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이야기

in zzan •  4 months ago 

그때 그 이야기/cjsdns

따져보니 48년이나 되었다.
103 보충대를 낯선 동네 지나는 나그네처럼
어정쩡하게 삼사일 묵어
양 떼몰이 하듯 몰아가는 몰이꾼에게 몰려 간 곳이 소양댐 선착장이다.

배를 타고 간다는 말에 일말에 설렘은 사치였다.
콜타르를 칠한 것처럼 시커면 배로 양떼몰이는 시작되었고
창문도 없는 잠수함 같은 배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어디론가로 향했다.

지루하기가 씹던 껌 또 씹어대는 시간쯤 달려 도착한 선착장
내리자마자 일어서지도 못하게 하고 따불백 멘 채 뒤뚱거리는 오리로 둔갑시켜
한참을 몰려가니 닷지라고 하는 허름한 자동차가 기다렸다.

아마 11월 첫날이나 10월 마지막 날이었지
낙엽진 나무들보다 더 헐 거 벗은 거 같은 다 낡은 카키복 군인들이
군가를 부르며 지나가는 모습은 그나마 남아있던 청춘은 침몰되고
저당 잡힌 채 3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서늘하다.
그랬던 기억이 그것만 빼어 놓고는 인생의 초록 칠하기였다.
그곳도 젊음이 있었고 꿈이 서려있는 곳이었다.
그때 그 꿈으로 아직도 산다는 게 좋다.
그렇기는 한데 그걸 어떻게 써야 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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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군대를 무사히 마치고 오늘날 이렇게 멋지게 지내시는군요.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