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왜 갑자기 만 나이로 통일하자고 했을까?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업적 챙기기
윤 정부는 욕을 역대급으로 먹고 있고, 업적은 없고 굴욕 외교 등의 치욕만 있으니, 뭔가 업적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비교적 시행하기 쉽고 전 국민이 알게 되는 업적은 뭐가 있을까 찾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행하기 쉽다는 조건상, 법을 새로 만들지 않고도 시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전 국민이 대상이 되어야 효과가 좋은 게 뭐가 있을까? 그렇다. 이미 법제화돼 있는 만나이다.
만 나이는 이미 법제화돼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 99%는 모른다. 법원에 갈 일이 별로 없고, 구청 등에 갈 일이 별로 없으니 모를 수밖에 없다. 내가 잠자는 시간 빼고 뉴스만 봐서 알게 된 건 아니다. 그러니까 13년쯤 전에 이혼했다. 이혼서류 쓸 때 알았다. 이혼서류 다 작성해서 법원에 갔더니,,, 다시 쓰란다. 이유는 나이를 잘못 적었고, 도로명 주소가 아닌 지번 주소를 적어서였다. 도로명주소는 아직 정착 전이었어도 공문서는 무조건 도로명 주소가 원칙이었다는 걸 그날 알았다. 또한, 공문서는 만 나이가 원칙이라는 것도 그날 알았다. 이미 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만나이 쓰라고.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방송 나이’도 법을 지키려고 만 나이를 쓴다.
어차피 있는 법이고, 홍보만 안 했을 뿐이지, 지금이라도 지키라고 하면 될 일이다. 얼마나 쉬운가? 누워서 떡 먹기, 엎드려 헤엄치기. 게다가 온 국민을 떠들썩하게 할 수 있으니 업적 챙기기에 딱 좋은 아이템인 것이다. 자기 업적 챙기자고 전 국민을 단기간에 혼란에 빠뜨린 놈. 도로명주소도 정착하는데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만 나이도 정착하려면 엄청나게 걸릴 건데 후다닥 하려다가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다.
2 자기 편하려고
앞에 말했듯 법원 등에서는 만 나이가 기본이다. 검사로 평생을 살았으니, 이미 만 나이가 익숙할 것이다. 오히려 세는 나이가 불편할 것이다. 자기 편해지자고 전 국민 괴롭히는 꼴.
그럼,,, 하나 더 말해보자. 왜 우리나라는 세는 나이를 쓸까? 없어지긴 할까? 난 안 없어진다는 것에 내 전 재산을 걸 수도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반말 문화’
한국어는 싸가지없는 언어다. 대부분의 언어는 경어만 있지 반말이 없다. 반대로 배웠을 것이다. 우리나라 말은 존댓말이 있는데, 외국어는 반말만 있다고. 당신은 속았다. 외국어는 경어만 있고 반말이 없다. 한국어에만 반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반말하려고 나이를 따진다. 같은 해에 태어났어야만 친구다. 외국은 나이가 달라도 친구인데, 이상하게 한국만 나이가 같아야 친구다. 이게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학자들도 잘 모른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오성과 한음도 동갑이 아니다. 이로 봐서 조선 후기나 일제 정도 때부터 세는 나이를 쓴 것 같다고 추측만 할 뿐이다. 내 생각엔 왜구들이 한반도를 지배할 때부터 세는 나이를 쓴 것 아닌가… 그런데 이것도 애매한 게, 왜구는 지금 만나이를 쓴다. 게다가 나이가 달라도 친구다. 참고로, 일본은 같은 학년을 '동급생'이라고 부른다. 같은 나이라 하더라도 동급생과는 존칭(한국어로 번역하자면 '김나하씨')이 원칙이고, 친해져야 이름만 부른다. '나하'라고. 반말문화는 한국어가 싸가지없는 언어라는 증거다.
반말이라는 괴물 때문에 우리는 상하가 존재하고, 갑을이 존재한다. 나이 많으면 무조건 반말이다. 나는 이런 어른 싸가지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 나이 45살에도 20살 신입사원에게 경어를 쓴다. 절대 반말 안 한다. 반말하는 사람과는 상종을 잘 안 한다. 처제 처남에게도 경어를 써서, 그들이 불편하다고 하소연을 몇 년 해서 이제야 말을 조금 놓긴 한다. 사적인 관계에는 말을 놓기도 하는데, 그 외엔 경어가 원칙이다. 반말 안 쓰기 운동을 한다면 앞장설 사람이 나다.
이처럼 보통의 사람은 나이를 따진다. 그런데 만 나이를 쓰면 불편해진다. 나이가 어려야 반말하는데, 만 나이를 쓰면 나보다 어린지 헷갈리게 된다. 그런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제 사람들은 몇 살이냐고 물어보는 대신 몇 년생이냐고 물어볼 테니까. 습성은 잘 안 바뀐다. 반말하는 문화가 없어지진 않는다. 다만 나이 물어보는 대신 몇 년생이냐고 물어보는 방식으로 바뀔 뿐이다.
‘야, 우리 동갑이잖아’ 대신 ‘야, 우리 같은 년 생이잖아’가 될 것이다.
‘나이가 같으면 친구지’ 대신 ‘같은년생은 친구지’가 될 것이다.
한국만의 독특한 반말 문화는 영원히 안 없어질 테니, 반말 안 쓰기 운동은 아마 영원히 없을 것이다.
이 글도 보면 ‘평어체’로 썼다. 내가 한참 글쓰기를 할 땐 평어체를 쓰지 않았다. 평어체는 반말이기 때문이다. 평어체가 경어와 반말이 있는데, 평어체는 경어가 아니다. 반말과 경어체 중간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경어체만 경어체일 뿐, 평어체는 반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 독자님들께 경어체를 써왔다.
하지만, 최근 오랜만에 글쓰기를 시작하려니, 이미 스팀잇엔 내 독자가 남지 않았다. 내 글은 거의 독백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읽을 사람이 없으니, 경어체가 필요 없어진 것. 그저 기록을 위한 글이라면 평어체라도 상관없기에, 요즘은 평어체를 쓴다.
아빠가 식사하신다. 아빠가 진지를 드신다. 이게 경어체다
아빠가 밥을 먹는다. 이건 반말이다. 평어체가 반말이라는 매우 단순한 증거다. 물론 독백이라면 평어체로 써도 무방하다.
아빠는 밥을 먹어. 이건 그냥 대놓고 반말이다.
길어졌는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정부가 만 나이를 쓰라고 한 이유
1 업적 만들려고 (꼼수)
2 평생 만 나이를 써와서 만 나이가 편하니까 (지 편하자고 전국민 괴롭히는 또라이)
만 나이로 인해 혼란이 올까? 안 온다.
cover image. AI_ socio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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