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닭이 운다.

in zzan •  2 years ago  (edited)

첫닭이 운다./

첫닭이 운다.
새날이 밝아온다고 목청껏 운다.
해뜨기 한 시간 반쯤 전에 운다는 첫닭
그 첫닭이 운다.

첫닭 울고 30분쯤 후에 운다는 두 번째 울음 아직이다.
그냥 지나치는 차는 방금 지나갔다.
서둘러 가는 폼이 춘천 역에서 출근시간 대기하러 가는가 보다

청평역 첫차도 서울행이 먼저가 아니라 춘천행이 먼저다.
첫차는 아직 전이다.
춘천행 첫차는 5시 29분이고
서울행 첫차는 5시 38분이다.

이 한겨울에 첫차 타는 손님이 있을까 싶은데
부지런히 역을 향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시골에 겨울밤은 더 길고 깊어 아직 한밤중이지 싶은데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듯하다.
허긴 수도권이고 전철 생활권이니 시골에 살아도 제대로
시골 냄새를 풍기지 못하며 사는 사람 한둘이 아니리라

두 번째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
첫닭이 5시 10분쯤 울었으니 5시 반이 넘어간다는 것 같다.
서울행 첫차가 지나갈 때가 됐다는 이야기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된다.
서울행 열차가 들어와 잠시 멈추고는 떠난다.
비로소 청평에 아침이 시작된 느낌이다.

느티나무 주변 도로에 주차된 대형 트럭 시동이 걸린다.
생각보다 일찍 시동을 거는데 멀리 일을 나가는 모양이다.
다른 때는 7시가 될 때 시동을 걸고 움직이던데 오늘은 웬일이지 궁금하니 물어볼까

트럭 시동을 걸어놓고 워밍업을 하느라 차 안이 따듯한 타고 나온 승용차에서 기다리는 거 같아 다가가니 문을 열며 인사를 한다.
안면이 있기에 그렇다.
오늘 어디 멀리 일 가나 봐요 하니 그렇단다.
그런데 뭔가를 먹는데 보니 빵과 우유다.
많이 익숙한 모습으로 불쑥 옛날 생각이 난다.
그래, 우리의 젊은이들은 이렇게 열심히 산다.
고맙기도 하고 한편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공원 옆으로 새로 난 길 끝까지 갔다 오니 트럭이 출발을 한다.
시골 겨울은 새벽 5시 50분이면 한밤중이나 마찬가지인데
집채만 한 25톤 화물차를 끌고 나간다.
부디 무사히 다녀오고 인생 또한 성공하기를 바란다.
저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모두 잘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일찍 나와 걷다 보니 보고 느끼는 게 새롭기도 하다.
늘 궁금했던 첫닭 우는 시간도 오늘 자세히 알았다.

첫닭 우는 시간은 해뜨기 약 1시간 30분 전이고 그다음부터는 30분 간격이란다.
이것을 안 것만 해도 올 큰 소득이다.
머리가 아닌 손안에 들고 있는 지식이 참 좋다.
오늘도 좋은 날이다.

스티미언 여러분 스팀으로 모두 성공하는 그런 날을 기원하며...

2023/01/06
천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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