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진화, 소비의 가치. PART 1: CASE STUDY - BTS

in ko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choigww입니다.

소비자가 상품을 즐기는 방식은 오늘날의 SNS 환경과 맞물리면서 매우 역동적이고 생산적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쪽의 상품이 그러하죠.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말하고, 그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그것을 넘어 그 제품의 성공을 위한 실질적인 비즈니스 액션을 수행하기까지 하죠. 열정적인 소비자가 기업과 제품의 성공에 기여하는 사례를 방탄소년단과 그 팬덤을 통해 살펴보고, 그들의 기여가 정당하게 분배되는 어떤 그림을 그려보는 글을 써 봤습니다. 정확히는 아직 쓰는 중이네요. 분량이 생각보다 많아져서 아래와 같이 1, 2회로 나누어 올리고자 합니다.

  1. CASE STUDY : 방탄소년단(BTS)
  2. 소비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세계

1. CASE STUDY : 방탄소년단(BTS)

기획사가 아닌 팬덤 주도(fandom-driven)로 탄생한 역대 최고의 K-POP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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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group BTS during the 2017 American Music Awards. (Photo by Rich Fury/AMA2017/Getty Images Portrait)

방탄소년단.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리고 가장 성공한 K-POP 아이돌. 그들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2016년도 기준 SM 엔터테인먼트 매출 1/10 수준의 중소 기획사다. 그런 만큼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K-POP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대표적인 '언더독의 반란'으로 손꼽힌다. 작년 11월 미국의 유명 토크쇼 프로그램 "Ellen DeGeneres Show"에서 BTS를 소개한 문구들로 그들에 대한 자잘한 설명을 대신한다.

  • OVER 5 MILLION ALBUMS SOLD (5백만 이상의 앨범 판매량)
  • 10.3 MILLION TWITTER FOLLOWERS (1030만 트위터 팔로워)
  • OVER 2.1 BILLION YOUTUBE VIEWS (유튜브 조회수 21억 이상)
  • #1 IN OVER 73 COUNTRIES (73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
  • <TIME 2017> TOP 25 MOST INFLUENCIAL PEOPLE ON THE INTERNET
    (2017 타임지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선정)
  • DRIVEN BY THE BTS A.R.M.Y (BTS 팬클럽 A.R.M.Y가 업어키웠다! *의역입니다.)

분석으로 사실 몇십 페이지든 나올 수 있는 사례다. 그러나 분량을 위해서(=지식이 짧아서) 매우 간략하게,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몇 가지를 방시혁의 실제 발언과 함께 다뤄 보고자 한다.

진짜 아이돌의 자격

BTS 데뷔 전 작성된 기획서의 한 문구.

"지금 세대 젊은이들이 원하는 영웅은 과연 무엇일까. 위에서 교조적으로 설파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 말을 안 해도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영웅이 필요한 것 같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시혁 PD의 말.

"가짜 우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손이 안 닿는 곳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는 BTS를 만들려 했다."

방탄소년단은 1020세대에게 "친구같은 아이돌(우상, 영웅)"이라는 컨셉을 통해 전 세계 1020 젊은 소비자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들의 동시대성은 단순히 기획 컨셉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인위적인 마케팅보다는 방탄소년단이 직접 SNS를 운영하는 것으로 마케팅/홍보를 대신했는데, 돈이 안 들기도 했거니와 컨셉에도 유효한 방법이었다. 소속사의 융단폭격같은 전방위 지원 없이, 맨땅에 부딪히는 모습이 팬과 심리적 간극을 좁히는 데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맨땅에 헤딩식 SNS 홍보 덕에 친구같은 아이돌, 진짜 아이돌이 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도 충분한 설명은 아닌 듯 하다. 긴 무명 시절 동안, 치열하게 삶의 여러 부분을 고민하면서 조금씩 꿈을 실현해 나가는 그들의 삶을 가감없이 드러냄으로써 방탄소년단은 "진짜 우상"이 되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른 아이돌이 "네 꿈이 이뤄진 모습이 바로 나"만을 외칠 때, 방탄소년단은 "꿈에 도전해 나가는 네 모습이 바로 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다. 우리가 김연아에 열광했던 바로 그 이유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돈은 적게 들지만 시간이 필요한 전략. 그러나 조금 더 예의를 갖춰 말하자면, 방시혁 PD가 외부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플랜을 관철했으며, 방탄소년단은 모든 고통을 감내할 만큼의 열정과 실력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전략. 필자는 난생 처음으로 '젊은 전략'이라는 이상한 단어를 떠올렸다. 그 대담성이랄까, 무모함이랄까. 방시혁 PD가 창작을 업으로 하는 작곡가 출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엔터테인먼트는 환상을 파는 장사다. 방탄소년단이 파는 환상은 꽤 살 만 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것도 이상한 표현이지만 꽤나 건강한 종류의 환상이 아닐까 한다.

