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18 트럼프의 대외전략, 전세계 부르주아의 단결에서 미국의 전세계 착취로의 전환

in hive-168850 •  3 days ago 

국제정치를 오로지 힘의 역학관계로만 파악하는 관점은 문제의 핵심을 항상 놓치고 만다. 국제정치란 국가 이익을 추구하는 무대이다. 가치와 규범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 강대국이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것이 가치이고 규범일 뿐이다. 미국이 주장하는 가치와 규범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수단과 방법일 뿐이지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아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유일한 목표와 목적은 돈이다.

가치와 규범은 미국이 타국의 자율성을 억제하고 강제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리고 이런 가치와 규범은 전 세계 최상층 부르주아의 이익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치와 규범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은 예외 없이 전 세계 최상층 부르주아의 도구일 뿐인 것이다.

바이든에서 트럼프로 넘어온 이후 국제정치 무대는 요동을 치고 있다. 아직 유럽과 한국은 트럼프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트럼프 이후의 세상은 과거와 전혀 다른 문법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앞으로 트럼프의 미국이 어떻게 행동할 것이며, 그로 인해 국제정치 무대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전망하려면 바이든과 트럼프가 추구하는 세계전략의 차이를 분명하게 파악하고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은 전 세계의 최상위 부자들이 중간계층과 하층계층의 부를 착취하는 구조였다. 신자유주의란 그런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세계정부를 주장하는 이유, 그리고 갑자기 다보스 클럽 같은 것이 등장해서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려고 했던 배경에는 전 세계 최상위 부르주아들이 전 세계 부를 독식하려는 음모가 있었던 것이다.

바이든의 전략은 전 세계 최상위 부르주아들이여 단결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미국과 동맹국을 중심으로 하는 최상층 부르주아들은 서로 한통속이었다. 원래 국가란 최상층 부르주아의 이익을 위한 기구라는 마르크스적 개념에 충실하게 국가를 이용했다고 하겠다. 최상위 부르주아들은 국가의 영역을 넘어서 자신들의 부를 확대하는 데 서로 협력했다.

한편, 트럼프는 전 세계 부르주아가 아니라 미국이 전 세계 국가의 부를 착취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자유무역으로 서로 촘촘하게 연결된 최상층 부르주아의 협력 구조를 무너뜨리고 미국이 독점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운 존재론적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우선 미국이 살기 위해서는 현재의 동맹국을 착취해야 한다. 그러자니 바이든 당시까지 구축된 전 세계 최상층 부르주아들의 연대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까지 이어져 오던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동맹 정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은 유럽을 버려야 한다. 미국의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및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을 위해서는 유럽과 아시아의 전통적인 동맹국 정책도 변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이든까지 전 세계의 전선은 미국 및 동맹국 대 중국과 러시아라는 단일 전선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들어서면서 국제정치의 전선은 바뀌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미국 대 유럽 대 러시아라는 2개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아시아에서는 미국 및 동맹국 대 중국이라는 단일 전선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 같지만, 이런 현상이 잠정적인지 지속적인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미국은 한국과 일본도 착취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있어서는 한국과 일본, 대만이 얼마나 [구미가] 당기겠는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이 유럽처럼 전선을 분명하게 구축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의 존재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유럽에서처럼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착취하려 한다면 이들 국가가 중국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가 우선 유럽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은 러시아가 중국과 같은 경제대국은 아니기 때문이라 하겠다. 아시아에서 미국이 한국, 대만, 일본 등의 전통적인 동맹국과 관계를 급격하게 재설정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의 존재감 때문인 것이다. 일본은 중국과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일본이 중국과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 그 자체가 미국이 일본을 함부로 하지 못하는 레버리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있다면 바로 이런 점이다. 윤석열은 그런 구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자다.

한국, 일본, 대만 중에서 미국의 먹잇감이 되기 제일 쉬운 국가는 당연히 한국이다. 스스로 레버리지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착취하려고 한다는 구도는 결국 미국 내 최상위 부르주아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몰아주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은 이미 내부적인 개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 트럼프는 전 세계 국가들을 착취하여 미국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하지만, 미국의 최상층 부르주아들은 절대로 자신들의 수입을 미국의 중산층과 하층 계급에게 나눠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바이든까지 구축된 전 세계적 국제 질서가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 세계주의적 가치니 이념이니 하는 것을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정치는 과거 바이든 당시의 세계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럽과의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벤스의 유럽에 대한 비난 그리고 독일대안당과 같은 민족주의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도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나오면 현재 유럽의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생명을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동안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신자유주의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몽상가들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아울러 내각제를 추진하겠다는 자들이 이런 자들이라고 하겠다. 시대착오적이다. 이재명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게 되니 문재인 일파를 중심으로 이미 쓰레기통에 들어간 세계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자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 핵심에 홍석현이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다만 대중들이 그냥 휩쓸리고 있을 뿐이다. 국내의 문제는 다음에 쓰기로 하겠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