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사동) 보보식당(保保食堂), 걸음걸음 찾아가게 만드는 탁월한 맛집

in hive-196917 •  10 months ago  (edited)





이 식당은 생긴 지 2년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원래는 광주광역시에 있다가 압구정 근처로 이전한 식당이다. 원래 광주에 있을 때부터 매우 유명해서 서울과 경기도에서도 방문객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식당의 스타일과 타겟층, 실력으로 봤을 때, 신사동으로 이전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고 본다.

이 식당이 풍기는 이미지는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쉬하다. 음식의 맛도 탁월하지만, 음식 색감과 모양도 예쁘다. 이 때문에 방문자 90%는 여성, 70%는 20-30대 여성이다. 간혹 있는 남성들도 여성과 동행하여 데이트 겸 외식을 하는 느낌이 대부분이다. 우리처럼 남자들끼리 몰려가서 배 터지게 먹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인다. 우리가 점심 두 시간 가까이 있는 동안 한 팀도 보지 못했다. SNS에 올리기 좋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탁월한 맛, 비교적 고가의 가격대로 봤을 때, 신사동으로 이전한 것은 탁월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광주광역시를 무시하는 말은 아니다.

이 식당의 단 하나의 단점은 주차가 힘들고 차를 가지고 들어오기 너무 붐비는 곳에 있다는 것 뿐이다. 주차는 맞은 편에 발렛을 맡길 수 있다.





이 식당에는 8명 까지 입장 가능한 룸이 하나 있고, 4인 테이블이 몇 개 있다. 그리고 가운데는 바 형식의 좌석이 존재한다. 예약제로 운영하고 손님이 많아서 어떤 자리던 예약 없이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4인 테이블에 앉았다. 




이건 '오이 샐러드'다. 이름은 간단하지만 맛은 간단하지 않다. 새콤하면서 짭짤한 소스 맛과 어울려 환상적인 맛을 보여준다. 오이를 못 먹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최신 지견이다. 이런 유전적 형질이 아니고 그냥 오이가 꼴 보기 싫다는 사람은 속은 척 하고 한 번 먹어보길 강권한다. 오이로 이런 맛을 낼 수 있구나 하고 놀랄 것이다.





'일품 냉채'다. 세 가지 재료와 파 샐러드를 한꺼번에 먹으면 상큼, 짭짤,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끝내준다. 옆의 노란 소스는 마요네즈처럼 생겨 맛이 순할 것처럼 보이지만 겨자 맛이 강하다. 너무 많이 뿌리면 코가 매워 음식 맛을 못 느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xo소스 가리비찜'이다. 앞의 XO는 홍콩에서 만든 소스의 상품명이다. 워낙 유명해 요즘은 미원처럼 보통명사화 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보보식당에 왔다면 가리비찜은 제발 꼭 먹어보길 바란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눈이 번쩍 띄어지는 맛이다. 이걸 먹어보면 보보식당이 보통이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워낙 인기라 저녁에는 족족 품절되는 메뉴다. 그래서 이걸 먹고 싶으면 점심에 오는 게 좋다.





'깐풍 아귀'다. 이름이 괴이하여 아귀 몸에 깐풍소스를 올린 무섭게 생긴 음식이 나오는 게 아닌가 긴장했는데 실제 나온 음식은 귀엽게 생겼다. 아귀살을 모두 발라내어 큰 볼을 만들고 밀가루 반죽으로 둘러싸고 깐풍 소스를 입힌 후 튀긴 걸로 보인다. 겉바속촉이다. 소스의 향이 고기까지 베어 들어 있다. 아귀가 이렇게 맛있는 생선인지 몰랐다.





'버터 탕수육'이다. 보보식당의 시그니쳐 음식 중 하나다. 탕수육에 뭔 버터냐고 괴식 취급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맛은 놀랍다. 우선 탕수육이 따듯할 때 잽싸게 버터를 녹여 탕수육과 섞는다. 그다음 탕수육을 파와 같이 먹는다. 파 향과 탕수육의 고소함이 엄청나게 잘 어울린다. 나는 이 메뉴를 다른 중식당이 왜 따라 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이 식당과 같은 고급스러운 맛을 내는 것은 어려울지라도, 우선 비슷하게 따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웬만큼 탕수육을 하는 집이면, 거기에 버터만 섞고 파만 추가하면 놀라운 맛이 되는데 말이다. 뭔 사정이 있나 보다. 탕수육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린 돼지고기를 선택했다.






'동파육 with 번'이다. 동파육을 옆의 꽃빵처럼 생긴 것으로 싸서 먹는다. 동파육 반 정도는 그냥 먹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동파육의 부드러운 맛을 그냥 느껴볼 수 있다.






'암연소혼반(홍콩식 차슈덮밥)' 이다. 후식 겸 식사로 시켰는데... 이건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위 음식을 다 먹었더니 배가 불러 더 들어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억지로 다 먹긴 했지만 내가 사람인지 돼지인지 현타가 왔다. 위 차슈는 동파육과 비슷한 향과 맛이었지만 찐 고기가 아니라 구운 고기 맛이 난다. 밥양도 충분해서 그냥 점심으로 이것만 먹어도 배는 부를 것 같았다. 이걸 후식으로 먹을 생각을 했다는 것은 바보 같았다. 일행도 후식으로 고기 짬뽕을 시켰는데 다 먹지 못했다.


이 식당 메뉴에는 거를 게 없다. 샐러드부터 메인 메뉴까지 하나하나 독특한 매력이 있다. 요즘은 점심 정식도 파는 모양인데 가능하면 단품을 여러 개 먹어보길 바란다. 시그니쳐 메뉴는 모두 단품 메뉴에 있기 때문이다.

이 식당은 역설적이게도 가성비가 대단하다. 위 모든 음식은 평소에 식탐이 있는 성인 남성 넷이 배불리 먹고도 남는 양이다. 그럼에도 30만 원이 나오지 않았다. 저 정도로 고급스럽고 독특한 음식을 이름난 호텔 중식당에서 먹었다면 일인 분에 30만 원이 나왔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식당은 최대한 빨리 가 봐야 하는 곳이다. 특히 이성과 같이 가보길 권한다. 데이트하기에 분위기가 괜찮다.


자세한 위치는 여기 https://naver.me/5hEsSMXI





이 링크는 맛알못의 폭식여행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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