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에세이] <사이코>(1960)

in aaa •  5 years ago  (edited)

영화의 의상, 혹은 복장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중요 수단이다. 히치콕 영화에서 복장은 보조적 역할 뿐 아니라 스토리 흐름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 지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파괴 공작원>의 베리 케인이 누명을 쓰고 도주하다가 한 명사의 집안으로 도망치는 장면에서 그는 우연히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파티에 온 저명인사들 중 한 사람이 그의 옷차림이 정해진 드레스 코드에 맞지 않음을 지적하고 불신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회적으로 옷이 지닌 기표적 성격을 보여주는 예다.
방쉐리가 지적하듯이<사이코>에 나오는 1960년대 미국 사회 속 인물에 대해서 관객이 생각해보기를 요구하면서 히치콕은 반듯한 외모의 노먼의 분열증적 증세를 재현하고 있다. 어머니의 가발과 옷을 착용한 노먼이 지하 창고입구에서 손에 칼을 들고 들어서는 장면에서 관객은 감독이 애써서 감춰왔던 노먼과 그의 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보게 된다. 이 폭로에 앞서 전반부에서 관객은 히치콕이 노먼이 폭우를 뚫고 운전한 차로 모텔에 도착한 마리온에게 호의를 베푸는 선한 모습을 세밀하게 보여었던 것을 기억해낼 수 있다. 객실 열쇠를 마리온에게 건네 주고 나서 그는 저녁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가져다 주는 등 마리온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것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노먼의 양면성을 보여주었다.
히치콕은 샤워실 살인 씬에서 그림자가 진 어둡게 보이는 실루엣으로 범인을 보여주었는데 여성으로 비친 헤어 스타일, 상반신 윤곽은 결말 지하 창고 장면에서 노먼의 이중적 자아인 것으로 드러난다. 어머니의 의상과 가발을 착용한 노먼은 자신이 노마라고 의도적으로 가장한 것이 아니라 분열증세를 가지고 있던 것이다. 옷이나 소품을 활용한 위장의 이미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속이려는 사례는 앞서 만들어진 도망자가 나오는 히치콕 스릴러 영화들(<북북서...>,<마니>)에서 이미 여러 차례 활용되었지만 이 경우는 그와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사회심리학적으로 사이코패쓰에 대한 인식은 겉보기에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의 능력이 거의 없는 무감정의 인물로 간주된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 아무런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복장 도착의 증세를 지닌 자로 보여준 이유는 그가 분열증세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쓰로서 노먼은 복장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타인의 영혼이 들어간 분신의 이미지로서 둘로 분열됨의 이미지는 히치콕 영화 도처에서 나타낸다.”(Spoto, 331) <사이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은 관객 자신의 분열된 감정,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모두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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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hemoviedb.org/movie/539-psycho?language=en-US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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