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십대 초반

in draft •  5 years ago  (edited)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열정들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철학자이자 수학자 버드나드 러셀의 자서전 ‚인생은 뜨겁게‘ 의 구절이다. 스무살의 나이에 이 구절을 읽은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이 말은 일종의 ‚진리‘ 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진리란 사전적 진리와는 조금 괴리감이 있다. 이 말은 분명히 모두에게 통용되는 말은 아니다.어떤 사람에게는 안정적인 삶이 우선순위일수도, 다른 사람에게는 금전적인 욕구가 우선일수도 있다. 하지만 자서전, 특히 내가 나를 판단하는 책에서 이는 분명히 진리다. 군더더기 없이 세개로 갈무리된 감정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불변적인 사실이었으며, 가장 참된 이치였을 것이다.

길지는 않지만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저런 방식으로 요약하자면 가장 큰 감정은 타성과 나태함일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혐오하고 부끄러워 하며 더 나아가 나중에 이성에 심취하게 한 것에 있어서는 아마 이 두 개가 가장 큰 역할을 했으리라 스스로 생각한다. (사실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감정에서는 더 큰 감정으로 나를 틀어막고 이성에서는 더 나은 방식으로 나를 합리화시키는 데 그쳤으니까)

환상이 깨지는 순간들이 있다. 스콧 피츠재럴드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 에서는 이를 이렇게 묘사한다.

그 도시는 한때는 내게 눈부시게 빛나는 신기루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를 병들게 하고 있을 뿐이다.지의 장소.

무지라는 베일이 둘러싸인 것은 두렵지만 한편으로는 매력적이다. 투명한 베일은 간혹 보는 사람의 상상을 비추어 베일을 더 커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베일이 걷히고 나면 찾아오는 익숙함. 타성은 이 때를 발맞추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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