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의 이유

in wtf •  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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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알맞은 긴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별것도 아닌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문제다.

첫째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스트레스였는데, 말복부터 가을 날씨처럼 별안간 선선해져서 해결.

둘째는 인간관계라고 해야 하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로 나뉘는데 ㅡ
온라인에서 'Sakashi Nakamoto'라는 닉을 썼는데 바꾸라는 압력을 수차례 받아서 바꾼 것.
왜 이런 닉을 썼느냐면, 강연에서 'Satoshi'를 'Sakashi'라고 말한 연사를 지금껏 두 명 봤다. (둘 다 명색이 교수) 한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Sakashi라고 하는 걸 보면 실수가 아닌 것 같은데, 그게 아주 재밌고 인상 깊어서 그때부터 채팅방에서 Sakashi Nakamoto라는 닉네임을 사용했었다.
나름대로 절정, 떡상을 염원한다는 의미부여도 하고, 현재의 코인 시장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것 같은 아이콘 Screenshot_2018-08-22-03-11-20-1.png 으로 자기들끼리 빨고 있는 상황을 표현했다. 재밌어 한 사람도 많았는데, 바꾸라고 강요한 사람이 음란마귀가 아닌지..암튼 이건 뭐 진짜 별거 아니니까 넘어가고.

원체 싸가지가 없는 나놈이 오프라인에서 착한 척을 하려니 스트레스받는다.
예의 바른 척 하지만, 난 굉장히 싸가지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저음의 목소리와 신경질적인 말투 때문에 원치 않는 오해를 사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냥 내 생각에도 나는 싸가지가 없는 것 같다.
정보가 곧 돈인데, 이걸 굳이 내 시간 빼가며 누군가와 나눠야 할 필요가 있나? 왜 맨날 나만 인사하나? 넌 인사할 줄 모르니? 나도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 얼굴 기억을 잘 못 하는데, 나보다 더 심한 사람인가? 알아봤자 쓸모없는 인간인 게 들통나서 쌩까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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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냥 나도 쌩까려고. 이런 스트레스 주는 사람은 알아도 별로 득 될 게 없거든. 했는데 아는 얼굴인데 그래도 인사는 해야지...난 인사성은 바르니까.

또 요즘은 사기꾼들에게도 블루오션인 게 어설픈 사기꾼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독대로 조금만 대화해보면 딱 사이즈 나오는데 언제까지 구라를 칠 건지. 얄팍한 사기를 처먹을래도 빌드업을 충실히 해야 하는데 빨리 해 처먹고 싶어서 서두르면 결국 밥그릇을 걷어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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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티 안 나는 법 학원이라도 끊고 오든가
어떻게 보면 이 바닥이 죄다 사기꾼 새끼들만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셋째는 스팀잇에 글을 쓰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별것도 아닌 글을 쓰는데 3~4시간이 걸려서 후기거리는 쌓이기만 하고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왜 그런가 며칠을 생각해봤다.
그리고 답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글'을 쓰려고 하니 오래 걸리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 내가 스팀잇을 시작한 이유는 솔직히 말해 정말 속물 같지만, 밋업 후기를 쓰고 다니며 바운티(?)나 VIP 초대를 받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보상으로 돈도 벌면 더 좋고.

근데 이 고민은 내 스팀잇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해결됐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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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인사 첫 글에만 댓글이 여러 개 달리고 끝.
주변에 스팀잇 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누가 검색해서 찾아보러 올 거라고 생각하지 말란다. 자기가 자기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니며 보팅하고 영업을 해야 한다고.

오글거려서 의미 없는 좋아요나 댓글 쓰기는 못 하겠다. 남의 글은 읽지도 않으면서 내 글만 읽어달란 건 이기적이지만, 뻔히 글도 안 읽고 쓴 것 같은 댓글들을 보면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가 깜냥도 안 되면서 뭔가를 하려고 하니까 그런 거였다.

DAG알고리즘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어 검색하다가 스팀잇에서 굉장히 정리가 잘된 글을 봤는데 4보팅에 0댓글이었다.ㅋㅋㅋㅋㅋㅋ 기가 막힐 일이지.

내가 스팀잇을 가입만 하고 그동안 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그때 대세글을 봤는데 그냥 예쁜 여자 사진이 맨 위에 있고 그 사진 단 한 장에 보팅이 오조오억만개인 걸 보고 어이가 없어서였다. 1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나? 이게 스팀잇의 시스템이라면 나는 도태되겠지.

그리고 누굴 보여줄 요량으로 존댓말로 글을 쓰다 보니 무척 어색했다. 난 인터넷에 그렇게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 이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그래도 겸손한 '컨셉'은 유지하고 싶으니까.

스팀잇에 글 몇 개 써보지도 않고 너무 이른 회의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근데 이 싸이월드 미니홈피보다 못한 에디터는 너무하다 진짜.

예전에 이런 거 하려고 책으로 공부한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그게 바로 미투데이였다. 트위터는 익숙하게 하고 있었으면서도 미투데이는 책으로 배웠었다. (그딴 책을 돈 주고 샀었다.)
근데 미투데이는 망했다. 그리고 나는 요즘 스팀잇을 책보고 공부한다. ㅋ

이 글 나중에 못 지우게 되면 이불킥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7일 지난 글은 보팅해도 보상이 없다니 이 무슨.. 스팀잇 신도들한테 칼 맞을지도 모르지만, 이거 하나만으로도 스팀잇을 쓰지 말아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그래도 블록체인 관련 글을 쓰고, 정보를 얻으려면 스팀잇이 제격인 것 같아 이왕 스팀잇 시작한 거 당분간 계속 써보련다.

포레스팅이 나올 때까지!
(자연스럽게 다음 글은 포레스팅 밋업 후기로)

p.s. 현재 시각 새벽 4시 10분 비몽사몽 잠결에 썼습니다. 스티미언 여러분 저를 해치지 마라주세요.

#한글 #태그도 #안되는 #스팀잇 #평생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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