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스압주의) 김영하 단편소설 총리뷰

in zzing •  3 years ago  (edited)

2주전 11월 2일에 김영하 소설책을 4권빌렸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있다. 나는 호기롭게도 "이걸 순식간에 다 읽고 리뷰를 써야징!😄"하고 생각했으나

결과적으로 반납할때까지 내가 본건 2권뿐이었다; 그날 총5권을 빌렸는데 나머지 한권은 한 일본작가의 <일하지 않습니다>. 읽다보니 나까지 기분이 칙칙해져서 30페이지 즈음에서 책을 덮었다.

현재는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의 매력에 흠뻑 젖은지라 그의 장편인 <검은꽃>과 <퀴즈쇼>는 빌렸으나 펼쳐보지도 않았다. 나 짧고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네?

그가 현재까지 낸 단편소설집 5권중에 3권을 읽은 셈. 내가 읽은건 <오직 두 사람>, <호출>,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읽은 순서가 이렇다.

나머지 단편소설집 2권까지 모두 읽어보고 나서 장편으로 넘어갈것인가? 글쎄. 그러나 요즘 오디오북도 종종 듣고, 유투브로 김영하님의 강연영상도 듣는 중인데 이런저런 것들을 모았다면 꽤나 많은 리뷰글들이 올라왔을 것 같다. 어쩌다 리뷰쓰는걸 게을리 하게 된건지.

그래서 짧게라도 모두 잊어버리기전에 리뷰를 써보려한다. 기억이 날려나;;

나무위키에서 이미지를 주워오는데 이미지가 다 깨졌네; 그래도 뭐... 없는것 보단 낫잖아요? 호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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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 읽은 단편집. 물론 그 앞전에 <살인자의 기억법>도 읽었지만 그 사이 작가분이 더 프로페셔널 해지신건지... 그때와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더욱 물이 오른 필력의 경지를 볼 수 있다.

ㆍ오직 두 사람
초장부터 깔고 들어가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전체 줄거리의 복선이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언어를 단 둘만 쓰게 되고, 그러다 남은 그 둘마저 싸워버려 영원히 잊혀지는 언어.

뜻밖에도 줄거리는 아버지와 딸의 집착적인 부성애와 과도한 마마걸로, 주인공인 딸은 아버지와의 그런 관계에서 더이상 도망칠 수도 없는 나약한 내면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이것은 순전히 나의 생각으로.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버틴 것이겠지만 내가 보기엔 나약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미 객관적인 판단을 잃어버린 선을 넘은 사생활 공유. 마지막에 이르러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에 홀로 남겨지는 딸의 참담함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중반부에 주인공이 자신과 같은 처지인 여자의 고민상담을 듣다가 흠칫하는 부분이 가장 압권. 이래서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알게모르게 싫어하게 되나보다.

그 누구보다 부모밑에서 발버둥치던 내가 이런 리뷰를 쓴다는것 자체가 참으로 요상하네; 너나 잘하세요 찡님.

ㆍ아이를 찾습니다
왜 상을 받았는지 알것 같달까. 초반부에 아이를 잃어버리는 씬은 솔직히 나도 한 아이의 엄마로써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남편에게 물어봤다.

아이를 3초만에 영원히 잃어버릴 수가 있는걸까?
당연하지. 1초만 눈을 떼도 사고나.
알겠어.

수긍하고 다시 소설속으로 풍덩했다. 이 소설의 갈등심화 부분은 그렇게 죽은줄만 알았던 아들이 십여년 후에 납치한 여자의 죽음으로 인해 경찰을 통해서 되돌아 온다는 것. 기가 막힌 것은 그 아이 하나를 찾기 위해 직장도 그만두고 집까지 팔아 전단지를 매일 뿌려대며 찾았는데 막상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자신들이 3살때부터 상상하던 훤칠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후덕하고 안경을 쓴 전혀 다른 아이.

그 사이 엄마도 미쳐버려서 아들이 돌아왔다고 해도 저런 아이는 우리 아들이 아니라며 받아들여주지 않고, 아이도 어려서 부터 납치당했어서 친부모에 대한 기억이 1도 없는데 왠 찢어지게 가난한 부부가 자신이 친부모라고 찾으니 어이없어하고. 아버지도 아이만 찾으면 정신병 도진 아내도 다 나을거라는 희망하나로 그 긴 세월을 버티며 살아왔는데. 막상 돌아온 아들을 보니 앞으로 미래에 어떻게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공사판에서 버티며 살아온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사춘기인 아들의 성격은 날로 삐뚤어지더니 급기야 전학온 학교에서 벽돌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내려찍고. 기어이 며칠 뒤에는 인근 야산에 어미가 죽어 시체가 되었다. 아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곳에서는 답이 없다하여 아들을 데리고 시골로 내려가지만, 오히려 사춘기의 절정인 아들을 더욱 사지로 내몬 꼴이 되어버림. 결국 가출한 아들. 아내도 아들도 없는 한적한 시골 작은 집에 농사짓고 사는 주인공. 물론 마지막에 또 반전이 한번 더 있다.

