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를 그리다, 그후) 남들과 다른 느낌으로 둘러본 포루토

in tripsteem •  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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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포루토에서

남편은 도시 여행은 복잡해 매우 싫은가보다. 무척 재미없어해 나도 맥빠진다.
그래도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눈치껏 즐겨본다.

어쨌든 시설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호텔이라고 조식도 주어 맛있게 아침을 먹고 포루토 구경을 하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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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토 여행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고 와서 우선 투어버스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도심 곳곳에 관광지가 많아 버스도 거기 다 들리느라 시내를 벗어나지 못하고 뱅뱅 돈다.
관광객도 무지하게 많다.
투어 버스는 처음 타본 우리다.
투어 버스는 2층버스인데 2층에서 앉아 시내 구경을 하면 시야가 넓게 확보가 되어 독특한 재미가 있었다.
버스 안에는 오디오 가이드도 마련되어 있는데,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우리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쨌든 처음 타는 투어 버스여서 처음에는 매우 재미 있었다. 하지만 금방 식상해진다. 아무래도 버스 투어는 겉만 훑어보는 것이라 재미가 덜하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그냥 이동할 때 사용하는 교통 수단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다음부터는 절대로 투어버스는 이용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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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토에 있는 강인 도우 강은 참 멋진 강이다.
아마도 대항해 시대에 포루투갈인들은 이 강에 연결된 바다로 해서 세계로 나아갔을 것이다.
강가에는 절벽처럼 집들이 있다. 처음에는 절벽인지 집인지도 구분이 잘 안 되었다. 그리고 강을 가로지르는 멋질 철교도 있다.
이런 멋진 모습은 아마도 걸었으면 못봤을 수도 있다. 특히나 포루토에는 언덕이 많이 있어서 지친 우리가 걷기에는 좀 힘들었을 것이다.
이것으로 비싸게 탄 투어버스의 덕은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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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포루토 여행이 크게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산티아고 길을 걸은 후에 하는 여행이기 때문인 듯하다.
여행의 형태도 여행의 속도도 갑자기 변하니까 우리 몸이 빨리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너무 많아진 사람들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도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리스본에는 더 많은 사람과 차가 있었다니 어쩌면 그나마 포루토여서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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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투갈은 타일 기술이 많이 발달해 있다고 들었다. 건축 양식에도 타일로 표현된 아름다운 모습이 많이 있고, 기하학적인 문양이 상품화되어 타일 문양의 핸드백, 타일 문양의 술병이나 유리잔, 타일 문양의 식기 등 다양하게 볼 수 있다.
길을 가다가 본 커다란 바위에도 타일을 멋지게 씌워 놓았다. 울퉁불퉁한 바위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 타일이 붙어 있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거리에 이런 바위가 여기저기 모두 다른 모습의 타일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아주 예쁘고 멋진 기술이다.

투어 버스를 처음 타본 우린 아주 힘들게 해변에 왔다. 방향을 잘못 알아서 잘못 타고, 빨간 노선과 파란 노선을 헷갈려 잘못 타고, 그러느라고 더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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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토의 해변은 생각과 다르게 모래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다. 해변 전체가 모래 바람 때문에 왠지 황량한 사막과 같은 대기를 가지고 있었다. 모래가 자꾸 눈에 들어가서 눈도 제대로 뜰 수가 없었고, 숨을 쉬는데도 좀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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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람이 많이 부니까 파도가 세서 서핑하는 사람이 많았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보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해변 모래사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태양을 즐기며 썬텐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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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사진을 찍으면서도 모자가 날아갈까봐 꼭 붙들고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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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래도 섬인 제주도에 살았던 사람들이라서인지 해변이 그닥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제주도에서도 흔히 보이는 야자나무가 해안가 쪽 가로수로 심겨져 있었고, 곳곳에 방파제가 있는 곳에서는 낚시꾼들이 바다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도 흔히 보이는 예쁜 펜션들이 해안가를 따라 늘어서 있었다. 오히려 해안가가 우리에게는 덜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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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풍경에서 크게 즐거움을 못 느낀 우리는 레스토랑에 들려 음식 한 접시 시키고 맥주를 한잔 하기로 했다. 드디어 우리는 여기서 쌀밥을 먹을 수 있었다.
밥 짓는 방법도 다르고, 쌀도 달라, 보온밥통에 이틀 정도 있었던 밥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밥 냄새나는 밥을 오랫만에 먹었다.
고기도 맛있어서 모래바람을 배경으로 한 해안을 감상하며 시원하게 맥주를 마셨다.
포루투갈 음식도 입맛에 맞는 건지, 아니면 관광객이 많아 음식 맛이 평준화됐는지는 그것도 아니면 우리 입맛이 글로벌해졌는지는 는 알 수 없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포루토에 들려 바다를 실컷 보고 휴양지 느낌으로 쉬고 간다고 하는데, 우리는 큰 감흥이 생기지 않았다.
다시 도우강 근처로 가서 이색적인 포루토의 풍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도우 강가에 있는 식당에서 생선구이 냄새가 솔솔 나길래 또 들려 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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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라이스는 빠에야 맛인데, 좀 많이 짰다. 그래도 해물이 신선해서 맛있었다. 살딘(정어리) 구이는 그냥 꽁치구이 맛이었다.
식전에 나오는 올리브와 빵은 그냥 갖다주고도 나중에 보니 값을 청구했더라. 올리브와 빵에 손을 안대면 값을 안 받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야박하다.

