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출산'이라니...

'살인 출산'이라니.../cjsdns

책 제목만 놓고 보면 가히 혐오 만점 공포 만점 접근하기 어려운 책이다.
이런 책을 누가 읽겠어할 만하다.
그러나 이 책을 쓴 소설가가 무라타 사야카는 일본의 저출산 대책 관련 문제를 공론화하는 공로를 인정하여 상을 받았다기에 도대체 뭔 소설이야 하고 거북스러움을 참아가며 들었다.

그러나 역겨움은 금세 토하지 않을 정도로 가라앉아 차분하게 들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공포심은 덜했고 작가의 상상력이 무조건 나쁘게만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포기하고 세월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살지만 한때는 나도 저출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건 내 자식들이 저출산 대열에 적극 이바지를 하는데 할 말이 없는 것이고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내가 일찍이 공부한 내용이 인간들 사회에서도 실현되는구나 싶어 내가 떠든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는데 이르렀다.

사료에 대한 공부를 하다 알게 된 것인데 생명을 가지고 있는 모든 동식물은 생육환경이 좋아지면 후손을 남기려 노력하기보다는 스스로가 더 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나 유전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단다.
그러니 인간도 생활환경이 좋아질수록 후손을 남기려는 것보다는 스스로가 더욱 오래 살려고 하는 것에 그 어느 동식물보다도 적극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 보니 잘살게 될수록 출산율은 떨어지고 노인들은 늘어나는 것이다.
실상이 그렇다 보니 살인 출산이라는 소설이 등장하게 된 것 같다.
열명을 출산하면 한 명을 죽일 수 있는 권리, 그러니 누군가를 어떤 이유에서든지 죽이고 싶다는 살의가 있다면 열명을 출산하면 된다.

여기서는 난자 여자 구별이 없다.
남자도 자궁 이식을 통해 출산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다.
다시 말해 출산이 여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누군가 출산을 열명 하고 죽일 사람을 지명하면 지명당한 사람은 욕되기보다는 영광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이다.

제목으로만 보면 경악할 것이나 읽어 보면 들어 보면 음미해 볼 건더기가 있어 보인다.

내 나름으로는 이란 생각을 해봤다.

살의를 품었다 해도 죽일 수 있는 권리를 갖는 데는 10명을 출산해야 하니 최소 10년이 상 걸린다는 것이다.
진행 중간에 사산아가 있으면 제외되니 그것은 출산 인원에 반영이 안 되니 10명의 아이를 키워내려면 생명 존중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살인의 대한 마음이 희석되거나 사라질 것이라 본다.
예를 들어 죽기를 각오하고 다시 말해서 자살하겠다고 생각하고 생명보험을 들었어도 만 2년이 지난 후 자살을 하면, 자살자에게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도 그 조항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죽을 각오를 하고 보험을 들어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2년 전에 죽을 각오는 사라지고 더욱 열심히 살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이며 환경도 그렇게 변화된다는 통계적 이유나 근거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은 100년 후 세상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인데 듣다 보니 그렇게 안된다는 보장도 없어 보인다.
막말로 로봇과 사는 것보다는 센터 아이라 해도 인간과 사는 것이 낫지 싶고 그런 아이들이 더욱 따스한 인간애를 갖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하튼 소설에서 보면 성은 출산에서 완전 해방 된 거 같고 또 다른 삶의 도구나 목적이 된 거 같이도 보인다.

한편 생각하면 작가는 요즘의 성에대한 자유분방함을 꼬집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출산과 성의 분리 혹은 상반되는 생명의 고귀함을 찾고자 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저출산이 심각해지다 보니 이런 소설도 있네 싶으나 분명 지금의 세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있어 보인다.
줄이며 하고 싶은 말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출판된 책이 19금이라는데 내용은 제목처럼 그렇게 살벌하거나 비교육적이고 포악하지 않다는 나 나름의 생각이다.

감사합니다.

2024/09/24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