셈이 있었다. 울카 제국에 재래식 무기를 공급해 주고 자원을 가져가며, 또한 울카 제국의 힘으로 신제국의 힘을 약화시키게끔 전쟁을 시키는 일이었다.

아틀란티스 제국의 계략대로 신제국과 울카 제국은 하루도 빠짐없이 싸웠다. 분열된 울카 제국 내에서도 정부군과 반정부군으로 나뉘어 서로 싸우기도 하였다. 따라서 울카 제국의 반신반인들은 마치 싸우기 위하여 태어난 집단 같기도 하였다. 이런 상황을 놓칠세라 신제국 첸틴놋스에서는 울카제국의 반정부군에게 무기를 공급하게 되었고, 아틀란티스 정부에서는 울카 정부군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꼴이 되었다.

싸움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애초에 울카 제국은 신제국의 무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아틀란티스 정부에게 도움을 청하였던 것인데, 이제는 양측의 초강국 백인들의 계략에 휘말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 울카인들은 더 이상의 민족분열을 막기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백인들 두뇌집단의 계략에 휘말려들고 마는 것이었다. 같은 울카인끼리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일말 발생하였고, 백인들이 이를 유도하였으며, 울카인들은 알면서도 싸울 수밖에 없었다.
정부군은 아틀란티스제 총과 대포를 반군을 향하여 쏘아댔고, 반정부군은 신제국제 무기를 정부군을 향해 쏘아댔다. 양측 백인들은 서로 최신무기들을 공급하며 무기의 성능을 시험해 나갔다. 당시 울카인들은 '태양'을 숭배하고 있었다. 이들은 무력하게 태양신을 부르며 어리석은 역사를 연출하고 있었다. 반신반인들은 세대가 거듭대면서 전쟁하는 삶이 곧 자신들의 삶이라고 여길 정도로 최면되어갔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서 견딜 수가 없었고, 차츰 최면되지 않은 소수의 반신반인들은 정든 무우 대륙을 빠져나가 옛 무인이 사는 대륙으로 찾아가게 되었다.

그럴 즈음 마침내 아틀란티스 정부군과 신제국군과의 전면전이 시작되었다. 무우 대륙의 기름진 옥토와 무진장한 지하자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양측의 무시무시한 육·해·공군의 화력이 불붙기 시작했다. 지상과 해상에서는 신제국인들의 무기가 앞서 있었지만, 공군에 있어서는 아틀란티스 정부군이 훨씬 우세하여 제공권은 거의 장악하다시피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틀란티스 제국은 힘을 잃어갔고, 드디어 신제국의 해상병들이 아틀란티스 대륙에 상륙하기에 이르렀다. 이때에 신제국의 총통은 '우왈타'였고, 아틀란티스 제국은 '아스라 7세'가 제왕으로 있었다. 양측 모두 핵무기의 위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핵무기는 서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스라 7세가 잠든 사이 그의 왕비 '부리나'가 공군참모에게 비밀리 핵공격을 감행하라는 명을 내렸다. 이때가 BC 9316년. 아- 이것이 아틀란티스와 무우 대륙을 바닷속으로 침몰케 하고 역사의 막을 내리게 한, 어리석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였다.
엄청난 위력을 지닌 아틀란티스의 핵폭탄 602개가 공군기에 실려 무우 대륙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각 분화구마다 수십 개씩의 수소폭탄을 쏟아부었다. 잠시 후 천지를 진동시키는 폭발음과 함께 무우 대륙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형언할 수 없는 대지의 움직임이었다. 거대한 대륙전체가 요동을 쳤다. 피할 곳도 도망칠 곳도 없었다. 요란한 굉음이 천지를 뒤흔들며 모든 것을 덮쳤다. 너무나 순식간의 일이었다. 앞뒤를 재볼 겨를도 없었고, 어떤 판단을 내릴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거대한 무우 대륙의 대지가 뒤틀리는가 싶더니 여기저기가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인간의 비명소리는 대지에서 발하는 요동소리에 묻혀 들리지도 않았다. 무우 대륙의 이같은 움직임은 며칠간 계속되었다. 갈라진 대지 사이로 용암이 흘러나오고, 쇠붙이도 녹이리만큼 과열된 물과 기름이 용솟음 쳐나왔다. 그곳에서는 그 어떤 존재도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괴멸이었고, 인간에 대한 저주의 손짓이었다.
무우 대륙이 요동치자 아틀란티스 대륙도 엄청난 지진의 진동에 의해 그 화려한 거리들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걷잡을 수 없는 지진파는 아틀란티스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지진과 진동의 여파가 지구성의 곳곳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구석구석을 그대로 내버려두질 않았다. 무우 대륙의 엄청난 충격과 압력은 둥근 지구성의 전역을 밀어버렸다.
그런데 그 여파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여러개의 위험스런 무기들을 차례대로 폭발시킨 것이었다. 신제국의 자하격납고의 핵무기도 폭발시켰고, 아틀란티스의 지하에 숨겨놓은 무기도 자동폭발되었다. 핵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모든 생명체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여기서 또 하나의 크나큰 재앙은 2만 년 전에 아틀란티스인들이 레무리아 대륙을 침몰시킬 계획으로 마스트 대왕이 지층 사이에 장치를 두었던 핵폭탄이 압력에 의해 자동적으로 연쇄폭발된 것이다. 아- 정말 비극 중의 비극이었고, 그 참상이란 이루 형언할 수가 없었다. 무우 대륙은 요동 속에서 차츰 바닷속으로 가라앉았으며, 레무리아도 아틀란티스 대륙도 서서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버렸다. 모든 것이 끝이 났다. 아틀란티스의 수뇌부들은 서둘러 비행정에 몸을 싣고 하늘로 올랐고, 신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소수의 백인들은 하늘 위로 오른 채 요동치는 지구를 바라보면서 가슴을 쥐어뜯었다.

대륙이 침몰하던 그때에 살아남은 백인들의 숫자는 양측이 합하여 불과 500여 명에 불과하였다. 부리나 여왕은 대륙침몰과 함께 돌더미에 깔려 죽고 말았다. 레무리아 흑인들은 모두 죽었고, 그것은 무우와 아틀란타스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의 아시아 북방으로 이주한 옛 무우인과 무우인을 따르던 소수의 백인과 흑인, 반신반인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원출처 : 행림출판 발간 여인왕국[출처] 1. 天神의 후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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