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기 다시보기] #618. 꿈이 현실이 되었던 우유니 여행 /Bolivia

in tripsteem •  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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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꿈꾸는 미스티 @mistytruth


태어나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운전면허를 땄다는 것이다.
운전이라 해봐야 고작 내가 사는 곳 주변이고 기껏 멀리 나가봐야 동생이 살고 있는 광주까지이다.
그래도 내가 가고 싶은 곳에 언제라도 운전해서 갈 수 있다는 게 스스로 뿌듯할 때가 많다.
친정 엄마 생전에 조수석에 모시고 이곳저곳 놀러 다녔던 것은 또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

또 하나 잘한 게 있다면 올해 남미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작은 키 탓에 젊어서부터 늘 통굽슈즈를 많이 신었던 이유로 접질리기를 수 십 번, 발목도 약하고 엄마를 닮아 무릎도 약한데다가 평소에 도道를 많이 닦아서인지 몸에서 계속 사리가 생기고 있어 언제 통증을 유발시킬지 알 수 없어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막냇동생이 남미를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얼마나 예쁜지 여행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내겐 불가능한 일이라며 포기를 하고 있었다.

언젠가 문화센터에서 같이 공부하는 언니 오빠들이 그냥 떠나라며 용기를 준 것이 남미여행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되었고, 여행 예약을 한 후로는 별일이 없는 한, 집 주변 쌈지숲과 호숫가를 매일 한 시간씩 걸으며 체력을 키우며 여행 준비를 했다.

그러나 출발 이틀 전, 통증으로 병원에 갔더니 9mm짜리 돌이 수뇨관輪尿管을 막고 있다(의학적으로는 요로결석이라 함.)는 말을 듣고 망설임없이 바로 체외충격파쇄석술을 했다.
제발 깨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지만 병원에 다녀와서도 돌이 깨진 신호가 없었지만 돌과 함께 하자라는 생각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당시 상황으로는 참으로 무모한 일이었다.

남미여행에서 꼭 보고 싶은 것은 어려서부터 가고 싶었던 잉카문명의 흔적인 마추픽추와 우유니사막(우유니 사막은 순전히 막냇동생 사진 때문), 또 하나는 빅토리아 폭포와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았으니 이제 이과수폭포를 보는 것이었다.


인천공항 보딩 전, 설레는 마음 가득~.


LA에서의 환승 포함, 총 26시간 정도의 이동 끝에 도착한 리마공항.


이 번 여행다시보기 포스팅은 우유니소금사막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라파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우유니 공항에 내리자마자 나는 실망했다.
이유는 한기마저 느껴지는 장대비였다.

그날 밤에 은하수와 별자리들,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는 남십자성 등을 관찰하는 별빛투어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투어를 망쳤구나 싶었을 때 현지 가이드가 제안을 했다.
우유니 일출을 보면 어떻겠냐며~.
이렇게 해서 내 일생에 가장 황홀한 순간을 우유니 사막에서 맞이할 수 있었다.

이튿날 아침, 소금호텔에서 묵는 호사를 마음껏 누려보지도 못하고 새벽 4시에 기상해서 우유니소금 사막으로 향했다.

겨우 2 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눈꺼풀이 떨어지질 않아 겨우겨우 추스르고 일어나, 핫팩과 모자와 머플러로 감싸 겨울 복장을 갖추고 로비로 나갔다.
우유니 투어에서는 각별히 보온에 신경 쓰라는 안내를 받았던 터였다.

지프는 아주 천천히 움직여 30분 쯤 후에 소금 사막에 다다르고 우리는 지난 잠 내린 비때문에 호수가 된 소금사막을 밟았다.


우유니의 소금호텔


여명이 트기 전, 쌀쌀한 공기에 몸은 움츠려들었지만 멀리 지평선 위로 시커먼 구름이 드리워져 있고 그 사이사이로 붉은 기운이 채워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더구나 지난밤에 내린 장대비가 소금 사막에 얇게 채워지면서 새벽녘 하늘이 그대로 호수에 반영되자 세상에서 제일 큰 거울이라는 별명답게 지평선을 중심으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니 더욱 환상적이었다.
피곤하다며 포기했더라면 어쩔 뻔 했나 싶었다.

지프기사들이 준비해 온 커피를 마시며 지평선을 응시했다.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벅찬 감동이 가슴에서 목구멍으로 폭발하는 듯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감정은 감사함으로, 행복감으로 변했고 지난 밤 물 때문에 생겼던 화가 사르르 풀렸다.


  • 우유니 소금사막에서의 일출.


우유니의 감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번엔 한낮의 우유니를 느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고 우유니 사막에서 텐트를 치고 캠프 분위기를 내며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시간을 우유니에서 보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른 곳에 들러 우유니로 가는 길에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내 빗줄기는 굵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심식사가 끝날 때쯤 하늘의 마술이 시작되었다.
거짓말처럼 비가 개였고 마치 사방으로 툭 트여 소금사막과 그 위를 덮고 있는 하늘 아래 반구형의 공간 안에 내가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끝도 보이지 않는 우유니가 만들어내는 비현실적인 풍경에 마음을 금세 빼앗겨 버렸다.
그것은 일출 때와는 또 다른 멋진 느낌이었다.


  • 낮 시간의 우유니


현지 가이드인 아일다와 지프기사들은 여기에서도 우리들을 위한 서프라이즈를 계속했다.
팀원끼리 소품을 이용해 여러 컨셉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했다.
특히나 동영상은 흥겨운 음악을 배경으로 찍는 것이었는데 5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팀원 모두가 아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참여했고 그 결과물을 보고는 박장대소하며 모두 즐거워했다.

생애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우유니 사막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겨주었다.
그들이 있어 더 의미있고 행복한 여행이 된 것 같아 감사했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언제 또 오게 될지 모를 우유니를 마음 깊이 새겼다.






여행지 정보
● Uyuni Salt Flat, Bolivia
● 볼리비아 라파스



[지난 여행기 다시보기] #618. 꿈이 현실이 되었던 우유니 여행 /Boli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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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꼭 가야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팩키지로 가신 건가요? 아님 자유여행으로 가셔서 현지 가이드만 하신 건가요?

제 경우는 패키지로 갔는데 막냇동생은 페루에 시조카가 살고 있어서 자유여행으로 가서 현지가이드 조인했었다고 하더군요.
어덯게든 가보시길 강추합니다~^^

최고네요.. 막찍어도작품이나오겠습니다.

맞습니다.
막 찍어도 작품~^^ ㅎㅎ

친구분들과 포즈가 상당히 귀엽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분들입니다.
포즈는 시키는대로 했어요~^ ㅋㅋ

사진들이 예술이네요 ㅎ

저기서는 아무나 찍어도 작품이 된다고 합니다~^^

와 사진이 장난아니네요. 진짜 멋지네요. 버킷리스트에 하나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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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버킷리스트 이루시길요~^^

  ·  5 years ago Reveal Comment

읽어주시교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