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서버 다운에 대하여
지난 12일 세계 1위의 거래소라고 자부하던 빗썸의 서버가 멈추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고 절대 발생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를 빌미로 정부에서 또 다시 규제 카드를 꺼내도 할 말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빗썸은 공지를 통해 서버 접속 장애에 대해 트래픽이 500% 이상 폭증하고 동시접속자수가 1600~1700%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잘못은 천재지변에 가까운,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과연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을까요. 자료에 따르면 8월 19일 빗썸의 하루 거래량은 2조6000억원이었는데 사고가 발생할 때의 거래량은 약 6조5000억원이었습니다. 대략 3배입니다. 그 동안 비트코인은 국내외의 이목을 모으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고 비트코인 캐시 등 여러 이슈는 사전에 공개 돼 있었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깜짝 이벤트가 벌어진 것이 아닙니다.
경험있는 채굴자들은 폭증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고 있었고 한꺼번에 몰리고 빠지는 현상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시세 변동폭이 단시일에 크다는 점은 이젠 상식의 범주에 들어 갑니다. 그런데 채굴업자도 아닌 세계 1위의 거래소가 전혀 예상을 못했다니 쉬이 믿기가 힘듭니다.
0.15%의 거래수수료를 거둬 들이고 출금수수료로 1000원을 받는 빗썸이라면 하루에 버는 매출만 수십 억원 가량됩니다. 이 정도면 최고급 장비를 구입하고 인력을 넉넉하게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행한 것을 어떻게 납득해야 할까요. 장비 투자를 하지 않았거나 운영 서비스 관리를 게을리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빗썸은 해킹을 당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불과 4개월 전 유저 계좌와 계정이 해커들에게 털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이런 엄청난 사고가 빗썸에서 등장한 것입니다.
서버 장애 사태 이후 인터넷 비트코인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음모론이 돌고 있습니다. 빗썸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화폐를 최고점에서 팔기 위해 고의로 서버를 닫았다는 내용입니다. 믿기 힘들고 믿어서도 안될 말이지만 이성적 판단을 흔들리도록 만드는 원인은 빗썸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염려스러운 점은 빗썸이 다시 어떤 사고의 진원지가 될 것이냐가 아닙니다. 정부에서 이번 일을 명분 삼아 또 하나의 규제를 내세우는 것입니다. 일단 하지 말라고 규제를 만들어 문을 닫아 버리면 정부는 가장 편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왜 업계 스스로 사고를 만들어 문제를 키워나가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빗썸의 서버 장애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손해 본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보상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것은 빗썸이 국내에서 세계 1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