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일한다는 것

해외에서 일한다는 것

요근래 통화를 해보면

해외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개발자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온라인 게임사들의 불경기,

월급지급이 유예되거나, 프로젝트들이 접히거나

개발자들의 공감없이 기형적인 구조로 회사가 변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선택과 합의와는 별개로 진행되어가는 일들을 몇번 겪다보면

환멸을 느낄 만도 하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해 줘야 한다.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해한다.

해외에서 개발자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래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1). 적어도 한국어 외에 다른 하나의 외국어를 능숙히 구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2). 해당국가의 환경 또는 글로벌 환경에 대한 이해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3). 선진화된 개발 시스템을 체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위의 세가지는 그 동안 매우 큰 매력이 되었었고

해외에서 개발경험을 가진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지금도 그것은 아직 유효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처럼 해외에서 개발했다고 해서

무조건 대우 받는 그러한 시대는 지났다.

해외에서 개발경험을 가진 유능한 개발자가 종종 막연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가 있다.

그건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1). 해외에서 빅 프로젝트를 경험했다면 몰라도 해외의 온라인 게임개발 환경도 열악해졌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회사와 유명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해외에서 개발했다는 것 자체의 경쟁력은 과거처럼 대우받을 만한 무언가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글로벌 경기악화로 해외의 유명 개발사들도 통폐합되거나 구인 티오

가 작아져 과거와 달리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진 것이 현실이다.

2). 해외의 개발 포지션과 한국의 개발포지션이 다르다.

한국과 해외 둘 모두를 경험하고 둘 모두에 적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 인재라면 모를까

해외에서의 전문 인력이 한국에 오게되면 포지셔닝 되기에 마땅치 않은 경우들이 있다.

해외에서만 일할게 아니라면 한국에 와서도 일할 것이라면 그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과거에는 개발자가 해외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정점을 찍는 무엇이었다.

그리고 그가 한국에 돌아오면 쌍수를 벌려 환영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달라졌다. 해외에서 어풀들만 만들다가 온 개발자가 가진 경쟁력은

언어를 구사하고 해외 문화를 안다는 것 뿐이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어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해외에 진출하겠다! 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해외로 진출한다는 것은 좋지만 야무지게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뚜렷하게 두어야 할 것이다.

가끔 보면, 해외진출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1년쯤 언어공부를 하겠다는 개발자들이 있는데

그건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 1년이면 게임 계에서는 녹이 슬어서 부식될만한 시간이다.

당연히 해외진출 전에 언어는 습득해 놓아야 할텐데 어떻게 습득해야 하는가?

짬짬히 시간 날 때, 주말에, 출근하면서, 퇴근후에 공부를 해라.

우리나라 게임개발 문화상 쉽지 않은 일인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게 1년 쉬면서 언어공부 하겠다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일이다.

그리고 특히 해외파견 같은 것을 가게 되면 놀지 말고 언어라도 하나 제대로 습득해 두어라!

2~3년 해외근무에 언어 하나 습득한게 없다면, 그건 나가지 않은 만 못한 것이다.

당장은 몰라도 그게 언젠가 큰 재산이 될 것이다.

정리해서…

해외진출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분들에게 말씀드린다.

물론 해외에선 현재연봉보다 높게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봐야 거기 물가 생각하면 박봉일 것이다.

생각한 것 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높게 대우 받지도 않는 것이다.

정 해외에 나가고 싶다면 언어는 미리 습득해 놓아라, 그리고 가거 무엇을 할건지 어떤 포지션으로 일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해라… 기껏 준비하고서 해외나가서

이름 모를 회사의 이름 모를 어풀개발 프로젝트를 한다면,

차라리 한국에 있는 것이 더 나을 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