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라는 말이 유행을 했던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UCC를 올릴 수 있는 사이트인 유튜브는 어쩌면 가장 영향력 있는 동영상 매체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구글이 차단되어 있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유저가 직접 만드는 컨텐츠라는 것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여기에 대한 고민은 저로서는 상당히 오래된 것입니다.
1992년 ( 대학교 1학년 때입니다 ) 하이텔이라는 PC 통신을 처음 접했을 때의 놀라움은 정말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자유롭게 글을 읽고, 쓰고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해서 평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혁신적인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다른 이들이 쓴 글을 읽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처음인지라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사실 공개된 곳에 글을 쓴다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글짓기 대회나 백일장 등을 통해서 종종 글을 쓰기는 했지만, 바로 바로 반응이 오는 완전히 열린 공간에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민은 물론 지금까지 이십여년 간 계속됩니다. 가장 주요했던 고민은 항상 같았습니다. 바로 < 단번에 읽어지는 글 >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단번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혀지는 글이 있고, 그저 지루하거나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글이 있습니다. 물론 쉽게 읽어지는 글에 대한 의문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중학생 때 또는 고등학생 때의 정답은 < 지루한 것은 교과서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교과서가 아니다 > 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정답은 계속해서 바뀌었습니다. 한 때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습니다. 그리고 모짜르트와 베토벤의 차이에 주목했습니다. 보통 클래식 음악의 초보자들에게 많이 권해지는 음악이 모짜르트의 음악입니다. 그 이유는 듣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베토벤은 약간은 듣기가 불편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평론가는 이러한 차이가 둘의 작곡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모짜르트는 어떤 악상이 떠오르면 복잡한 고민이나 계산 없이 스스로가 자신의 곡에 감동을 해 가면서 쉬지 않고 단번에 끝을 맺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베토벤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고민을 하면서 곡을 썼고, 심지어는 발표하고 몇 년이 지난 곡을 다시 고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인터넷 상에서의 글 쓰기는 조금은 덜 완벽하지만, 쉽게 한 호흡으로 끝을 맺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자면 오랫동안 글이 머리 속에서 다듬어져야 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한 호흡으로 끝을 맺어야 읽는 이도 한 호흡으로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Amante De Solve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