보통의 일반적인 드라마라면 사라진 아이를 되찾고 가족에게 행복이 찾아온다는 신데렐라적인 결말을 생각하는데 그러기엔 너무나 현실적인 김작가님. 특히나 3살 이후의 모습을 그래픽으로 잘생긴 귀한 얼굴로 묘사한 전단지를 만들던 부모도 휘청 하게 만든 돌아온 아들. 경상도 억쎈 억양 사투리 플러스 후덕해진 낯선 아들에 대한 묘사가 가장 흥미로웠다. 흔히 있을 법한 일이지만 또 흔하지 않은 스토리전개다. 좋아 좋아 아주 좋아(만족의 박수👏👏👏)

ㆍ인생의 원점
이 작가님은 항상 사람들에게 불행을 닥치는 걸 좋아하시는지. 아무튼 여기.. 또 몹시 슬프게 사는 여인이 등장한다. 결혼후 남편에게 맞고 사는 중인 한 여자. 그러다 우연히 동창이었던 남자 주인공과 맞닥 드린 그녀. 역시나 약간의 호감이 있는 상대와의 술자리는 잠자리까지 가기 마련인가.

금새 사이가 깊어진 둘은 내연관계를 이어가고, 그러다 어느날부터 주인공이 스토킹을 당한다. 뭐지... 싶어서 괜히 몸사리게 되는 주인공. 초반에 그 낯선 남자와의 만남부터가 임팩트가 쎘다. 남주는 조깅중인데 갑자기 그 남자가 보이지 않는 숲에서 몸을 날려 한방 먹이고는 '그러면 내가 미안해해야 하는건가?' 같은 빡치는 대답을 함.

대답부터 싸-한 느낌 감지하고 남주는 그날로부터 그녀에게서 잠수. 그러다 어느날 전화가 온다. 남편에게 그날도 피터지게 맞다가 이성을 잃고 죽여버렸다는것.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도와달라는 그녀. 뭐 뒤에는 이리저리 반전이 한번 있다. 너무 줄거리를 다 얘기하면;;; 재미가 없어지니 얘기는 여기까지.

결국 쫄보 남주는 멀리서 그녀를 지켜보며 내인생의 원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그녀를 돕겠다고 나섰다가 감방가고 빨간줄 그일뻔 한 것을 그녀를 돕지 않아 이렇게 멀쩡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안도는 내용... 어찌보면 이것도 참으로 현실적인 김작가님의 스토리. 하하하. 제목 적절함.

ㆍ옥수수와 나
이 단편은 이상 문학상을 받았다는 현란한 수식어가 있어서 약간 기대를 하고 보았다. 하하하. 내가 만약에 스팀잇을 알기 전이었다면 말도 안돼!!! 이렇게 생각했을텐데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 세상은 넓고 독특한 사람은 많은 법.

주인공 남주는 직업 소설가로 한 두편정도의 베스트 셀러를 쓴 이력이 있다. 웃긴건 전부인이 자신의 편집자라는 점이 독특한 설정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부인의 바람을 의심하고 있다.그리고 그의 친구들도 모두 바람을 피는 중이고. 마지막에 이 부인이 누구와 바람 중인지는 반전요소이므로 밝히지 않는다. 아무튼 그러고보면 부인이 바람을 피고있는건 확실했던 거군. 작가의 직감이란... 크

내용은 대충 이렇다. 출판사로부터 새로운 소설 집필에 대한 압박을 받던 주인공이 자신의 열렬한 팬을 자칭하는 사장의 호의로 미국에 한 아파트에 기거하며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의 뮤즈가 되어 준건 사장의 와이프.(묘사에 따르면 그 어떤 남자도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절세미모의 여인)

마지막에는 사장이 총을 들고 찾아와 이게 무슨 상식밖의 짓이냐며 쏠려고 총구를 겨누는 중에 자신의 소설을 자신있게 읽어보라며 넘기는 우리의 남주. 근데 소설이 전부 야설...(....) 뮤즈가 뮤즈했다; 거기다 덤으로 옆에서 "소설이 술술 읽히지 않아?"하며 한 술 더 뜨는 사장부인. 참으로 골때리는 여자. 물론 주인공은 더 미쳤다; 사흘밤낮을 잠을 자지 않고 섹스하고 글쓰고 섹스하고 글을 쓰며 한권을 완성하셨다고... 이거 혹시 김작가님 본인 얘기 아님? 하하하. 농담.

아무튼 미국까지 가는 이야기까지는 그럴듯 하나 침대에서 거사후에 바로 내려와 곧장 알몸으로 글을 술술써내려 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이 단편의 압권이다. 자신의 안에 불을 지핀 이 여자(ㅋㅋㅋ)덕분에 자신의 글빨은 신의 경지로 다다른거 같다며 자화자찬을 시종일관 멈추지 않는 우리의 남주여... 아무튼 끝은 인생존망이 되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우리 독자 모두가 잘 보았노라;;;

ㆍ슈트
이 단편은 읽고 나서도 내가 이해한게 맞는지 다시 한번 돌아가서 부분 부분 다시 되짚어 본 소설이다.