우리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젊은 커플과 자꾸 눈이 마주쳐서 먼저 말을 걸어 보았다. 이것도 산티아고에서 생긴 버릇이다. 아무리 외국인이어서 소통이 두려워도 눈만 마주치면 말을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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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온 선생님 커플이란다. 그들의 이름은 크리스토퍼와 야니나이다.
선생님이라 그런지 우리에게 질문도 많이 한다. 기념으로 한국돈을 갖고 싶어했는데, 우리가 가진 게 없어, 한국에 대한 많은 정보만 제공해주었다. 우리가 한달간 산티아고 길을 걷고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라는 말을 듣고 매우 놀라는 기색이었다. 외국사람들에게도 산티아고 순례길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하다.

한달간 천천히 걸으며 여행하던 우리가 짧은 시간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포루토를 규모있게 관광하는 것은 조금 무리였던 것 같다.
변화된 속도에 적응이 잘 안 되어 일찍 숙소로 들어갔다.




(산티아고를 그리다, 그후) 남들과 다른 느낌으로 둘러본 포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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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다닐땐 서로의 관심도가 다르면 진짜 여행할 맛 안나죠.ㅋㅋ

사실 포루토는 남편이 더 가고 싶어하던 곳이었는데, 아마도 한달간 걸은 후라 많이 피곤했던 거 같아요.
싸우지 않고 잘 이겨냈습니다.ㅋ

저 곳도 멋있어보이는데..
여행기 내내 먼가 아쉬움이 느껴지는군요..
산티아고라는 위대한 여정후라.. ㅎㅎ
그래도 구경 잘하고 갑니다 ㅎㅎ 저는 저 곳이 맘에 드는데 ㅎ

긴 여행 후이고, 바쁜 일정 때문인건 분명한 거 같아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포루투갈 루트로 산티아고에 가는 순례길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다시 걸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요즘은 합니다.ㅋ

구글지도로 보니 해안가에 위치한 멋진 도시네요..

네, 저기를 기점으로 포루투갈이 세계로 뻗어가던 시절이 있었다네요.^^

순례길 걸은 후엔 유명한 여행지라도 별 매력이 없다고들 하시더라구요 ^^
그래도 지금 사진을 보면 다른 느낌이실것도 같구요

갑자기 하루아침에 여행 스타일이 바뀐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거 같아요.
맞아요. 포루투갈은 꼭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

멋지게 실행 해 보았다는 것만해도 큰보람이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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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큼 사람에게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여행이 너무너무너무 좋아요.ㅋ

맥주 좋아하실텐데 포르투칼 맥주 맛도 보고 좋으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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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가면 하루에 시원한 생맥주 두어잔은 기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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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게 말씀하시니 이해가 돼요. 친구들이 다들 포르투 너무 좋다고 했는데 별로라고 하셔서 의아해했는데, 정말 순례길 다음 목적지면 정신없겠어요.
순례길은 아름다우면서도 그렇다고 아예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외지는 또 아니라서 매력적인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