스토리텔링형 아이돌

"일부러 즐겁고 행복한 음악보다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겪는 가혹한 현실과 그에 대한 고민을 노래하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처음에 멤버들한테 곡, 가사를 써오라고 하니까 과시하는 내용만 써오더라. 다 '빠꾸' 시켰다. 무조건 너희들의 이야기를 쓰라고 했다."

그룹명의 의미는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겪고 편견과 억압을 받는 우리 세대의 가치를 지킨다". 1020세대인 멤버들이 제작에 참여하는 노래의 소재는 학교폭력과 입시부터 정치사회 분야까지 아우른다. 국가를 넘어서 동시대 청춘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성이 깃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컨텐츠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파고들 수 있는" 이야기 컨텐츠로 묶어내는 방시혁 PD의 재량이 빛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언더독 방탄소년단이 작은 목표부터 이루어가면서 미국 주류 음악시장에 당당하게 입성하기까지의 과정은 훌륭한 모험담이며 성장담이기도 하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나만큼 찌질하고" "나만큼 가진 것이 없지만" 매우 특별한 재능을 지닌 마치 해리포터 같은 주인공들이, 하루하루 재미있는 이야기를 바로 내가 사는 세계에서 쓰고 이뤄나가는 것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1020 세대, 특히나 언더독 시절부터 방탄소년단을 응원해 온 팬층이 방탄소년단의 성공과 관련하여 다양하고 특별한 경험을 하는 이유다. 누군가는 마치 자기 자신이 이룬 것처럼 느낄 것이다. 누군가는 자기 자신이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누군가는 그들의 성공으로 자신의 가치관이 증명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음악뿐 아니라, 그들의 가수, 도전자, 인간으로서의 삶을 이야기로 소비하고 SNS와 영상으로 그러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특수한 종류의 소비자가 된다.

