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참 화창합니다. 그래도 저는 Steemit에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네요. 간만에 혼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온갖 허영을 다 부리고 있습니다. 아직 코인을 살 수 있는 계좌는 열지도 못했고 NFT는 언제 만들 수 있을지 기약은 없지만 제가 잘하는 한가지 책읽기가 있기에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안규철작가의 "사물의 뒷모습"입니다.
리뷰를 올리기조차 창피할 정도로 좋은 글을 만났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저자와 같은 시각으로 사물을 본적이 있었던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남들이 보는 것을 보고 남들이 느끼는 것을 느끼고 대중에 휩쓸려 살며 내 생각, 혹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는지 묻게 됩니다.
주위의 작은 물건들 하나로도 이렇게 깊은 사색을 할 수 있고, 글을 쓸수 있다니요. 보이는 것 이상의 상상을 하지 못하는지라 이런 글들을 읽으면 탄성을 지르게 됩니다. 이렇게 볼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있을 수 있구나, 생명의 중요성만이 아닌 조각에서 떨어져 나간 먼지들까지도 저자의 감수성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는 조각상보다는 그것을 조각하는 중에 버려지는 형태가 아닌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저 먼지에 비유되고 쓰레기로 불리우는 것들 혹은 무시되거나 인지 되지 않는 사물 그 이면의 것들이 어떻게 우리와 연결이 되어 있는지..
"내가 거쳐온 세상이라는 학교가 내게 박아 넣은 나사못들로 엮여 있는 습관과 관념의 덩어리가 바로 나다. 그것들이 나를 만들었다면, 그 이전에 그것들이 아닌 원래의 "나"는 과연 누구였을까. 그런 것이 정말 있기는 했을까." P. 56
뇌과학의 발전으로 우리는 그저 호르몬과 환경의 영향물인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내가 하는 생각들이 환경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인공물이라면 저는 안규철작가의 책으로 제 환경을 채우고 싶습니다. 그의 생각들이 나사못이 되어 내가 사물을 인식하는 부분에 고정될 수만 있다면 삶이 더 다채로워질 듯합니다.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만을 보던 내게, 떨어지는 낙엽 소리에 귀기울이게 만드는 산문집이었습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나 저나 이 책이 BTS RM이 추천해서 품절대란이 났다고하는데, 앞으로 나는 RM을 팔로우 해야겠습니다. 안목있는 아티스트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