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시선은 어떨까?
지난 프로젝트 방문 국가를 보면,
잠비아를 시작으로 몽골, 부룬디, 라오스, 스리랑카, 캄보디아, 네팔, 한국 등이다.
한국에서 여러 공부방을 다녔는데
부산 산동네 공부방, 문정동 공부방, 부천 공부방, 제주 강정마을, 제주 세화에 위치한 공부방, 구룡마을, 초등학교 두 곳 정도...
국내에서 공부방 말고 아이들이 대상이 아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
문산 주민문화센터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바오로딸 수녀회의 70세 이상 수녀님들이다.
우리나라에서 노인들의 위치는 사실 애매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수녀원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잘 몰랐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은 회원안에서도 알면서도 모르고 지나가는 그런 사실들 일 것이다.
가정안에서 조부모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도 그분들의 젊었을 때 과거나 그분들이 이루어 놓은 일에 대해서 알 수가 없고 관심도 없다.
그저 노인분들은 자발적 소외계층이자 사회적 보호대상으로 늘 제외되어 있고 그렇게 살아가야만 한다.
수녀원 내에서도 할머니 수녀님들은 젊은이들에게 소임을 스스로 내어주었고 또한 고령으로 할수있는 일도 없기 때문에 소외계층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인식해서 그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꿈꾸는 카메라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늘 그저 '내가 뭘...' '그건 젊은이들이나 하는거지' 라며 손사레 치며 마다하고 양보하는 그런 모습안에서 그분들도 자신있게 무언가 하실 수있다는 점을 과거의 자신감을 다시 찾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만남때 간단한 OT를 하고 카메라를 손에 쥐어 드린 후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영상으로 보여드렸다.
간단한 에세이도 썼다.
기대하는 점이나 지금의 심정 등등...
사순기간 즉 40일간 사진을 찍고 부활절 이후 필름을 수거하러 오는 것으로 하고 헤어졌다.
이제부터는 수녀님들의 몫이고 그들의 시간이다.
40일이 지나고 다시 만났을 때 할머니 수녀님들의 눈에서 뭔가 빛나고있었다.
사진을 보지는 못한다. 그게 일회용카메라니깐. 하지만 사진을 찍는 동안 무언가 일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었다.
현상과 인화가 마칠때까지는 수녀님이나 나나 모두 기대하며 기다려야한다.
사진이 나왔을 때 사진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수녀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수녀님들은 에세이를 썼다.
무엇을 봤고, 무엇을 했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등에 대해서 쓰셨다.
고맙다고도 했다.
수녀님들이 직접 찍고 만든 사진은 젊은 수련기 수녀님들에 손으로 셀렉팅 되어서 전시하기로 했다.
본원에서 전시하고 분원을 순회하며 전시하기로했다.
특히 성소주일을 맞이해서 신학교에서도 전시를 했는데 자신의 사진을 손님들에게 설명하는 힘차고 당당한 할머니 수녀님의 모습이 보였다.
간단한 과정이지만 자신이 무언가 발견하고 창작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친 후 결과로서 전시는 그 개인에게 엄청난 효과를 주었다.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본다.
한 때, 그들이 젊음이 한창 일때 교회와 사회의 초석을 다지고 열정으로 활동했던 그 때의 자신감이 다시 깨어나는 순간이 아니였을까?
할머니, 수녀님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들의 노력과 헌신이 하나하나 쌓여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고마운 분들이고 고마운 세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