자신의 친아버지가 미국에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남자가 그 집에 찾아갔다가 재산은 못 건졌지만 쫙 빠진 슈트한벌은 멀끔히 차려입고 돌아왔다는 단편인데 이 슈트 한벌이 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아무튼. ㅋㅋㅋ 아니 단 한편이라도 섹스가 안 빠지면 얘기가 안되는거야????

나의 추측이 맞다면.... 자기 아버지의 섹파와 자고 온 아들. 뭐 그렇게 되시겠다;;; 쓰면서도 찝찝하냐. 나이차이 무엇;;; 이것이 바로 소설의 힘이다!!! 이건 딱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묘사부분이 없다.

김작가여~ 하고 싶은거 다 해
(어디서 많이 듣던 문구)

ㆍ최은지와 박인수
계산 100단 얌체 직원의 머리 돌아가는 소리를 다 읽는 우리 쏴장님. 곧 미혼모가 되는 자신의 여자직원의 대부가 되어달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도 허허 받아들이는 대인배. 나였으면 대부가 되어달라는 얘기 듣고는 개정색+썩쏘 날라갔음.

괜히 사내에 아기 아빠가 사장님라는 이상한 소문이 파다하게 돈다. 나였으면 소문의 근원지부터 파악했을 터. 주인공은 함부로 행동하거나 말하지 않고 묵묵히 사태를 지켜본다. 제목에서 부터 느낌이 오겠지만 미혼모 여자 이름이 최은지다. 박인수는 남주의 찐친으로 지금 병원에서 생사를 오락가락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친구. 하늘 나라 갈때가 되니 신기라도 있는건지 최은지 속내를 하나하나 친구에게 짚어준다. 물론 끝은 너무나 현실적인 결말이고 갑갑한 부분 없고 속시원한 단편이었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님은 진실을 다 알고 계셔 ㅋㅋㅋ 그리고 한국에 미혼모님들, 다들 코로나때문에 힘드실텐데... 힘내요!

ㆍ신의 장난
이것이 바로 뫼비우스의 띠라는 것인가; k-뫼비우스의 띠. 한 기업체에 면접을 보러왔다가 갑작스럽게 탈출방 같은 게임에 갇혀버린 남녀 4명. 서재 가득 셜록홈즈 소설이 꽂혀서 다 읽어보는 남자가 있고, 살아오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낱낱히 소리내어 고하며 이 방에서 어서 빠져나가길 기다리는 여자, 힘으로 문을 쳐대다보면 언젠가는 열릴거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남자, 그리고 사방이 온통 벽뿐인 방에서 혹여라고 남자들의 도구로 전략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여주인공. 이렇게 4명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의 노심초사를 헤아린건지 남자 두명 모두 거세를 당하는 일생일대의 아픔을 겪는 와중에 그들의 눈물겨운 방탈출은 소설 마지막까찌도 끝나지 않는다. 후반부에 마치 한 미국의 유명한 영화가 떠오르는 인터뷰 장면이 스치지만 그것도 깨고 보니 주인공의 꿈. (안습....) 영화제목이 기억안나네; 자신의 삶 자체가 연출이었던 건데... 아놔

이 소설집 전체에서 가장 갑갑하고 숨막히는 결말과 전개였다; 그 누구도 죽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고, 탈출의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드는. 마치 읽고 있는 나 자신이 방탈출 게임 중인듯 했다. 아놔. 갑갑해 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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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리뷰가 어마어마하게 길어질것 같은데 일단은 생각나는 것 까지는 써보겠다. 이어서 읽은 책이다. 그의 첫 단편집이라 그런지 배경은 삐삐가 한창 유행하던 1990년대가 배경이다.

ㆍ도마뱀
사체가 발견된 곳에 담배연기가 자욱했고 죽은 남자의 시체는 정액으로 범벅이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한 남자.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는 여주가 관심있어하는 남자다.

그 분위기 싸~한 남자가 선물해준 도마뱀 모형을 벽 한 귀퉁이에 걸어둔 여주인공. 어느날 부터인가 밤마다 그 도마뱀이 자신의 몸으로 기어오는 꿈을 연속으로 꾼다. 꿈에서 도마뱀이 사타구니 사이로 들어와 쾌락을 느끼는 도중에 어린 시절 가부장적인 엄마와 아빠의 힐난을 바로 코앞에서 듣는다. 여주는 그런 꿈을 연속으로 꾸는데. 아무래도 가부장적이고 억압되게 커온 여주인공이 일탈(?)을 하며 쾌감을 느끼는 내용인듯? 사실 1차원적인 해석밖에 못하겠다.

