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in zzan •  7 months ago  (edited)

이왕이면/cjsdns

요즘 누굴 보면 속이 터진다.
이사 온 지 알마 안 되는 사람이 잘하겠다고 해서, 못 미더워도 마땅히 할 사람도 없고 해서 그래 믿어보자 해서 동네 반장을 맡겼더니 그만 욕심 많은 동화 속 여시 같은 마누라에 꼬임에 할 일을 안 하고 오히려 거꾸로 했다.

그래 놓고는 들통이 날쌔라 잘했다고 뽐내며 만나는 사람마다 막걸리로 흥을 올려주며 차기 이장은 내가 할 게로 여론몰이를 겨울산 토끼몰이하듯 하여 결국 나라 대통령보다 더 권한이 센 이장이 되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는 좋았다.
천하제일은 아니라도 인근 면, 아니 우리 면에서라도 일 잘하는 이장이 먼 좋겠는데 시골 이장 보기를 도시 통장 보듯 하니 대부분이 농민인 주민들은 원성이 자자하다.

결국은 이장 믿다가는 올해도 농사 망친다며 바쁜 일 미루며 면으로 직접 뛰어다니게 되니 이장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차라리 없으면 새로 뽑기라도 할 텐데 그것도 쉽지 않은 일 타들어가는 건 가뭄에 그 속이 아니라 내속이다.

그래도 희망하나 이제나 저제나 하는데 기대은 쩔룩거리는 내 다리가 말짱해져서 똑바로 걷기를 바라는 것보다 더 어려울듯하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 다리도 고친다던데 이장의 심보는 고칠 수도 없다.

그래 생각이 들기를 이장은 이왕이면 동네 왕이 아니라 말 그대로 동네 일꾼을 뽑는 일이니 농사꾼으로 농사도 지어보고 농사물정을 아는 사람으로 뽑아야지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럴수록 사람들이 동네일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동네일보다는 자기 일에만 매몰되어 가고 참여를 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렇게 되면 풍년도 흉년이나 다름없고 흉년도 미안한지도 모르고 또 넘실거리며 동네를 기웃거린다.

이래저래 힘든 건 농민이다.
이럴 땐 나라라도 제대로 잘 나가야 할 텐데 요즘 돌아가는 거 보면 시골 작은 동네나 나라나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고 보면 나도 할 일을 제대로 못해 젊은 친구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동네 이장이든 군수든 대통령이든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로 잘 뽑아야 한다. 잘 뽑으려면 참여를 해야 한다.
이왕이면 이왕이면 우리들의 왕을 뽑지 말고 우리들의 일꾼을 뽑아야 한다.
이왕이면 행복하게 살아야 하니까.

감사합니다.

2024/04/18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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