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소공원)-4 1275봉, 촛대바위

설악산 공룡능선(소공원)-4 1275봉, 촛대바위

설악산은 신이 빚은 최고의 예술품이다. 인간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신의 경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수 백 만년 변하지 않는 진정한 미(美)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다.

행복한 눈물

예전 스페인에 여행 갔을 때 이제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만화 같은 그림 “행복한 눈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입장료가 무려 100불이나 되었지만 우리 부부 외 여행객 전부가 그 그림을 보기 위해 거금을 지불했다. 도대체 스페인에 와서 스페인 출신도 아닌 미국사람이 그린 만화를 왜 보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1000만 달러에 거래되었고 지금 안보면 도저히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기회라는 가이드의 감언이설에 속은 측면도 있었겠지만 아마 그들이 원했던 건 한국 돌아가서 세계에서 제일 비싼 그림을 직접 보고 왔다는 자랑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심지어 어떤 관광객은 자기는 이 그림 보러 이번 여행에 참가했다고 말하면서 마치 100불이 아까와 보지 않는 듯이 우리를 비꼬면서 경멸에 가득 찬 시선을 보내왔다. 그들이 전시장안에서 원본을 보고 얼마나 큰 감동을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시간 주변 거리를 사진에 담기 바빴다. 사진도 못 찍게 하는 전시장엘 100불을 지불하면서 들어 가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정말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찮은 인간의 지식으로 깔짝거린 예술품이란 게 어찌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비교나 할 수 있을 까? 산에 가면 무료로 언제든지 신이 우리에게 준 축복 같은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1275봉

공룡능선의 중간쯤에 위치한 높이 1275m의 봉우리로 두 번째로 높다. 봉우리 중에 가끔 산 높이로 이름이 지어진 봉우리가 있는데 얼마나 고심하다 지었을지 이해가 된다. 수많은 봉우리에 이름을 붙인다는 게 쉽지 않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촛대바위

미사일바위 남근바위라고도 하는 거대한 바위이다. 전국에 촛대바위라고 불리는 바위는 무수히 많다. 삐죽 솟은 바위는 거의 촛대바위라고 보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