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배

in ua •  6 years ago  (edited)

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이국종 교수가 본 세월호 침몰현장은 그 동안 우리가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한 것을 설명해 줍니다.
1950123_S.jpg

TV를 통해 생중계되던 화면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습니다. 저만 느낀 점일 수도 있겠지만, 커다란 배가 침몰하는데, 주위에 해경정 몇 척만이 근처를 배회할 뿐 사람들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화물선이 아닌 여객선으로 저 규모면 수백 명을 태울 수 있는 배입니다. 이미 옆으로 심하게 침몰하고 있는 선체는 별다른 파손 흔적 없이 매끈했습니다. 화염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배 주위에 항로를 방해할 만한 것이 없고 바다의 조류도 잔잔해 보였습니다. 선박 주변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습니다. 마치 욕조에서 장난감 배가 가라앉는 듯 했습니다.

이국종 교수는 세월호 침몰 당일 오전 11시 30분 현장에 도착합니다. 해상의 파도는 그리 높지 않았고 선체는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었습니다. 바다에는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 척의 소형 보트만 배 주위를 맴돌 뿐이었습니다. TV화면을 통해 중계되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이교수팀은 무어라도 해볼 요량으로 헬기의 기수를 낮추어 배 가까이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실과 관제탑에서는 사고 해역 상공 관할은 해양경찰이 맡기 때문에 해역으로부터의 이탈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하는 수없이 이교수팀은 관제센터의 안내에 따라 팽목항 근처에 착륙했습니다. 착륙하고 나니 여기저기에 다른 헬기들이 가득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항구는 여러 곳에서 급파된 의료진으로 분주했으나 구조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현장을 아는 사람도, 상황을 파악하는 사람도 없었으며, 지휘자도, 지시도 없는 그저 아비규환의 광경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재난의 불씨가 관료주의의 허점을 파고들어가 국가 시스템 전체를 불태워버릴 수 있는 나라입니다. 누구도 책임 지려하지 않는 상황은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허망하게 지켜보게 했습니다.

여객선 함체를 일부 폭파라도 해서 부수고 들어가 가망 없는 가운데 희미한 희망이라도 붙들어야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누구 하나 책임지고 지휘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들은 상부에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시간만 보냈습니다. 보고 받은 사람들은 제대로 된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배가 완전히 가라앉자 공무원들은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분향소를 세우고, 유가족 대기실을 준비하고, 마치 배가 가라 앉기를 기다렸던 사람들 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후 제대로 된 안전 시스템 구축은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을까요?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 였습니다.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DCLICK: An Incentivized Ad platform by Proof of Click - 스팀 기반 애드센스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스티미언 여러분. 오늘 여러분께 스팀 블록체인 기반 광고 플랫폼 DCLICK을 소개...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있다고믿어야죠ㅜㅜㅎ

정치하는 놈들보면 답답해요. ㅠㅠ.

세월호.. 안타까운 답답한 일이죠.ㅠㅠ

재발 다신 일어나지 말길!!
감사합니다.

요즘 일어나는 사고를 보면, 우린 안 될것 같아요. ㅠㅠ.

목숨을 걸고 사는 나라...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ㅠ

ㅎㅎㅎ. 그렇군요.

그래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나치리만큼 안전을 강조해서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있어요.

Congratulations @ilovemylife!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received more than 3000 as payout for your post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a total payout of 4000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Support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Hi @ilovemylife!

Your post was upvoted by @steem-ua, new Steem dApp, using UserAuthority for algorithmic post curation!
Your UA account score is currently 3.477 which ranks you at #6560 across all Steem accounts.
Your rank has improved 102 places in the last three days (old rank 6662).

In our last Algorithmic Curation Round, consisting of 240 contributions, your post is ranked at #194.

Evaluation of your UA score:
  • You're on the right track, try to gather more followers.
  • The readers like your work!
  • Try to improve on your user engagement! The more interesting interaction in the comments of your post, the better!

Feel free to join our @steem-ua Discord server

답답한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마찬가지. ..

대통령 빼고 전부 문제이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