이걸 문학적으로 깊게 파고 들면 분명 그녀의 내면과 그녀가 기분 좋을때 마다 코앞에 나타나서 으레 화를 내는 엄마의 잔소리. 자신에게 도마뱀을 전해준 남자를 생각하는 심리. 이런 여러가지 것들이 뒤엉킨 소설이다. 첫 단편소설집, 첫 단편을 이런 파격작으로 시작한 것 자체가 김작가님의 ㅋㅋㅋ큰 포부를 ㅋㅋㅋㅋㅋ

ㆍ호출
나는 삐삐시절을 겪어보지 않아서(그 당시 내 나이 고작 초딩...)그런 갬성을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주인공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의 손에 삐삐를 쥐어주고는 '진동으로 맞춰놨어요!'하고 후다닥 지하철 목적지로 내려버리는 씬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 후로 그녀의 일상생활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도 소름이 돋아서 나도 한번 따라써봤다; 혹시 김영하 작가님 여장해보셨어요? 하하하. 여잘알. 소설중에 여자는 드라마에(영화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정사씬을 대타로 찍는 아주 몸이 훌륭한 여성으로 묘사된다. 촬영이 있기 3일전부터 속옷을 착용하지 않으며 몸에 속옷 눌린 자국을 없앤다는 디테일한 ㅋㅋㅋ표현과 자신에게 귀엽게도 삐삐를 주고 내린 남자를 생각하며 한번씩 그 검정색 투박한 삐삐를 내려다 보는 우물쭈물 어찌저찌 여자의 심리묘사까지... 아주 읽다보니 킹받네...어떻게 알았지! 바른대로 말하시지!! 여자지 너!!!!

물론 이 소설도 김작가 나름의 깨알반전은 있다. 이제는 이 분 소설에 깨알 반전 빠지면 섭섭할 지경!

ㆍ도드리
며칠전 내 일기에 썼던 단편이다. 그대로 긁어다 붙이겠다.

이번 단편은 한 음대에서 일어나는 삼각관계 사랑과 전쟁이야기였다. 작가는 이번에도 나를 보기좋게 헛다리 집게 했다. 어쩐지... 속임 당하지만 몇 년 후에 다시 책을 읽는다고 해도 둔탱이라 나는 또 모른다.

(훈남 선배 <=♡ 그녀 <=♡ 주인공. 삼각관계)결국 잘나가던 훈남 음대 선배의 앞길을 망친 범인은 그녀를 짝사랑 하던 주인공 본인이었다니. 그렇게 해서 썸인듯 아닌듯 묘한 둘 사이에서 그녀를 뺏은 주인공. 그녀와 섹파를 하며 몇 년간 지내다 결국 헤어지자고 한다. 그러나 작가도 이렇게 되면 주인공에게만 트로피를 안겨주는 꼴이라고 생각한건지. 약간의 트라우마를 만들어냈다.

그 학교에만 가면 본인이 장난을 쳐서 앞길을 막은 선배가 연주하던 악기소리 환청을 듣게 되어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결말로 소설은 끝났다. 주거니 받거니. 참으로 현실적인 결말.

ㆍ손
아놔. 남녀 사랑 이야기 인줄... 오랜만에 보는 여여다. 요 단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피아노를 치는 여주를 뒤에서 조정하는 또 하나의 손에 대한 묘사. 이거 영화 피아노인가 그 영화에 나오던거 생각나네. 여잘알 김작가님...(할많하않)

역시나 주인공. 비범한 인물이다. 손에 대한 집착을 시종일관 유지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는 킹받는다. 빼어지지 않는 반지를 빼기위해 자신의 손가락 뼈를 뿌셔뿌셔 뿌셔버린 여주. 그래. 피 한방울 튀기지 않으면 김영하가 아니다! 도장 쾅. ㅋㅋㅋ

ㆍ내 사랑 십자드라이버
제대로 살인자에게 감정이입하고 쓴 소설이다. 독백체부터다가 시종일관 껄렁껄렁 껄렁쇠더니 기어이 일을 저지르네. 그래도 나름대로 그자도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던 것을 보여주듯 불온한 가정환경을 묘사한다. 술집 어머니 밑에서 살며 몰래 취미로 기계조립을 하며 그 긴시간을 버텨낸 주인공의 모습.

자신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망설이는 가운데 툭하면 나오는 "나는 이마가 좁고 어깨가 구부러졌다"는 그 살인자의 독백 말투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듯하다. 바로 내가 자주 하는 말투인것. 약간 하던 일이나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으면 "내가 그렇지 뭐" 이런 말로 툭 뱉고는 현실회피하는 거 생각나서 뜨끔했다. 아몰랑 이런것.

신선했던 것은 제목에도 나오는 십자 드라이버. 꿈속에 나타난 좋아하는 여자의 몸에 있는 나사를 전부 해체해버리는 대목이 압권이다. 정말 그런 사람이 있을 것 만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 결국에는 진짜 살아있는 여자를 해체하긴 했지만 아마도 끝부분은 소설에는 없지만 경찰에 잡혀 감옥에서 썩을듯.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할 수도 있다. 그 단순한 것이 그 사람의 인생에 전부 일수도 있으니. 항상 남의 물건은 조심조심 다룹시다. 여러분.

ㆍ총
이 책을 보다가 권총의 모델명을 찾아 직접 이미지를 보며 상상할까...하다가 그냥 관뒀다. 뭘 보기 시작할때 검색을 하며 이미지를 찾기 시작하면 흐름이 끊길때가 있다. 탈영병에 관한 이야기로. 소설 중반부에 인질로 잡은 가족중에 고등학생 여자애의 눈을 바라보는 애틋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사랑했던 여자들의 눈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며 죽어가는 남주의 슬픈 사연이 있는 소설.

