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남편이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장갑 끼고 가라고.
아이들은 싫다고 한다.
괜찮다고. 귀찮다고. 안춥다고.
주머니에 손 넣으면 된다고.
남편은 다시 설득한다.
춥다고.
또 싫다고.
남편은 이제 부탁한다.
제발 좀 껴주면 안되겠냐고.
남편은 슬슬 화가 난다.
그리고 강요한다.
나는 말린다.
놔두라고.
괜찮다고.
동상 안 걸린다고.
손 시려우면 스스로 찾는다고.
사랑해서 나오는 잔소리와
부모로서의 권위가 뒤섞인 강요.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거 나도 안다.
나도 걱정된다.
하지만 장갑 정도는 괜찮다.
그냥 한발 양보하고
가방에 넣어보내기만 해도 된다.
아니 손좀 시려워봐도 된다.
어차피 야외활동은 20분 이내일것이고,
뛰어노는 아이들이 동상에 걸릴 정도는 아니다.
손이 시려워봐야 스스로를 위해 장갑을 챙기는 날이 올 것이다.
언제까지 장갑끼라고 말해줄 것인가.
나는 이런 것들을 안전한 위험이라 부른다.
내가 아직 뒷 수습을 해주고 보호해줄 수 있을때
내가 지켜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스스로의 선택으로 실컷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깨달아야 하는것이다.
그래야 조금씩 스스로 해내는 어른으로 자라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