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가상화폐다; 빗썸 팝체인 사태를 보며

in coinkorea •  7 years ago 

oscarpark

안녕하세요 @oscarpark 입니다.

제가 가상화폐라는 개념을 처음 들은 것은 2010년 근방일겁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제 지도교수께서 어느날 뜬금없이 가상화폐를 언급하며 '어떻게하면 현실 돈과 가상화폐 사이를 연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꺼리를 주셨었는데요. 물론 그때는 요즈음의 애플페이나 네이버페이 등의 핀테크로 생각을 했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다 말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미국 한인 라디오 방송에서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 등을 꽤나 심도있게 다루는 내용을 듣게 되었었구요. 그러다 "Banking on Bitcoin"이란 다큐멘터리를 보고서 이건 그냥 투기적 수단이 아니겠단 생각으로 거래 수단으로 진지하게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안봤다면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트레일러 동영상 삽입했더니, 제 화면에는 벤 로스키 (Ben Lawsky)가 딱 나오네요. 누구냐고요?

가상화폐 최초의 규제였던 뉴욕주의 비트라이센스 규제 도입 책임자였습니다. 저것 도입하고는 공직에서 물러나서는 바로 비트라이센스 도입 컨설팅 업체를 개설했죠. 그 휘하의 팀 전원이 가상화폐 산업계로 나왔습니다. 정말 많은 구설에 올라서 해당 컨설팅 업체는 문을 닫고, 현재는 리플 (Ripple)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입니다. 지가 규제 만들고, 그 규제 도입을 컨설팅 해먹으려하다니, 빗썸 보는 것 같네요.

여튼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는 데이비드 차움의 디지캐시 (Digi Cash)로부터 시작되었고,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로 화폐에 대한 믿음을 잃으며 정부로부터 통제받지 않는 세상 어디서나 존재 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가치저장 수단으로 대두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은 지갑 소유주가 누구인지만 밝혀지지 않는다면, 개인의 거래 자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익명성을 강화한 다크코인 계열인 X11 알고리즘의 대시나 Cryptonote 알고리즘의 모네로 등은 Mixing을 통해 지갑간 이동 자체를 숨길 수도 있지요. 반면에 블록체인의 특성상 Mixing을 수행하지 않은 거래의 경우는 지갑 내 보유 수량과 이동 내역이 확연하게 드러나 투명성이 확보되기도 합니다. 익명이지만 익명이 아닌 상태를 유지하지요.

빗썸이 뜬금없이 ERC-20 기반 토큰인 팝체인 (PCH)을 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해당 코인을 보유한 지갑 개수와 보유 수량이 이더스캔을 통해 완전히 노출되었고, (2명이 절대 다수의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니...) Github에 등록된 소스코드를 통해 Ulord와 클론이라는 사실, 그리고 개발자들이 BTHB 개발에 참여했다는 사실 등이 숨김없이 다 드러났습니다.

가상화폐에 거부감이 있는 많은 사람들은 다단계 사기라며 비하하지만, 블록체인상에 모든 기록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가상화폐는 이렇게 뭣 하나 숨길 수가 없는 것이지요.

국내 굴지의 거래소 중 하나가 이런 일 조차 예견 못하고 이런 사태를 일으킨 것 보면, 인간사가 참 재밌습니다. 근데 저는 이게 이해가 됩니다. 모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욕을 먹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과 똑같아요. 폐쇄된 집단에서 자신들에게 웃음만 주는 사람들에게 둘려 있다보면 세상 돌아가는 것과 완전히 동떨어져 사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여튼 빗썸이 왜 이런 일을 벌렸는지, 무엇을 노렸는지에 대해서는 확인 할 수 없는 사항이기에 언급할 수 없겠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있지요. 신뢰를 잃어버렸고 (추구했든 아니든) 그간 쌓은 브랜드가 완전히 망가졌지요. 삼성의 무리한 상속 시도와 한진 소유가의 상식 밖 행태에도 견고함을 유지하는 것 같아 기업 의사결정권자들이 사고 쳐도 복구될거란 헛된 신앙에 여전히 빠져있는 것 같은데요.

40대 초중반 이상인 분들은 다들 알겁니다. 유치원 혹은 국민학생 시절 버스에선 할아버지들이 담배를 태웠고, 극장 안은 늘 담배연기로 자욱했고, 줄 서 있으면 바보 소리를 듣던 시절 지나 어느사이에 우리 사회가 이 자리까지 왔단걸요.

원래 세상이 뒤바뀔때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 한 것들은 모두 도태되지만, 작은 놈부터 나자빠지고 큰 놈은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지요. 그래서 뭔가 변하는 것 같은데 고민될 때는 변화에 저항하는 큰 놈 보고 있으면 안되는 거지요. 빨리 빨리 변화에 대응해야죠.

여튼 빗썸 사태로 근래 주목 받기 시작한 흑우데스크에게 먼저 불똥이 튀었네요. 얼마안되지만 매번 풀보팅 넣어주고 있었는데...

참 요상한 사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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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은 제가 생각할때 거래소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를 요번 사건으로 많은 부분 잃어버렸다고 봅니다. 이걸 예측 못했다면 무능한거고 어느 정도 반발은 예상하지만 강행하려고 했었다면 먼가 뒤가 구린 급전이 필요했던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경영진들이 그냥 밀어붙이면 될거란 착각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최악이긴한데, 여튼 신뢰를 걷어차버리는 모습 보면 오래 못 갈거란 생각 듭니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보팅 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