ㆍ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
일전에 알쓸신잡에서 화제가 된 동영상 클립이 있었다. 바로 김영하의 글이 수능문제에 지문으로 나왔는데 작가인 본인이 거부했다는 것. 그 당시에는 정확하게 어떤 소설에 어떤 부분이라는 것이 언급이 되지 않아 "대단하다..."이러고 휙 지나가고 말았으나 보고야 말았지.

일단 초장부터 내가 삼국지를 읽는 것인지 김작가의 글을 읽는 것인지 헷갈린다. 이미 여러차례 알쓸신잡에서 인증(쨔쟌)하긴 했지만 이정도로 역사에 대한 지식도 빠삭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해서 불의의 습격을 당한 기분?

나 원래 사람이름 잘 못외우고 한자 막 들어간 문장들 나오면 흐에에에에하며 오징어되는 양반임. but he is... 절대 못 지나치지. 읽는다. 호오라. 읽다보니 또 술술 읽힌다. 이런게 바로 필력의 정점이 아닐까 싶은 부분이다. 나 같은 퉁퉁이 눈조차도 삼국지가 그려지니 말이다. 한편의 게임같은 단편이다.

주인공 남주는 (이해하라, 나는 알다시피 사람이름은 잘 못외워서 남주인공=남주, 여주인공=여주 이렇게 퉁치고 있다. 아~까전부터) 자동차 판매원으로 한달에 1대정도만 팔고 출근후 게임하러 다시 귀가 그리고 퇴근하러 다시 출근하는 요상한 일상을 반복중이다. 물론 직장상사에게는 고객과의 중요한 미팅이 있다고 구라치고 말이다.

주인공과 함께 물아일체가 되어 삼국지 플레이에 흠뻑 빠져보시죠. 플레이중에 본인의 사적인 감정이 두루두루 들어가서 더 웃김. 관우... 그는 ... 크... 뒤돌아서면 가슴아픈 장군...이름만 들어도 슬프다. 관우여...

여러분 사실 이 소설은 실적압박에 지친 현대사회의 평범한 샐러리맨의 내적 갈등과 현실상황을 적절히 나타낸 수작입니다. 혹여 저의 리뷰를 읽고(길어서 누가 읽는데?) 착각하지 마시길...

ㆍ베를 가르다
소설속에 나오는 무당여자의 발에 대한 묘사가 참으로 아름다운 소설. 김작가님 굿하는 여자를 실제로도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이 소설은 읽은지 몇 주가 지났어서 그런지 딱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없는것 같다. 리뷰를 쓰려니 시작하니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보니... 그러나 그녀의 발을 씻겨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남주의 독백이 반복되서 기억은 나는 소설. 당시에 운동권 학생들의 일상이 그려진다.

ㆍ전태일과 쇼걸
이상하게 감정이입이 잘 안되던 소설. 아무래도 그 시대의 갬성을 잘 몰라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광주 비엔날레를 간다는 대목만이 현재는 기억에 남는다. 그곳도 코로나 끝나면 한번즈음 가보고 싶던 곳이라 반가웠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서 전시회 보러 뽈뽈 다녀야 할텐데 말이다.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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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리뷰를 찾다가 엄청난 내공의 책벌레님을 보게 되었다. 나보다 이 소설에 대한 해석이 훨~씬 탁월하심. 나는 초딩수준. 천권의 책이라니. 대단하다. 2~3일에 한편씩 본것을 리뷰하시는 듯. 대단. 나도 언제 저런 필력을 가져본단 말인가!!

ㆍ나는 아름답다
나체로 묶인 아내를 촬영한 사진을 로뎅 사진집에 끼워놓고 깜빡한 남주가 버스안에서 우연히 그 사진을 본 옆자리 여자와 이야기를 하며 친해지는 것을 시작. 섬에 도착한 둘은 다나이드라는 로뎅의 조각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별안간 그녀가 자신과 닮았다며 몸을 웅크리며 보여주는 장면을 보고 작품이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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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을 받는 여인치고는 너무나 아름답지 않냐는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다나이드는 지옥에서 채워지지 않는 독에 물을 연신 길어나르는 형벌을 받은 여자로. 여주는 본인과 다를바 없다며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달라고 부탁한다. 소설의 끝은 잔인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여자의 몸을 하나의 작품으로써 생각하다보면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한 전개.

ㆍ거울에 대한 명상
읽을 당시에는 뭐 이런 얘기가 다있냐며 찝찝한 단편이었으나 후일 알고보니 이것이 그의 첫단편이었다(느낌표 백만개)

외도중인 남주와 그의 아이를 3번이나 지운 상간녀.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그의 아내가 걱정되어 마지막 후반부에 둘만 갇힌 트렁크안에서 그녀를 죽이려 목조르는 부분이 이 소설의 절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역시나 작은 반전은 있는 소설. 결국 남자만 바보 만든건가? 그러나 그 남자 역시 두 여자를 취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그 트렁크 안에서 곧 죽겠지만... 죽기전에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을 알아버린 남주의 복잡한 속마음이 느껴진다.

