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던파’, 앱스토어 보름 넘게 1위…국산 게임 ‘MMO 독주’ 깨지나steemCreated with Sketch.

in hive-196917 •  3 years ago 

‘던파모바일’ 양대 앱마켓 1위 올라
‘오딘’ 이후 처음으로 ‘리니지’ 독주 제쳐
격투 게임 특유 ‘손맛’ 살린 게 인기 요인
“‘탈 MMORPG’ 신호탄 될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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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플 신작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넥슨 제공

넥슨 계열사 네오플의 신작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던파 모바일)이 국내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보름 넘게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딘’(카카오게임즈) 이후 오랜만에 ‘리니지’(엔씨소프트) 시리즈의 독주를 막은 작품이다.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아닌 격투·액션 게임이 매출 1위를 차지한 건 드문 일이어서, 던파 흥행이 모바일게임 시장 ‘장르 다양화’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10일 앱 시장 조사 업체인 모바일인덱스의 통계를 보면, 던파 모바일은 지난달 24일 출시 이후 25일부터 이 달 9일까지 16일 연속 애플 앱스토어의 일간 매출 순위 1위를 지켰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지난 2·3일 차트 최상단에 오른 뒤 2∼3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신규 다운로드 횟수 역시 지난달 24∼31일 기록(86만회)만으로 이 달 전체 국내 앱 중 1위를 차지했다. 수익성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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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전체 앱 중 구글·애플 앱마켓 다운로드 횟수 1위에 오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모바일인덱스 제공

던파 모바일의 등장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차트는 리니지·오딘·던파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2017년 엔씨소프트 ‘리니지M’, 2019년 ‘리니지2M’이 출시된 이후 이들 게임은 국내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 1·2위 자리를 거의 독식해왔다. 2020년 한때 넥슨의 ‘바람의나라:연’ 등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잠시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6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지난해 11월 엔씨의 ‘리니지W’가 발매된 뒤엔 ‘리니지 형제들’과 오딘이 선두권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구도였다. 오딘 이후 리니지 시리즈를 제치고 국내 양대마켓 동시 1위에 오른 게임은 던파 모바일이 처음이다.

이 게임은 2005년 출시된 피시게임 던전앤파이터(던파)를 원작으로 한다. ‘벨트스크롤 액션’ 장르인 던파는 캐릭터가 2차원 평면 공간에서 상하좌우와 점프로만 돌아다녀 최신 게임들에 비하면 움직임이 단조로운 편이다. 하지만 적들을 때릴 때의 ‘타격감’과 호쾌한 액션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 등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원조 던파의 이런 재미 요소들을 되살린 점이 던파 모바일의 인기 이유로 평가된다. 캐릭터 이동 방향은 ‘오락실 게임’처럼 단조롭지만, 게이머 실력과 기술 조합에 따라 화려한 콤보(연속기)를 만들어내던 원작의 특징을 모바일에 잘 구현했다는 것이다. 원작의 줄거리 뼈대와 배경음악 등을 되살린 것도 ‘올드 게이머’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한겨레>에 “던파 모바일은 원작의 브랜드파워 외에도, ‘오토’(자동 전투) 시스템을 버리고 과금 요소를 줄이는 등 기존 모바일 게임들과 차별화된 인기 요인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오랜만에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이외 장르의 게임이 매출순위 선두에 오른 것에 주목한다. 2010년대 게임업계의 매출 중심이 피시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뒤로 대다수 국내 게임사는 리니지와 같은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이 장르는 확률형 아이템 등 유료 상품을 붙이기가 쉬워, 개발에 들인 비용·시간에 비해 매출을 뽑아내기 유리했다. 하지만 신작들이 소위 ‘리니지류’ 일색이 되면서 장르 다양화를 요구하는 게임 팬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해 초부터는 이 유형 게임들의 과도한 현질(현금 결제) 유도에 대한 반발이 ‘쓰리엔’(3N·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번지기도 했다.

올해는 던파 모바일을 필두로 업계 전반에 ‘탈 엠엠오’ 움직임이 뚜렷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김택진 대표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직접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뿐 아니라 액션 배틀로열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며 새 장르 진출을 선언했다. 넥슨 역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드리프트’와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 등을 개발 중이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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