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어제의 이론은 더 이상 오늘을 설명할 수 없고, 오늘의 이론 역시 언제까지 유효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수천년간 진화해온 철학이 그랬고, 심리학, 사회학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숫자 하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물리학 등 자연과학도 예외가 아니다.
리더십 이론도 진화가 계속되었다. 구 이론이 신 이론에 의해 밀려나는 것은 이론의 결함 보다는 현상의 변화와 달라진 시대요구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특성이론과 같은 과거의 리더십 이론이 완전히 폐기되는 것은 아니고, 새로운 이론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리더십 연구는 발전해왔다. 실제로 리더 특성이론은 최근 각광받는 변혁적 리더십와 근본 궤를 같이 한다. 서번트 리더십, 거래적 리더십 등 많은 리더십 이론들은 새로운 연구결과가 추가되는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 또는 우리 조직에는 어떠한 리더십이 필요한 지 묻는다면, 답은 모든 리더십이다.
리더의 임무와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리더가 취할 수 있는 그리고 취해야하는 전략과 포지션이 달라진다. 코치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면 코칭 리더십을, 보조하고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면 서번트 리더십을, 변화의 주재를 맡아야 한다면 변혁적 리더십을 끌어올려야 한다. 물론 상황이 달라진다면 다른 리더십 유형이 필요하게 된다. 한마디로 정해진 답이 없다.
그렇다면 각종 리더십 유형을 하나로 묶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지금 리더와 팔로어가 처한 상황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인지는 누가 판단하는가. 또 리더마다 성격과 재능이 모두 다른데 특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해서, 모든 리더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종합 리더십이라고 해서 지금까지 모든 리더십을 하나로 묶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목표와 작동원리가 서로 다른 리더십을 묶기 위해서는 어떤 리더십 이론이든지 하나로 통하는 근본 철학체계의 통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로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진 리더들이 자신이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리더십을 구사할 수 있도록, 그리고 가장 상황에 적합한 리더십을 찾아낼 수 있도록 작동하는 공통 플랫폼이 존재해야 한다.
나는 그러한 종합 리더십의 플랫폼을 동양의 생명철학 체계로 설명하고자 한다.
동양철학은 우주와 인간을 포함한 천지만물을 하나의 몸으로 보는 유기체적 사고가 특징적이다. 특히 왕수인의 양명학에서는 인간의 마음속에 양지(良知, 알아차림, 양심, 본래마음, 바탕마음)가 있어서 다른 인간, 동식물 등 일체 자연과 공감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인간의 양지를 중심으로 모든 사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동양철학적 생명은 인간과 동식물 뿐만 아니라, 자연현상, 가족, 사회, 국가 등 생겨나서 소멸되는 모든 생멸자임을 이미 설명하였다. 그리고 생명은 음양대대성, 자기조직성, 자기증식성, 유기적 상보성, 자기모순성, 계층성의 생명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생명성은 생명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살아있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 살아서 성장하는 것은 생명의 본성이자 가장 큰 즐거움이 된다.
조직은 조직구성원도 생명이지만 조직 그 자체도 생명이다. 생명은 살아서 성장하려는 생명본성을 갖고 있으므로, 끊임없이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리더로서 가장 큰 임무가 된다. 다만, 개체생명 하나의 성장은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개체생명과의 조화를 통해야 하는 유기적 상보성이 작동하므로 개체생명과 개체생명의 가치충돌이 발생할 때는 상위 생명으로 미루어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하는지 판단해야 할 수도 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생명 즉 다른 구성원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 것은 코칭 리더십에서 말하는 코치로서의 리더, 서번트 리더십에서 말하는 서번트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 생명의 자기모순성을 해결하고, 자기조직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생명을 가꾸어 가는 것은 변혁적 리더십의 변화 주재자와 다르지 않다. 그리고 우리 몸이 구석구석 감각을 작동시키면서 전체 생명의 안위를 살피듯, 조직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은 때와 장소에 따라 스스로가 리더라고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 이것은 셀프 리더십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명관점에서는 나와 너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공생을 지향한다. 따라서 공생의 관점에서 리더십은 공생 리더십이다. 공생 리더십은 서로 다른 리더십 이론을 하나의 이론처럼 부드럽게 융합한다. 즉, 진정한 관점에서의 종합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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