상간녀에게 자신은 아내에게 헌신하고 있고 그 이유로 너를 1년에 3번만 너를 만났잖아!!하고 부부의 세계에서의 명대사 "사랑에 빠진게 죄는 아니잖아!!"대사를 연상케 하는 내로남불식의 대화도 볼만하다. 왠지 이 소설에서 나는 그의 아이를 3번이나 지운 여자에게 몰입되어 버렸다. 씁쓸하고 뒷맛이 쓰린 단편.

아마도 며칠뒤 혹은 몇 년후에 그 차를 폐차하며 두 사람은 발견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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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흡혈귀
작가 본인이 겪은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전개. 이런 도입방식의 "작가가 한 독자로부터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소설"이 한때는 유행했었다고 한다. 이제는 보기 힘든 스타일인데 김작가님이 한번 써보고 싶어서 집필했다는 소설.

자신의 남편이 흡혈귀인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는 독자의 편지를 작가와 같은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알 지 못하는 책이 없고, 관처럼 생긴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사랑과 행복에도 관심이 없고, 인생에 대한 회의감으로 똘똘 뭉친 남편을 의심하며 점차 흡혈귀로 완벽하게 단정지어 가는 과정이 볼만한 부분.

마늘과 십자가로는 퇴치못하는 요즘의 흡혈귀들. 후덜덜. ㅎㅎㅎ (농담이다.)

ㆍ사진관 살인사건
잘 써진 단편이다. TV로 방영해도 괜찮을 이야기. 한 사진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진사의 아내인 여주가 심문을 받는 장면이 묘사된다. 남주는 형사로써 이 모든 절차들에 이미 물려있다. 그러나 그녀를 관찰하는 매의 눈을 거둬들이지 않는 우리의 형사느님.

여자는 의심이 가는 사람이라며 자신과 썸타는 중인 한 남자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사진관 여주인장과 썸타던 남자는 소환되어 조사를 받고. 형사는 매의 눈으로 둘의 속내를 꿰뚫어 보려 한다.

남자는 여자가 사장대신에 사진을 인화하는걸 알고 은밀히 자신의 몸 부위를 풍경사진 중간에 찍어 끼워넣는 독특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결국 진범은 따로 있었지만 형사의 촉을 따라 사진관으로 가본 형사는 그 둘의 내연관계를 포착한다. 인화된 사진에 써있던 사랑고백도 사실은 진짜였던것. 중간부분에 형사 본인의 부인이 한 외도도 나온다. 아무래도 그는 사진관 여주인의 모습에 부인을 대입시킨것은 아닐련지.

마지막에 과도로 부인이 자신의 살을 모두 벗겨내는 꿈을 꾸는 형사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ㆍ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소설제목으로 매우 독특한 제목이다. 일부러 그랬다면 나이스하게도 이 책 제목을 한번 보고나면 잘 잊히지 않는다. 내용또한 제목에 잘 맞는다.

면도날이 부러져 반밖에 면도를 못한 남주가 고장난 엘리베이터를 욕하며 계단으로 내려가던중 5층과 6층사이에 낀 남자와 여자를 보게 된다. 그러나 당시에는 삐삐시절. 폰이 없던 남주는 출근버스를 기다리는 줄에서 행인들에게 폰을 빌려보지만 다들 주기 싫어함.

엎친데 덮친격으로 버스를 탔는데 지갑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기사와 옥신각신 다투는 중에 정면에서 오는 트럭을 기사가 보지 못하고 큰 사고가 나버린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남주는 다른 버스에 올라타지만 거기서 본의아니게 치한으로 오해받는다.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분위기 싸-해진거 느끼고 그냥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버린다.

아침에 중요한 미팅이 있지만 어쩌랴 돈도 없고 폰도 없고 꼴은 엉망인데 하며 걷다가 회사의 삐삐호출을 보고 부리나케 걸어서 30분 거리의 회사를 전력질주한다.헉헉 거리며 출근시간이 한참 지난후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탄 그. 그러나 한시도 쉬지 않고 머피의 법칙이 발동된다. 이번에는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갇혀있던 여자를 본인이 몸으로 문을 수동으로 열어서 올라가게 해준 뒤에 구조요청을 부탁했건만, 그녀는 몇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부들부들) 그러다 드디어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에 의해 구출되고 회의를 하러(ㅋㅋ) 올라갔는데 형색이 말이 아니다. 구두도 엘리베이터에 두고 와서 양말바람. 엘리베이터에서 구출되며 양복 앞쪽에 잔뜩 기름때가 묻어버린 모습.

그래도 굳건히 화장지 절약안에 대해 발표한다. 그가 어떤 사정이 있는지 그러거나 말거나 사장은 영 탐탁치 않다며 다시 조사하라고 하고 회의를 끝낸다(주인공 안습 ㅠㅠ) 이리저리 한 남자의 재수 옴붙은 하루를 그린 작품으로 시종일관 그의 생각끝에 "그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하며 본인도 그 사람 못지 않게 지못미인데 재빨리 구조요청을 못해 그가 생사를 오갈까봐 걱정한다.