영웅의 모험, 역경, 귀환과 성장을 기록한 모든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전형성을 구조화 어떤 "이야기의 틀"을 Hero's Journey라고 부른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웅"의 이미지를 경험으로 전달해 준다. 영화, 소설에서 매우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유다. 한 인간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고, 마침내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주는 상승감, 고양감, 성취감 같은 것들. 눈치챘겠지만 방탄소년단의 성공담 또한 훌륭한 Hero's Journey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자기 자신을 방탄소년단의 여정을 무대 밖 객석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무대 위에서 그 여정을 함께 하는 등장인물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A.R.M.Y the unsung hero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A.R.M.Y)는 그야말로 전세계에 있다. 구글에 'bts army fansite'를 쳐 보면 확인할 수 있듯, 아미들은 언어별, 국가별로 팬사이트 또는 SNS 계정들에 분산되어 있다. 팬클럽에 소속되지 않고 SNS나 유튜브 상에서 특정 계정, 특정 채널을 거점으로 삼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글로벌 아미 네트워크는 자생적으로 이루어졌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2014년부터 매년 "글로벌 공식 팬클럽"에 대한 연간 멤버십을 유료로 판매해 왔으나,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결집시키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공식 팬클럽" 을 만들어, 매년 1회씩 공식 팬클럽 연간 멤버쉽 모집을 2014년부터 총 4회째 진행해 오고 있음
    • 공식 팬클럽 연간 멤버쉽의 가격은 25,000원이며 멤버십 키트, 한정판 굿즈 구매 기회, 공식 팬클럽 한정 방탄소년단 스트리밍 진행 등 10여종의 온/오프라인 특전 제공. 수익보다는 리텐션 및 고객 정보 확보 목적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임.
      • 2017년 모집에서 공식 팬클럽 아이디와 공식 쇼핑몰 아이디(누적 구매금액에 따라 등급 부여)를 함께 요구 -> 분산된 고객 정보를 통합하고자 하는 움직임
    • 공식 팬클럽 멤버쉽 가입을 위해 방탄소년단 공식 다음 카페와 인터파크의 회원 가입을 요구하며, 한국에 살지 않으면 누리지 못하는 혜택도 존재하여 글로벌 팬에게 매력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됨
      • 아마 국내용으로 설계한 멤버십 기획을 변경 없이 그대로 확장만 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미는 이전 그 어떤 팬덤보다도 그 규모와 행동력에 있어서 압도적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2017년 빌보드 Top Social Artist상을 받고, 미국 공중파에 출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거주 또는 영어권 아미의 "집단 영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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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미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을 "프로모팅"하기 위해, 17년 8월부터 11월까지 주(state) 단위 트위터 계정 50개를 중심으로 라디오 방송국에 방탄소년단의 곡을 집단적으로 신청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SNS를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아미가 집결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라디오 방송국에 대한 집단적인 선곡 요청은 글로벌 아미의 프로젝트로, 작년 3월 유럽 각국의 아미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 외에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팬베이스는 독립적으로 크고 작은 캠페인/ 프로젝트를 벌여 오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아이돌에 빠진 순진한 소녀들이 으쌰으쌰하여 이루어냈다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성공적으로 실행된, "훌륭한 프로젝트"다. 작게는 수천에서 크게는 수십만 규모의 팬 커뮤니티 다수가 목표를 위해 지역 단위 프로젝트 유닛으로 재편성해서 움직였다. 이만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명확한 체계와 리더도 없이 실행됐다. 동일업종에 속하는 수십 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업한다고 생각해 보라.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것을 해냈다. 이들이 바로 빌보드 Top Social Artist의 왕좌에서 터줏대감 저스틴 비버를 끌어내린 장본인이라는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군소 개체들이 독립적인 특성과 행동을 보이면서도, 서로 느슨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개체들은 다수 의견에 대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액션을 실행하고, 평소에는 자율적/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네트워크. 하나의 열정을 공유하면서도 따로, 또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네트워크가 바로 글로벌 아미의 정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생각해 보자. 글로벌 팬베이스가 처음부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주도되고 "관리하기 좋게" 하나의 대규모 웹사이트에서 활동했다면, 이 모든 것은 가능했을까? 빅히트가 이러한 자율적이며 분산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돈을 썼어야 했을까?

모두의 축제, 그리고 각자의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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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_EXO(붉은 색)와 BTS(파란 색) 간 구글 트렌드 비교. 2016년은 방탄소년단이 앨범 Wings로 EXO의 앨범 판매량을 처음으로 뛰어넘은 한 해였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 당시 글로벌 K-POP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던 EXO(SM 엔터테인먼트)를 추격, 2016년 이후 구글 트렌드에서 앞섰다. 그리고 2017년부터 폭발적으로 그 격차를 벌려 나간다. 방탄소년단의 2017년은 특히나 극적이었다. 빌보드 Top Social Artist 상을 받고 DJ 스티브 아오키와 공동작업으로 세계 아이튠즈 차트를 휩쓸은 직후 주요 토크쇼 출연을 통한 미국 공중파 데뷔까지 해냈기 때문. 현재 방탄소년단은 K-POP이라는 카테고리가 좁게 느껴질 정도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아티스트가 되었다.

3월 22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0% 상승한 245억으로, 창사 이래 최고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올 하반기 상장 예비 심사 청구, 내년 초 증시 입성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투자사의 자금회수 시점이 다가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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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 www.thebell.co.kr

재무적 투자자(FI)로서 방탄소년단 탄생에 기여한 SV 인베스트먼트. 해당 투자를 주도한 김중동 SV인베스트 상무는 2018 한국 벤처캐피탈 대상 시상식에서 문화컨텐츠부문 최우수심사역을 수상. 김중동 상무와 인터뷰를 진행한 중앙일보 기사에서 밝힌 40억 투자의 결실은 800억원대로 추산된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이기도 한 LB인베스트먼트와 중국 레전드홀딩스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각각 55억원, 70억원을 투자했고, 합당한 보상을 얻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세계의 아미, 특히 미국 지역의 아미는 어떤 특별한 보상을 받았을까?

