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

in think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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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한 바퀴통에 모여있고
그 바퀴통이 비어있어야 수레가 굴러간다.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그 가운데가 비어있어야 그릇으로 쓸 수 있다.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그 가운데가 비어있어야 방으로 쓸 수 있다.
그러므로 형태있는 것이 이득이 되는 것은 비어있는 것이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三十輻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그릇에 뭔가가 가득차 있으면 다른 것을 채울 수가 없다. 비워야 다른 것을 채울 수 있다. 그래서 비어있는 것이 쓸모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릇이라는 형태가 없다면, 흙과 흙으로 만든 그릇의 형태가 없다면 이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러니 그릇의 기능은 가운데가 비어있는 그 형태에서 오는 것이다. 가운데가 비어있음(無)과 그릇의 형태(有) 둘 다 중요하다. 노자는 무(無)를 강조하지만 내가 보기에 유(有)도 중요하다. 마음을 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채우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으로 채우냐가 문제일 뿐.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또는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거나, 이 모두가 쓸모없는 일이기도 하고 쓸모있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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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비어 있는 것이 쓸모있고
비어 있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군요
제 마음도 깨끗이 비우고 싶습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비우는 것도 중요하고 채우는 것 또한
중요하지요~ 자꾸만 마음에 새겨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적당한게 참 어렵죠

오~~~ 이건 읽는순간 아하! 하고 오네요...
좋은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옳으신 말씀이네요. 가득찬만큼 또 비워야하고 채워야하는.. 손에 쥔것도 놓을줄아는.. 많이 배우고갑니다

비움의 미학, 포기의 미학이네요.

비워야 다른 것을 채울수 있다.
빈둥거림의 미학
오늘도 게으를수 있는 자유를 얻어갑니다^^
주말 잘보내세요.
(어쩜 주말이 더 바쁘실 분 같기도 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