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자면 어쩐지 일을 해야 할거 같아 그냥 무료 게임 없나 살펴보기만 하고 플레이스테이션은 거실 초대형 빔프로젝터에 물려서 게임을 하자니 왠지 각을 잡아야 하고 닌텐도 스위치 같은 휴대용 게임기는 아이들 손에 쩍 달라붙어 있으니 짬이 생기면 오큘러스 퀘스트만 하게 됩니다.
VR 게임이 더 최첨단 같지만 게임 '다운 더 레빗 홀'은 아주 전통적인 3인칭 게임입니다. 잠들기 전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게임은 시점의 극적인 변화 없이 손위에 장난감들이 움직이는 듯한 조작이 특징입니다. 어린 시절 영화 스타워즈의 밀레니엄 팔콘에서 즐기는 3차원 보드 게임 같은 기분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특정 구간에서는 1인칭을 변하지요.
여왕의 초대장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는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그래픽이 장점이지만 게임의 숨겨진 퍼즐을 모두 풀려고 마음먹으면 난이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암호를 넣어야 하는 상자는 주변을 잘 살펴야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뒤로 갈수록 힌트는 낌새조차 느끼기 어려워 공략을 찾게 되는데 공략은 풀이 없이 결과만 가르쳐줘 그대로 따라 하기 영 자존심 상합니다.
혼을 쏙 빼는 VR 게임에 지치셨다면 '다운 더 레빗 홀'은 길지 않아 짧게 즐기기 좋은 게임입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긴 모험에 비해 시시한 엔딩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