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산 지 일년 반이나 지나서 겨우 읽게 되었다. 사실 충동적으로 사고서는 읽을까말까 고민도 했다. 작가의 스타일이 나랑 안맞는거 아닌가 싶었다. 알랭드보통의 책을 읽어본적이 없어서, 약간 모험에 뛰어드는 기분이었다. 반반, 소설과 에세이 그 중간쯤 있는 책이다.
결혼 직후에는 행복한 착각과 애정에 쌓여 영원히 좋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서서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마 이 책이 읽고싶어 집어들었겠지. 조금은 완곡하고, 객관적인 문체로, 약간은 건조한 듯 연애와 일련의 결혼생활을 묘사하고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위해 겪는 힘든 여러 일들까지도 세세하게.
물론 다른 작품을 읽어 본 적이 없어 100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알랭 드 보통은 깊이 있는 통찰로 결국은 눈물 고이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있다. 완전히 완벽할 수도 없는 사람들, 짧게 짧게 그 흔적을 보이고 금방 사라질 행복,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도 용기라고 나를 다독여준다.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몇년지나서 한 번 더 읽어볼까 한다. 그때에도 여전히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