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윤석열 정권의 우크라이나 무기제공과 파병문제로 인해 국제정치적 변동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 그 사이에 국제정치적 시대의 획을 긋는 사건이 발생했다. 카잔의 브릭스 정상회담은 이제 미국 중심의 서구적 국제질서가 내용은 물론이고 형식적으로도 종식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사건이었다면,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은 미국중심의 국제질서의 내용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사건이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앞세워 무늬만의 보복을 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미국은 서아시아지역에서 영향력을 완전하게 상실했다. 미국은 이란도 상대하기 버거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먼저 카잔의 브릭스 정상회담부터 정리해보기로 하겠다.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담에 36개국이 참가했다. 이번 카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는 13개국이 추가로 브릭스 파트너 국가가 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되었던 브릭스 정상회담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란, 이집트, 에디오피아, 아르헨티나가 회원국으로 추가되었으나 아르헨티나는 회원국 가입을 거부했다. 미국은 마지막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카잔 브릭스 정상회담 참가를 막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사우디아리비아는 이번 정상회담 참가로 회원국이 되었다.
브릭스 회원국 가입을 요구하는 국가들이 매우 많아졌다. 이번에는 브릭스 파트너국가로 13개국이 추가되었다. 브릭스 회원국 가입은 만장일치제이기 때문에 아마도 추가회원 가입은 쉽지 않아서 투표권이 없는 파트너 국가라는 체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가입한 파트너국가는 다음과 같다.
튀르키예, 까자흐스딴, 우즈베끼스딴, 알제리, 벨로루시, 볼리비방, 쿠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태국, 우간다, 베트남이다.
브릭스 파트너 국가를 포함한 전체 브릭스 국가의 인구는 48억을 넘었다. 브릭스 + 10개 회원국의 인구만으로도 37억이다.
이번 카잔 브릭스 정상회담은 국제정치질서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계기라고 하겠다. 카잔의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스위프트 체제를 대신할 브릭스 브릿지라는 교역 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외교적 군사적 측면에서 이미 주도권을 상실했다. 지금 미국이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기축통화라는 달러와 스위프트라는 교역체제이다. 브릭스는 달러 기축통화와 미국이 중심이 된 교역체제를 무력화시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인 금융과 교역의 기반이 미국 중심으로 되어 있는 것을 브릭스의 다자적인 개념으로 바꿔서 미국의 패권을 완전하게 축출한다는 것이 러시아와 중국을 위시한 브릭스의 구상으로 보인다. 앞으로 브릭스의 구상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구현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브릭스 회원국으로 가입하려는 국가가 늘어나고 전인구의 절반이상이 브릭스 회원국 및 파트너 국가가 된 지금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그 시기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브릭스에 가입하려는 국가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몇년이후면 전인구의 2/3을 훌쩍 넘을 가능성도 많다. 아마도 미국과 G7 및 영미권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브릭스 회원국이 되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시장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브릭스는 단순히 경제적인 의미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브릭스는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과거의 국제정치적 지배질서에 대항하는 새로운 질서의 창출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을 한 것은 한편의 코미디나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이란에 보복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은 이란의 재보복을 고려하여 이스라엘이 형식적으로 보복하도록 하는데 그쳐야 했다. 자체적인 보복능력을 갖추지 못한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일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이전에 미국은 사전에 이란에게 타격지점을 알려주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발사하는 탄두의 폭발부분을 제거해서 이란에 최소한의 피해만 가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형식적으로는 보복을 했다고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완전하게 꼬리를 내린 것이라고 하겠다.
미국은 보복을 했다는 것으로 일단 체면을 세웠다고 할지는 모르나 이미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은 감출수 없게 될 것이다. 서아시아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는 점점 더 줄어들것이다. 사우디아리비아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을 위해 허가없이 자국의 영공을 사용하도록 편의를 봐주었지만, 미국이 마지막까지 만류하던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가하고 회권국이 됨으로써 자신들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동안 기축통화의 기반이었던 페트로 달러 체제는 그 효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서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상실은 패권국의 지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형식적 내용적으로 모두 미국은 과거와 전혀 다른 국면에 접어 들었다.
앞으로 어떤 세계가 만들어질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과거 서구적 사고방식과 세상을 보는 시각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익숙했던 과거의 국제질성와 이데올로기에서 탈피하는 것이라 하겠다. 낡은 과거를 버려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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