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라는 분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식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전쟁은 모든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물론 모두 그렇진 않겠지만, 인류 역사상 많은 발명이 타인을 더 효율적으로 사살하고, 남의 땅을 더 확실하게 정복하려는 욕망에서 이루어졌다. 컴퓨터도 비슷하다. 암호 해독, 탄도 예측, 그리고 핵무기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단위의 숫자 계산이 필요했다 (사실 '컴퓨터 computer'라는 단어 자체가 원래 전쟁에 나간 남성들을 대신해 이런 계산을 수작업으로 해야 했던 수많은 여성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말부터 등장한 컴퓨터는 반도체가 발명되기 전까지 최첨단 장치였던 진공튜브로 만들어졌고, 그 능력은 당시의 상상을 초월했다. 그 누구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수학 문제를 계산했으니 말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질문하기 시작한다. 인간에겐 그렇게도 어려운 계산을 기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한다면, 인간의 다른 능력들 역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텍스트를 인식하고 생성하는 '자연어처리 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는 당시 가 장 중요한 문제였다. 왜 자연어처리였을까? 1950년대에 냉전을 맞으면서 미국에서는 천재적인 구소련 수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의 러시아어 논문을 최대한 빨리 영어로 번역하는 게 국가안보의 문제가 되었다. 러시아어 논문을 영어로 번역하는 기계를 개발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이 질문에 당시 미국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자신있게 대답했다. 6개월 정도 연구하면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제입니다."
초기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6개월이면 된다고 장담한 자연어처리 문제는 70년이 지난 이제야 챗GPT 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책 ≪AI 이후의 세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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