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 과학기술인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탄식이 가득하다. 안타깝지만 나는 과학기술인이 유독 한국에서 정치력이 약하다고 본다. 즉, 정치적 실력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공천에서 당선까지 험난한 길을 뚫는 일, 그리하여 남에게 읍소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기를 실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과학기술인은 그 정치적 프로세스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인간 세상에는 자연과 물질에 통용되는 것과 같은 정답이 없는데 말이다. 관건은 문돌이들에게 실력으로 설득하는 일인데, 평소 과학기술인이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사물을 상대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정작 인간 세상의 일에는 서툴다는 생각이다.
나는 과학기술인을 낮춰 보는 게 아니라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인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입법과 행정 분야에서 많이 활동했으면 너무너무 좋겠다. 현 정부(과거 정부에서도 그랬지만)에서 과학기술인을 중용하지 않으며 과학기술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어떻게 정책 집행자에게까지 목소리를 들려주느냐를 고민하지 않으면, 이 상황은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마치 진보를 지향하는 소수 정당이 실패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과학기술인도 같은 함정에 빠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참고로 시진핑은 화학공학을 메르켈은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결국 정치력을 발휘해서 지금의 자리에 왔다. 섬유공학을 전공했다가 사회학으로 방향을 돌린 이해찬에게 배울 점이 많다. 내가 동물생명공학을 전공했다 미학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건, 안 비밀.
선거의 여왕이라 불렸던 범죄자도 공학 전공이기는 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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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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