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가 되니 곳곳에서 ‘사는 게 뭘까?’라고 묻는다. 사는 게 뭐 별것일까. 태어나졌으면 열심히 사는 거고.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살면 좋고. 내 몫을 책임져주지 않을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두지 말고.
인생의 고비마다 되풀이하던 말이 있다. “그래, 산이라면 넘고 강이라면 건너자. 언젠가 끝이 보이겠지.”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조촐하다’ 아담하고, 깨끗하고, 행동이 난잡하지 않고, 깔끔하고, 얌전하다는 뜻이겠다. 조촐한 삶이 바로 내가 지향하는 삶이다. 황금 깔린 길이 아니라 자연의 냄새가 나는 길이 내가 추구하는 길이다. 복잡하고 호화로운 삶이 아니라 단순하되 맵시 있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이다.
자기 취향을 정확히 아는 건강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 좋은 디자인이 탄생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분위기에서 각 개인은 개성을 구가하며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남이야 어떻게 살든 상관하지 말자.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살게 두자. 단,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면서 말이다.
봄에 피는 꽃, 여름에 피는 꽃, 가을에 피는 꽃이 다 다르듯이 우리 각자도 꽃피는 계절이 다르다. 추운 계절에 피는 매화나 백목련을 보고 더운 계절에 꽃을 피우라고 할 수 없다. 더운 계절에 피는 글라디올러스나 봉선화를 보고 추운 계절에 꽃을 피우라고 할 수 없다. 이렇듯이 누구의 강요가 아닌 각자의 본성대로 자연스럽게 끌리는 상대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저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시작할까? 말까? 나 또한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숱한 고민을 했고 그때마다 되도록 단순하게 생각했다. “재밌으면 해보면 되지!” 모든 어른과 아이가 자기 인생에 마땅히 용기를 내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 말고 시작해보라. 그것에 대한 결과와 책임은 전적으로 내가 짊어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