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8_얼마만의 Day인지

in today •  4 years ago  (edited)

오랫만에 돌아온 Day.
마음이 허전할 때마다 찾게 되는 것 같다. 양아치같으니라고.

그간의 일상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우선 나는 이제 대학원을 마무리했다! 졸업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월부터 준비한 논문을 마무리하고 이제 하드커버 제출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큰 문제가 없으면 무사히(?) 졸업할 것이라 믿고 있다...!

사람은 참 간사하다.
논문을 작성할 때는 '이것만 끝내자'는 마음이었다. 당시는 그게 너무 힘들었으니까. 매 순간을 넘어가는 것이 고비처럼 느껴져서, 진짜 마음이 많이 불안하고 어려웠었다. 그래서 논문만 끝내자, 싶었다.

그런데 참 웃기게도 막상 끝이나고 나니, 나는 또 다시 취업을 하겠노라 아둥바둥이고 있다. 여유는 커녕 떠나지도 못하고 책상 앞 노트북에 앉아 하루종일 취업 공고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취업해야 해', 어쩌면 논문을 작성할 때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오늘도, 취업에 목마른 나는 어김없이 노트북을 열었다.
어제 너무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다. 가뜩이나 집중이 안 되는 자기소개서를 몇 자 끄적이다, 오랫만에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페이스북에는 예전에 알고 지냈던 글로벌 친구들의 소식이 가득이었다. 그중 한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인인 그 친구는 현재 인도에 거주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지내는 것 같았다. 화장기 없는 밝은 미소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문뜩 '나는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겁이나서, 누구보다 더 한국인다운 한국인으로 살아가고자 취업에 눈이 먼 내 자신이 참 가엽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바다 보고 싶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정작 떠날 용기는 없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멋있다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뛰어들 용기는 없는 사람. 그게 나였다. 참으로 씁쓸하다. 끝나지 않는 장애물 달리기를 하고 있는 기분이다. 매순간이 불안하고 자신이 없는, 남들 앞에서는 쿨하고 당당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무너진 자존감과 자신감을 애써 감추기 바쁘다.

다 싫다. 너무 싫어서 진짜 사라져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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