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 쉼표

in twenty-five •  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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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

누구는 반오십, 누구는 쿼터백이라고 부르는

나에게는 오지 않을 것 같던 나이

스물 다섯.

누구에겐 벌써 스물 다섯, 누구에겐 아직 스물 다섯

또 어떤 누구에겐 그냥 스물 다섯이겠지만

나에게는 벌써 스물 다섯이다.

스무 살 패기 넘치게 술을 마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그렇게 술을 마시면 오늘 내일 할 것 같다.

어른들이 들으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하시겠지?

아무튼 이제 어디가서 어린 척 하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여전히 나는 어리다.

이제 매미소리가 끝날 즈음이면 졸업을 한다.

앞으로 남들이 말하는 인생의 단계나 순서처럼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살고싶지는 않지만 딱히 다른 길을 헤쳐나가자니 겁부터 난다.

그래서 미루기로 했다.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는 몰라도 나름대로 치열하기 살아왔다.

그러느라 내가 뭘 좋아하고 잘 하는지, 어떤 사람이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은 그 치열함에 밀려났다.

그런데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밀려 또 다시 고민을 뒤로 미루면

그 고민들이 너무 커져서 혼자서는 앞으로 끄집어내지 못할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루지 않기로 했다.

스물 다섯,

막막하지만 앞으로의 날 중에는 오늘의 내가 가장 젊기에

더 나은 나를 위해 잠깐 쉼표를 찍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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