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고 있다 / 김숙희]
싸르락 싸르락
산비알 짙푸른 바람소리에
때죽나무 꽃등을 내걸고
샛바람 건듯 걸음이
넌출넌출 숲을 헤치고 있다
강변의 갈대
하얀 갈증을 애써 외섬에 유배시키려다
흐르는 강줄기에
굽이굽이 타는 가슴을 씻어 내고 있다
큰유리새 한마리
휘리 휘리리리
오뉴월 더 높은 공중을 쪼는 하오
인동초 타는 마음은 검은 숲으로 떠나고
산바우 넙적한 등판은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다
툭
절명하는 때죽나무 꽃송이
하얀 가슴위로
침묵하던 지평선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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