지난 1월, 캐나다의 유명 라디오 'Hits 93 Toronto'는 1시간 동안 오로지 K-POP 음악만 내보내는 K-POP Hour를 진행하려고 했다. 여기에는 당연히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함께, 다른 유명 K-POP 그룹의 노래들이 포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미들의 거센 항의로 결국 해당 계획을 취소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 미국/ 북미 지역 메이저 라디오 방송은 아미가 개척한 것
  • 다른 K-POP 그룹들이 자신들의 업적에 무임승차하는 것을 반대한다

아래는 한 아미가 실제로 남긴 트위터 문구다.
The K-Pop community will NOT get a free ride for our hardwork

아미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다지 없었다. 그들이 자신의 업적과 관련하여 주장할 수 있었던 건, 자신들의 업적 덕분에 K-POP 전체가 상승 효과를 얻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 뿐이었다. 그들의 행동이 이기적이라는 여론이 많다. 그러나 그들이 해낸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아무런 보상도 주어지지 않았는지를 안다면 비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nothing


투자자와 기업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샴페인을 터트리는 수확의 계절, 2018년의 봄.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미국 시장에서 증명하고, 더 커다란 무대를 마련해주기 위하여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미국 아미들은 원인 모를 혼란스러움을 겪고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해낸 일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에서 오는 기쁨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보상을 받을 가치가 있었음을, 사실은 알고 있지 않을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도, 그리고 아미 자신도.

어떤 상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사실 어떤 아이돌 기획사더라도 똑같은 이야기를 조금 덜 호들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팬덤의 대단함, 그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얼마나 기업에 긍정적인 가치를 발생시키는지에 대해서. 방탄소년단을 굳이 골랐던 것은 개척자에 대한 존중심이라고 할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개척자는 기업과 가수 뿐 아니라 팬덤까지 포함된다. 한 번은, 이들을 위한 앱은 없을까 생각을 해 본 일이 있었다.

  • "자신의 시간과 심지어 돈까지 방탄소년단을 위해 사용하는 열성적인 팬들은 사실 전체에 비하면 소수일텐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게임 회사처럼 유저의 행동이 모두 찍힌다면 더 좋은 사업을 할 수도 있을 텐데"
  • "파악한다 해도 콘서트 예매나 굿즈 구매 정도일 텐데. 구매는 많이 못 하지만 소셜 액티비티 쪽으로 엄청난 팬들도 당연히 있지 않을까?"
  • "이런 일련의 방탄소년단에게 (금전적으로) 의미가 있는, 구매를 포함한 모든 행위를 트랙킹해서 한데 모을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트래킹해서 뭔가 랭킹... 아니다. 랭킹은 됐고. 뭔가 여성여성하게 기여도에 따라 핑크빛 매화나무?가 자라고 점점 진해지고 커진다거나... 레벨제를 도입해서 달성할 때마다 뭔가 티셔츠라거나 한정 굿즈를 준다거나..."

정도에서 생각을 멈췄다. 다양한 액티비티를 누가 어떻게 인증해줄 것인가? 가 결국 핵심적인 문제였다. 왜냐하면, 이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팬이 아니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것을 위해 여러가지로 팬들에게 쓰라고 꼬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증이 불가능하면, 이 앱은 소용 없어진다.

반대로, 신뢰 가능한 정보가 보장되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도입한다면, 심지어 왕성한 팬에게는 그에 합당한 보상을 줄 수도 있겠다. 한 발 더 나가보자. 방탄소년단이 무명이었을 때와, 지금처럼 유명해졌을 때. 두 시점에서 각각 방탄소년단에 대한 포스팅을 한다면, 그 효과는 같을까? 다를 것이다. 보상이 존재해야 한다면 그 두 경우에 대한 보상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아주 작은 양이라 하더라도, 지분을 떼어 주는 것은? 못할 것 없다. 기업이 굴리는 주판이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이제 두 번째 포스팅의 제목, 2. 소비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세계의 의미가 조금 감이 잡힐 것이다. 어떤 행위의 대가 또는 어떤 소비의 대가로 화폐 또는 자산을 받는다. 기업 조직의 구성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차원으로 이야기를 더 확장시켜서 자세하게 들여다 보고자 한다. 그럼 20000!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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