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춥다, 기운을 보니 영하 15도
겨울은 겨울이다.
토마스 하디'의 환상을 좇는 여인의 가슴이 이리 추웠을까 싶게 춥다.
듣다 보니 너무 허망하고 어이없고 희망이 없는 이야기에 더욱 추웠다.
그 소설 주인공 여자인 엘리에게 또한 그가 사모한 시인 로봇 트리 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죽기는 왜 죽어였다.
삶의 대한 욕구가 어느 미친놈처럼 뻔뻔할 정도는 아니라 해도 그렇지 그 정도로 죽기는 왜 죽니 싶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름 사람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가입장에서는 독자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는 있는 것이다.
죽음으로 고통을 탈피하는 것보다는 현실에 부딪쳐 가면서 새로운 예술, 작품을 창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불행은 불행을 낳기 쉽다.
로봇 트리 위에 죽음은 한 번도 본적이 없이 사랑에 빠진 엘리를 죽게 했다.
그 죽음보다 무서운 이야기는 엘리의 유품에서 발견한 죽은 자의 머리카락과 사진이다.
남편은 죽은 자의 사진에서 아이와 많이 닮은듯한 분위기를 느끼는데 이건 또 다른 비극을 암사 하는 거 같아서 오늘 같은 추위만큼이나 싫었다.
그 속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죽기는 왜 죽어 그냥 살아가면서 사랑을 하지, 누구는 사랑을 빌미로 사기 결혼에 재산까지 쪽 빨아먹고 사내 버리기를 우습게 하는 주인공도 있던데 말이다.
사실 어떤 게 더 막장인지 모르겠다.
추잡하면 막장이고 고상하면 에술인 것인지 모르나 다 거기서 거기 같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를 그려 보는 게 더 좋을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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