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캐나다 연방총선날.
각 선거구마다 연방하원에서 유권자를 대신해 활동할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날이다.
흔히들 캐나다가 '사회주의' 국가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복지가 잘 돼 있어서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상대적인 거다.
비교대상이 되는 미국에 비해 의료가 무상이기 때문에, 더 돋보이지만, 실제 복지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북유럽 국가보다는 좀 떨어진다.
세율이 높다고는 하나, 그것 역시 상대적이다. 한국 사람들은 상품서비스세가 물건 값에 포함되지 않고 따로 계산되는 점에 조세저항감을 느낀다. 주마다 이 상품세는 다른데, 밴쿠버는 12%, 토론토는 15%다. 한국의 VAT 10%에 비해 높다.
담배나 주류 등 건강에 안좋다는 건, 소비 억제를 위해 세금을 엄청 물리고, 최근에는 일부 주에서 일부 품목에 설탕세(당분세)도 걷기 시작해 한국에서 저렴하게 즐기던 분들은 조세 저항감이 당연히 만땅이다. 의료가 무상인 만큼, 몸에 안좋은 짓(?)에는 당연히 세금을 높게 매기는 거다.
다만 상품세도 꼼꼼히 따져보면 캐나다의 면세 항목이 한국보다 더 많다는 점은 일반인은 잘 모른다. 캐나다에 와서 술, 담배, 옷 같은 걸 사다가 놀란 경험이 세금이 높다라는 기억으로 이어지는 셈.
또한 소득세율을 비교해보면, 한국보다 최고 소득 세율이 오히려 더 낮다. 한국은 최고소득세율 구간의 세율이 45%로 아는데, 캐나다는 아직 26% 수준이다. 여기에 상속세가 없다. (비슷한 상속 처리비는 있긴 하나 상속세에 비하면 뭐... 거의 없다.)
그리고 캐나다 금융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자본주의적인 점을 알거다. 미국 옆에 나라가 사회주의 해봐야 얼마나 하겠나.
이번 총선 결과를 앞두고, 일단 캐나다 증시는 미국따라가서, 오늘 아주 빨간색 잔치다.
양강 구도인데, 중도보수 성향의 보수당이 되면 에너지와 자원 분야의 상승세 + 금융주의 안정세가 예상된다.
반면에 중도진보 성향의 집권 자유당이 재집권하면, 환경주와 의료-과학 분야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금융기관에는 코비드19으로 발생한 정부의 추가 지출 청구서를 자유당은 보내겠다고 했으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 다만, 이건 개인적인 전망일 뿐, 틀릴 수 있으니 너무 신뢰하진 말자.
캐나다는 정치에 허비하는 에너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이유는 투명한 공약을 보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차피 30%의 죽어도 보수, 50%의 죽어도 진보 세력이 있어서 서로의 정치적 지지 차이가지고 캐나다인은 별로 다투지 않는다. (다만, 진보는 중도진보의 자유당과 더 왼쪽의 신민주당이 지지율을 나눠가진다.) 어차피 너나 나나 한 표씩이고, 선호하는 공약 보고 찍으면 되니까.
캐나다는 오랜 민주주의 역사 속에 때로는 진보가, 때로는 보수가 집권하면서 나름 정치적인 안정을 유지해온 나라다. 한국도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되면 너무 진한 피의 향기는 좀 가시고, 실리적이며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없는 민주주의로 진입하기를 기원한다. 21세기 민주주의는 프랑스 혁명식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 봉사하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