마지막까지도 그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병원으로 갔는지 1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나온다. 아마도 우리 아파트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고 경비원이 어리둥절 했다면 나의 분노(크화아아아앙)을 샀을지도 모르겠다. 경비원 비난발언은 아니고, 그래도 아파트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ㅠㅠ(너무행...) 물론 소심한 내가 그래봤자 "헐.."한마디 던지고 말꺼라는걸 잘 알지만.

ㆍ당신의 나무
이 단편은 진즉에 팟캐스트를 통해서 작가본인의 낭독으로 들어본 적이 있다. 사실 읽는 중반부까지도 기억이 날듯 말듯 하다가 나무가 앙코르 사원의 부처의 얼굴을 부서뜨리며 자라난다는 대목에서 아항!하였다.

주인공은 심리상담사이고, 그는 내담자와 상담규칙을 어기고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는 나비효과를 믿는 사람으로 부엌에서 난 그릇의 달그락 소리가 가져온 불행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10m로 훌쩍 커버린 나무가 처음에 하나의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계속 생각한다. 본인의 머리에도 씨앗이 자라고 있다고 믿는 남주.

그가 어쩌다가 앙코르로 오게 되었는지 중간과정은 어쨌건 그 첫 시작은 작은 씨앗처럼 부엌에 그릇이 달칵 거리는 소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끝은 또 지못미이지만... 독특한 앙코르 유적의 모습과 내담자와 깊어지는 남주의 심리가 볼만하다.

ㆍ피뢰침
이것도 이전에 낭독으로 들어본 적이있다. 여지껏 한번도 본적 없는 특이한 소설. 벼락을 맞으러 다니는 동호회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역시나 어린시절 벼락을 맞은 기억이 있어서 그들의 행동에 왠지 모를 동질감 비슷한걸 느끼는듯.

카페지기인 J에게 호감을 느끼는 와중에 번개를 맞으러 간 그들의 상황이 자못 비장하다. 재미로 한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생각을 했을까? 번개 맞으러 다니는 동호회. 아. 진짜 있을까 싶어서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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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현실에는 없는 동호회군. 카페도 없고. 참 재밌는 소설이다. 두번째 봐도 흥미로워.

ㆍ비상구
작가가 어디에 내놓을 생각없이 마구 휘갈긴 소설이라고 한다. 그 말도 이해가 되는 이유가 정말로 진심을 다해(?) 휘갈겨(ㅋㅋㅋ)쓴 것 같은 거친 말투와 그네의 인생들에 관한 이야기다. 전형적인 한국의 C8이 난무하는 상스런 영화의 전개 그자체다.

남주는 가출하고 삐끼(요즘은 사라짐)와 퍽치기(돈 좀 있어보이는 아재를 각목 같은걸로 기절시키고 지갑을 터는것) 같은 걸로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날라리이고 여주는 2차까지 나가는 술집여자이다. 그녀의 자궁쪽에는 화살표 문신이 있는데 화살의 끝부분이 아래로 향해 있고 약간의 뱃살로 인해 화살이 구불구불하다고 한다. 너무나 리얼한걸? 문신잘아는 김작가님.

나는 읽으면서도 주인공 커플이 최소 25살 이상이라고 생각했건만 소설을 다 읽고보니 그들은 21살(으악) 너무 어려...(오 하느님 맙소샄ㅋㅋ) 내 딸은 정말... 그러면 안될텐데🥺

갑자기 근심이 쌓인 찡이 되어버렸다. 전개는 몰입감 최고조로. 거의 영화다. 나 이런거 어디서 봤더라ㅋㅋㅋ 싶은 부분이 꽤나 나오는데 필력이 쩔어서 모든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막사는 인생답게 결말도 경찰이 들이닥치며 모텔방 창문을 깨고 지붕으로 달아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아마도. 안 붙잡혔다면 어찌저찌 잘 살겠지? 하... 내 딸은 그러면 안될텐데🥺 ..(갑자기 딸아이의 엄마로써 몹시 슬퍼진 ... )

ㆍ고압선
여자를 사랑하면 본인이 사라져버린다는 이야기. 작가 후기를 보니 투명인간 같은것을 소재로 써보고 싶었다고(ㅋㅋㅋ번개 동호회에 양아치 인생, 흡혈귀 거기다 이젠 투명인간까지. 마블은 김영하를 적극적으로다가 작가로 섭외하라!!!)

아내와 엄마사이에서 20평 아파트에 지지고 볶으며 살던 은행원 남주에게 예전 흠모하던 절친의 애인인 B가 은행으로 찾아오며 시작되는 이야기. 그녀는 잠자리에서 얼마나 적극적인지 몰라!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해선 안될 상상도 하던 남주.

그녀와 술(어느정도의 호감이 있는 남녀와 술은 정말 위험하다는 걸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을 보며 잘 알게 되었습니다. 알콜쓰레기에 얼굴도 빻아서 한번도 그럴일은 없었지만(?) 미리 감사합니다.)에 취해 잠자리를 하게 되며 점점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남주. 그러면서 본인도 서서히 몸이 사라져간다. (별에서 오셨어요?)

