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서의 하루 보내기

in trip •  2 years ago  (edited)

재작년과 작년 그리고 올해, 어느새 서귀포는 낯설지가 않은 곳이 되었다. 그럼에도 늘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고 또 이전과 달라진 것을 경험한다. 오늘은 그런 서귀포에서의 하루 보내기다.


느긋하게 숙소를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간다. 서귀포 시내 <새서울 두루치기>식당이다.
제주의 돼지 두루치기는 서울에서 먹던 모습과 다르다. 철판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먼저 볶는다. 어느정도 익으면 무채나물과 콩나물 무침과 파채 무침을 넉넉히 넣고 야채 숨이 죽을 때까지 조리듯 익혀 먹는다. 오늘은 여기에 낙지까지 넣었으니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
처음 제주식 돼지 두루치기를 접한 곳은 <용이식당> 이었다. 복작복작 늘 사람들이 끊이지 않던 식당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예전과 다른 모습에 아쉬움 가득했었다. 그런데 이제 그 대안을 찾은 것 같다.


고기를 먹었으니 커피가 필요하다. 마침 서귀포 최애 커피집 <유동커피>가 바로 몇 걸음만 걸으면 있다.
이곳의 장점은 일반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서도 원두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다양하다는 것과 라떼를 주문하면 따끈하게 데운 우유를 가지고와 눈앞에서 예쁜 라떼아트를 해준다는 것이다. 좁은 규모의 가게에 손님이 끊이지 않아서 좀 부산스럽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 화가 이중섭 >



커피로 따스해진 마음을 가지고 길 건너에 있는 <이중섭 미술관>으로 향한다. 지금은 예약도 필요없을 뿐만아니라 2층의 내부수리 관계로 1층만 무료개방 중이다.
붉고 기운찬 황소가 먼저 떠오르는 화가 이지만, 제주에 올때마다 미술관을 들러보며 느끼는 것은 가슴저린 그리움 이다. 아마도 피난살이 였을망정 짧았던 가족의 단란함이 사무쳤기 때문이 아닐까 여겨진다.



이제는 좀 걷자. 누구에게든 추천하는 올레길 1순위인 <외돌개>로 간다.
'황우지 선녀탕'의 계단은 왜 이리 높게 만들었는지 늘 투덜대고 오르면서 또 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한다.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인데, 눈 앞에 펼쳐진 광경도 좋지만 멈춰서 뒤돌아본 풍경도 역시 아름답다는 것이다. 아직 잘 되진 않지만 그렇게 문득 내뱉는 탄성의 횟수를 늘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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