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W사설] 180503 정말 문제는 비트코인 아닌, 블록체인.

정말 문제는 비트코인 아닌, 블록체인.
뜨거운 블록체인 열풍, 암호화폐에서 블록체인으로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해…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과거에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변 중 하나로 ‘비트코인을 사겠다’가 손꼽힐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그뿐 아니라 많은 지표가 블록체인 열풍을 증명하고 있다.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특허출원은 1천238건으로 이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22배가 증가한 수치이며, 블록체인산업의 국내시장 규모는 2017년 201억 원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2562억 원에 다다르리라 전망하고 있다.(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2018)

블록체인 열풍의 중심에는 다름 아닌 암호화폐의 기축통화인 ‘비트코인’이 있다.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은 엄청난 속도로 급등해 7천 달러를 돌파했다가 변동성을 확대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 뉴스검색에서는 비트코인의 검색 횟수가 금(gold)의 검색횟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초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이렇다 할 투자처를 마련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비트코인이 부상한 것이다. 기업들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소식도 열풍에 불을 지피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한국은행, 카카오 등 굴지의 기업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겠노라 발표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거의 동일시 하는 대중의 입장에서는 뭔지 잘 몰라도 블록체인이 좋아 보인다. 즉, 현재 블록체인 열풍에는 ‘돈이 된다’는 대중의 투기적 유인이 중심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대한민국은 암호화폐 거래량 3위를 기록했으며 일각에서는 ‘흡사 17세기 네덜란드 튤립버블과 유사한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해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높은 관심 혹은 열풍이 촉발한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와 기술 이해의 진입장벽이 개념을 이해하는 것조차 어렵게 하는 상황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블록체인의 본질은 우리가 돈을 투자하여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인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를 실현할 핵심 기술이라는 점이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중심으로 보안성과 확장성의 특징을 통해 거래에 불필요한 중개기관과 중간자(Middleman)를 없애고, 개인과 개인(P2P) 간의 신뢰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기계와 기계(M2M) 간의 거래를 가능하게끔 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중앙집중형 시스템 체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 계약’이 실현되도록 하는 기반에 블록체인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올바른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미디어는 안개 낀 바다에서 배에게 올바른 방향을 안내해주는 등대와 같다. 미디어는 객관성을 견지하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용자에게 안내자가 되어주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블록체인의 원천기술, 혹은 블록체인이 바꿀 우리의 생활’보다 투기적 성격이 강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원점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으며, 그 패러다임의 전환에는 분명 미디어가 중추적 역할을 해내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월드 포스트는 그러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등장했다. 코인 중심이었던 프레임을 ‘블록체인’ 중심으로 이동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코인과 사람이 아닌, 블록체인과 사람을 잇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디어계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기도 하다. 증권사 광고지 수준에 머물러있는 블록체인 미디어계(界)에서 어떤 미디어로 정체성을 정립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어떤 암호화폐가 돈이 될지가 아닌 블록체인 흐름은 어떠한지, 블록체인이 바꿔 가는 우리의 삶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기사 콘텐츠가 필요한 때이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바, 이 미디어도 어쩌면 증권사 광고로 전락할지 모르겠다. 다만, 마지막 문장은 잊지 말기를 당부하며 본 사설을 마무리한다.

정말 문제는 비트코인이 아니다. 블록체인이다.

(BCW post 보도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