그답지 않게 투명인간은 좀... 몰입감이 방해되었다. 미친 필력의 그도 어찌 자연스럽게 투명인간을ㅋㅋㅋ 소설의 소재로 녹여내겠는가. 그러나 그가 이정도라면 필시 내가 쓴다면 왠 초딩의 쿵쾅 일기가 되었을 것을, 사랑과 영혼 같은 서사로 아름답게 잘 포장하려 애를 쓴 소설.

결국에는 그녀를 사랑해 투명인간이 된 그는 아직도 나체로 이곳 저곳을 떠돌며 산다는 끝이야기가 ㅋㅋ 작가도 투명인간을 어찌 못하고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써 끝을 낸 것 같다.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투명인간 되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에헴. 저는 아마도 투명해지긴 글렀습니다만. 에헴. 여기까지. 에헴. 🤭

ㆍ바람이 분다
드디어 마지막 리뷰다. 나 얼굴에 팩도 씻고 출근준비도 해야 되는데 뭔가 전투적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중학교때 과학선생님의 얘기가 귓등을 스치네 갑자깈ㅋㅋ

불법으로 씨디를 구워 인터넷을 통해 유통하는 주인공과 그가 호기심에 채용한 한 여자사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소설이다. 작중에 둘은 자주 컴퓨터 게임을 하고 씨디를 팔았다고 묘사해서 (나이 지긋한) 나는 최소 6개월 이상은 같이 일했겠거니 했는데 2달?...(여러분 이렇게 사람마다 생각하는 날짜와 시간의 개념이 다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는 남자에게 세계일주를 떠나자고 재촉한다. 5백만원이면 충분하다고(거 어딥니꽈 5백만원에 세계일주!) 당시는 지금보다 20년전임을 감안하고 읽어야 하는데 금액만 보고 설레발 치는 내가 있었다;

물론 그냥 그렇게 흘러가면 김작가의 소설이 아니다. 또 어떤 남자가 슬금슬금 남주에게 접근한다. 그와 함께 일하는 여자는 본인의 와이프로 뇌성마비에 걸린 아이가 있다며 자신의 아내를 집으로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럼 본인이 직접 집으로 데려가라고 남주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더니 그럴수는 없고 잘 좀 얘기를 부탁한다고 말한다.

소설제목이 바람이 분다이듯이 결과적으로 여자는 세계일주를 가기로 약속한 날 끝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중반에 경찰에게 불법 CD유통죄로 경찰서를 오가지만 똑똑한 양반인지라 변호사를 선임해서 벌금으로 끝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이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바람이 분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결국 여행을 떠났을 그의 가슴에 계속 불었을 바람을 여행중에 멈춰준 이를 만났기를 바란다.

이상. ㅋㅋㅋ
아무도 읽지 않을 미친 장문의 리뷰를 완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출근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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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나머지 리뷰도 간단히(?) 더 쓸 예정 ㅇㅇ

포스팅한지 3시간 40분만에 잠자고 다시 돌아옴. 뭔가 비장함 ㅋㅋㅋ 분할해서 3편으로 나눠내도 글이 길어서 안 읽을 이웃들이 많겠지만 순전히 본인의 재미를 위해(도랏ㅋㅋㅋ) 붙여쓰니 다들 시간을 아낍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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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천자는 이미지 주소로 뺸다고 해도 대략 만자정도는 쓴것 같네. 나를 이렇게 물아지경으로 리뷰를 쓰게 하다니 김작가 당신은 대단한 당대 최고의 소설가 일세. 껄껄껄.

이것은 나의 노고가 가상하니 태그를 좀 더 달아 널리널리(?) 스팀잇 세상을 이롭게 하자 ㅋㅋㅋ

너무 파멸적이라 글잣수세기로 검색했는데도 네이버는 잘도 아는군 ㅇㅇ 다들 오늘도 화이팅한 월요일되버령! 얍!

그냥 책을 쓰자 찡여사님!!
오늘 연차인데 도서관가서 김영하 작가님 책 빌려볼 예정 ㅋㅋㅋㅋ

팥쥐님ㅋㅋ책이란건 아무나 쓰는게 아니오외다

내가 나중에 꼭 읽어볼게ㅎㅎ (진심임ㅎ)

  ·  3 years ago (edited)

아냐 뉴발 무슨일인지 몰라도 심경에 변화가 있나보다ㅜ.ㅜ)힘내 항상 응원한다구! 내글이 중요한게 아님 ㅇㅇ

와 찡 좀 짱인듯 최고다!!!!!!!!!!!
단편읽고 저렇게 정리를 잘하다니 ㄷㄷㄷ 역시 글쟁이는 차원이 다름

  ·  3 years ago (edited)

작가 겸 코인러 겸 작곡가 겸 여행자 겸 스티미언 오이님ㅋㅋ감사합니다

수다쟁이네.

오늘도 새벽포스팅으로 날밤샜넼ㅋㅋㅋ 잠을 잊은 개발자여, 오늘도 수고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