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 최대의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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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의 친정이었던 풍산 홍씨 가문은 자신들의 사위인 사도세자와 척을 졌다.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 홍봉한은 처음에는 사도세자를 감싸는 편이었지만 임금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하자 태도를 바꾸어 사도세자의 죽음을 막지 않았고 오히려 앞장서 임금의 처분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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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한의 경우는 사도세자에 대한 임금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사도세자의 광증과 일탈 또한 도를 넘어서면서 세손이라도 구해 보겠다는 쪽으로 행동에 나선 걸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봉한의 이복 동생 홍인한은 후일 정조가 되는 사도세자의 아들에게도 지극히 냉정하게 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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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즉위 후 ‘명의록’을 편찬하면서 편집을 맡은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랏일 가운데 역적을 토벌하는 것보다 더 큰일이 무엇이겠으며, 역적 가운데 대리청정할 때의 역적들보다 더 심한 자가 누가 있겠는가. 생각하자니 모골이 송연하고 기억하자니 담이 떨린다. 세월이 점차 오래됨에 따라 사대부들이 이 일을 잊고 있다. 이대로 나아간다면 안면을 점차 바꾸는 자들이 몰래 역적들을 옹호해서 승리를 다투려 할 지 어찌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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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맺힌 한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대리청정할 때의 역적’들이라 함은 나이 든 영조가 손자에게 대리청정을 시키려 할 때 그를 반대하고 세손을 핍박했던 홍인한, 정후겸 일파를 일컫는 말이었다. 1775년 여든 둘의 노쇠한 영조는 세손에게 대리청정을 시키려 한다. 영조의 새 왕비였던 정순왕후 김씨 일족과 결탁해 있던 홍인한 정후겸 일파는 이에 대놓고 반대한다. 세손을 왕위에 앉힐 가능성을 봉쇄하려는 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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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와 홍인한의 대화다. “세손이 사색당파를 아는가. 나랏일과 조정에 대해 아는가. 이조와 병조를 누구에게 맡길지 알겠는가.” 영조는 “미진하지만 차차 알아가시지 않겠습니까.” 정도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또 그것이 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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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홍인한의 대답은 야멸차고도 잔인했다. “세손이 사색 당파를 알 필요도 없고, 이조와 병조를 누구에게 맡길지 알 필요도 없으며, 장차 조정과 나랏일에 대해 알 필요도 없습니다.” 나이 여든 둘, 손자에게 희망을 건 늙은 임금에게 “네 손자는 끝났다.”라고 말하는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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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망언을 듣고도 세손은 대놓고 맞서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물러선 그는 홍국영과 서명선을 움직였고 서명선은 이렇게 부르짖게 된다. “세손이 정치를 알 필요가 없다면 대관절 누가 알아야 한단 말입니까. 군신의 예의가 이토록 어지러워진 것은 홍인한의 탓입니다. 이런 무엄하고 방자한 자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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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한은 자신의 수하인 심상운을 움직여 이에 맞서게 한다. 홍인한의 일파인 정후겸은 “세손은 글이나 읽으면 됩니다.”하고 내놓고 폄하했고 심상운은 심지어 이렇게까지 긁어 댔다. “세손으로부터 나오는 말은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세손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 그러나 영조는 마지막 기력을 다해 심상운을 처벌하고 세손에게 힘을 실어 줌으로써 그의 파란 많은 인생의 유종의 미를 이룬다. 죽기 석 달 전 영조는 노구를 이끌고 대리청정 의식을 직접 주관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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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가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홍인한 정후겸 일파는 세손을 몰아내려 기를 썼고 즉위한 이후에도 자객까지 동원한 정조 시해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정조가 치를 떨었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세손은 사색당파를 알 필요도 없고, 이조와 병조를 누구에게 맡길지, 조정과 나랏일이 무엇인지 알 필요도 없다”고 한 홍인한의 망언은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회자된다. "저런 미친 역적놈들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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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홍인한이 사사되었을 때는 사람들이 그 망령되고 사악한 입에 사약이 너무 늦게 들어간 것이 아쉬울 뿐이라며 기뻐하였다. 전라 감사를 지낼 때 탐학이 심하여 도 사람들이 그 고기를 씹고 싶어한다고 했을 정도였던 홍인한은 조선 왕조 최대의 망언이라 할 “불필지지설(三不必知之說)”의 주인공으로 역사에 기록된다. 전라도의 한 선비가 홍인한 일파의 몰락을 바라보며 지은 시가 전한다. 역시 작자는 미상이다. 사진은 페북 오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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憫警䤋著勿建道 민경욱저물건도
번민과 놀람으로 샛노란 얼굴 드러난다. 왕도(道) 세울 생각 말라니.
恣悍黨悰刺邏孤 자한당종자라고
방자하고 사나운 무리 헐뜯기 즐겨 외로운 고아(세손을 이름) 에워싸니
慨訴理奏絶臺擾 개소리주절대요
분개하여 이치를 하소연하는 상소 끊기고 궁궐은 흔들리네
歪多而眸恙咽槁 왜다이모양인고
비틀린 것 하도 많아 눈동자는 근심에 젖고 목구멍은 마르는구나
참,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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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해 버릴 수도 없고 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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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너무 아름답사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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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아니옵니다만.... 감사합니다 넙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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