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해바라기’ 이야기
폴 고갱이 마침내 온다는 소식을
접한 반 고흐는 미칠 듯이 기뻤다.
무려 5개월 동안 고갱에게 아를로
와줄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었기 때문이다.
<폴 고갱>
그뿐만 아니었다. 고흐는 그동안 동생
테오를 통해서도 꾸준하게 폴 고갱이
아를로 와줄 것을 부탁하고 또 부탁했었다.
<반 고흐의 동생 테오>
마침내 반 고흐는 꿈꾸던 화가들의
이상향을 이곳 남프랑스 아를에서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일본의 풍속화인 우키요에를
무척 좋아해서 파리에서
약 200여 점의 작품을 수집하였고
파리의 한 술집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일본풍의 그림을 모사하면서 일본으로
무척 가고 싶어 했다.
<고흐가 그린 일본 풍속화(우키오에)의 모작>
사실 고갱은 아를에 오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반 고흐과 함게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이 없었다.
하지만, 동생 테오가 생활비를 보태준다는
말과 그리고 자신의 빚을 탕감해주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를로 향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하나도 모르고 있던 고흐는
오매불망 고갱이 온다는 사실만으로
들떠있었다.
아를에서 살고 있던 노란집에서 반 고흐는
고갱이 도착했을 때를 생각하고
집을 둘러보니 벽면이 너무 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 고흐가 살던 아를의 노란집>
그래서 벽면을 채워 넣고자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그림도 한 두 점이
아니라 연작으로 그리게 된다.
바로 ‘해바라기’이다.
고흐는 아를에 오기 전 파리에 머물 때도
해바라기를 몇 점 그리기는 했다.
<반 고흐 1887.08-09/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
<반 고흐/1887.08-09/ 오텔로, 크뢰묄러 미술관>
하지만 대부분의 해바라기 정물은
꽃병이 아니라 누워있는 꽃들만을
그리게 된다.
또한, 파리에서 인상파들의 그림을
익히는 과정이라 그런지 색상이
대부분 어둡기만 하다.
고갱을 기다리면서 해바라기는
총 4점을 그리게 된다. 하지만 고흐는
두 점만을 침실에 걸어 두게 된다.
총 4점은 다음과 같다.
<반 고흐/1888.08/개인소장>
이 작품은 해바라기 첫 번째 작품
이라고 보면 된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어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이다.
<반 고흐/1888.08/1945년 화재손실>
이 작품은 1920년 일본의 한
목화 무역업자가 입수하였는데
1945년 히로시마 폭격으로
손실되어 더는 볼 수가 없는
작품이다. ㅠ.ㅠ 슬프다.
<반 고흐/1888.08/뮌헨 노이에 피나코텍>
세번째 해바라기는 독일 뮌헨의
노이에 피나코텍 미술관에서
볼 수가 있다.
<반 고흐/1888.08/런던 내셔널갤러리>
이 해바라기작품이 아마도 가장
유명한 해바라기 작품일 것이다.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에서 만날 수가 있다.
반 고흐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해바라기는 빨리 시들기 때문에
온종일 해바라기만을 그린다’
라고 했다.
그렇다 보니 그림 속에서 해바라기가
여러송이가 있지만 어떤 꽃은
생생하고 어떤 꽃은 시들어 있다.
반 고흐는 해바라기를 그릴 때 선보다는
색채를 중요시했다. 노란 바탕에
해바라기는 반 고흐의 정열을 상징한다.
해바라기에서 보이는 노란색은
반 고흐가 가장 좋아한 색이었고
그의 친구 베르나르는
‘고흐가 그림뿐 아니라 항상
마음속에서도 꿈꾸었던 색’
이라고 하였다.
고갱이 그를 떠난 후 그는 거의 폐인이
되어 있었다. 그 정신적 폐허 속에서도
고갱을 잊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해바라기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아니면 해바라기가 자신의 분신이라
생각했는지 몰라도
다시금 3점의 해바라기를 더 그리게 된다.
<반 고흐 / 1899.01/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반 고흐/1889.01/암스테르담 반 고흐미술관>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있는
고흐 미술관에서 볼 수가 있다. 고흐 미술관
이름에 걸맞게 입구에 커다란 해바라기의
사진이 걸려있다. 인증샷을 찍는 곳이다.
<반고흐/1889.01/ 일본 솜포미술관>
가까운 나라 일본에 가도 해바라기를
볼 수가 있다. 1987년 3월 일본의
한 보험회사 대표가 당시 900억원
정도에 구입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 그렇게 고갱을
기다리면 해바라기를 그렸지만
몇 달 뒤 반 고흐는 고갱과의 심한
다툼으로 인해 자신의 귀를 잘라
버리게 된다.
고갱을 기다리며 그렸던 해바라기가
슬픈 결말을 가져오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고갱은 이후 고흐에게 쓴 편지에서
해바라기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고흐 자네와 지낸 두달이 돌아보면
시간을 낭비한 것만은 아니라네
아마도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구가 날 위해
그려준 그 해바라기를 아직도
난 잊을 수가 없다네.
난 그 해바라기 그림이
빈센트만의 그림세계라고 생각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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